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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가 된 K-웹툰 세계인이 K-웹툰을 읽고 자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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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8198만 달러, 2022년 1억 763만 달러, 2023년 1억 8638만 달러. K-웹툰이 매년 수출액 신기록을 쓰며 전 세계를 점령 중이다.
K-웹툰의 경쟁력은 역설적이지만 ‘K가 없어도 된다’는 것에 있다. 몇몇 개별 콘텐츠의 성공이 아니라 K-웹툰이 하나의 시스템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미국 네이버웹툰에서 연재된 레이체 스마이스의 ‘로어 올림푸스’라는 웹툰이 있다. 2023년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3대 만화 상인 하비·윌 아이스너·링고 어워즈를 모두 석권한 작품이다. 2021년 단행본으로도 발간된 후 ‘뉴욕타임스’ 그래픽북과 만화 부문 월간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고 ‘공상과학(SF)계의 노벨상’ 격인 휴고상 후보에까지 올랐다.
로어 올림푸스 역시 K-웹툰이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웹툰은 작가의 국적이나 흥행 지역에 따라 작품의 국적이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플랫폼의 국적에 따라 결정되는데, 이 작품은 미국 작가가 제작해 미국에서 흥행했지만 한국 플랫폼에 올라가 있기 때문이다.



K-웹툰으로 디지털 만화 시장 장악!
1990년대를 떠올려보자. 만화광들에게 1990년대는 ‘아이큐 점프’와 ‘소년 챔프’의 시대였다. 그런데 대표적 국내 만화 잡지들의 뒷면은 언제나 일본 만화 작품들이 장식했다. ‘드래곤볼’, ‘슬램덩크’, ‘유유백서’를 앞세운 일본 만화 작품들이 한국 만화 잡지의 권말부록으로 실렸고 독자들은 잡지를 사자마자 뒷장부터 펼쳤다.
이때 전 세계적으로 만화라는 장르는 일본 만화, 즉 망가(まんが)라는 단어로 대체 가능할 정도였다. 마블의 아이언맨, DC의 배트맨으로 대표되는 미국의 그래픽 노블 장르와 일본의 망가는 전 세계 대중문화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했다.
지금은 한 장 한 장 페이지를 넘겨보는 종이 만화보다 마우스 휠로 슥슥 내려가며 읽는 디지털 만화가 더 익숙하다. 디지털 만화를 이끄는 것은 K-웹툰이다. 그 이유를 살펴보자.
K-웹툰은 디지털 만화 시스템 그 자체가 됐다. 단순히 콘텐츠를 수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생태계를 구축했다. 웹툰 플랫폼들은 아마추어를 위한 창작 공간을 제공하고 이들 작품에 투자하면서 현지 창작자들을 플랫폼으로 끌어들였다. ‘테라포밍’이라는 단어가 있다. SF 장르에서 주로 쓰이는 이 단어는 다른 행성을 지구처럼 변화시켜 인간이 살 수 있도록 하는 작업을 뜻한다. K-웹툰 시스템은 해외 창작자들을 끌어들여 K-웹툰으로 ‘테라포밍’했다. 견고하게 구축된 기존의 콘텐츠 제작 시스템이 아니라 유연한 K-웹툰 시스템을 통해 누구나 도전할 수 있게 만들었다.
그 결과 네이버웹툰은 서비스 국가를 150개국 이상으로 넓혔고 월간활성이용자수(MAU)가 2024년 1분기를 기준으로 1억 7000만 명에 이르는 콘텐츠 제국으로 거듭났다. 미국 웹툰 플랫폼 시장에서 네이버웹툰의 점유율은 70%로 압도적 1위다. 활발한 지식재산권(IP) 사업을 펼치면서 네이버웹툰을 거쳐 2차 사업화된 작품 수는 900편에 달한다.
K-웹툰의 침투력은 만화 강국 일본에서도 통했다. 카카오의 일본 법인 카카오픽코마가 운영하는 웹툰 플랫폼 ‘픽코마’는 2023년 거래액이 1000억 엔을 돌파했다. 2016년 처음 일본 시장에 진출했을 당시 픽코마는 하루 매출 200엔이란 처참한 성적표를 기록한 적도 있지만 지금은 일본 유료 애플리케이션 매출 1위를 수성 중이다. 간판 작품인 ‘나 혼자만 레벨업’의 제목처럼 픽코마 홀로 레벨업한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추억은 방울방울’, K-웹툰이 만들 미래
웹툰은 콘텐츠를 확장하기에 용이한 장르다. 1세대 웹툰 작가 강풀의 ‘무빙’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디즈니플러스의 오리지널 드라마로 제작돼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로버트 앨런 아이거(밥 아이거) 디즈니 최고경영자(CEO)가 디즈니플러스의 분기 가입자 증가세에 기여한 주요 작품 중 하나로 ‘무빙’을 언급했을 정도다. 꼬마비 작가의 원작을 바탕으로 넷플릭스에서 제작한 ‘살인자ㅇ난감’, 주동근 작가의 ‘지금 우리 학교는’ 등도 웰메이드 드라마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객관적인 성취보다 더 주목할 만한 부분은 만화라는 장르가 가지고 있는 문화적 힘에 있다. 어린시절을 떠올려보면 조건 없는 애정으로 포장되는 추억은 힘이 세다. 노래 한 소절만 듣고도 디즈니의 ‘라이온 킹’을 떠올리고 양 손바닥을 모아 앞으로 내밀면 ‘드래곤볼’의 에네르기파를 떠올리게 되는 것처럼 만화는 어린시절의 추억을 만든다.
그 추억의 자리를 이제 한국의 만화 작품들이 빈틈없이 채워나가고 있다.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K-웹툰을 즐기며 성장한 세대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언어도 문화도 다른 이들이 하나의 웹툰을 공통된 추억으로 가질 수 있게 된 것이다. 미국이나 일본 등지에서 IP를 수혈받아 소비해온 한국이 이제는 IP를 세계에 공급하는 공여국이 됐다. 그런 점에서 K-웹툰이 뿌려둔 씨앗이 지금의 세대 안에서 어떤 모습으로 발아할지 기다리는 일도 각별한 즐거움을 줄 것이다.

홍성윤 매일경제 기자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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