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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에서 픽업하고 숙소까지 짐 배송해주고 탐라자율차 타보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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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국제공항 국내선 청사 3층 문을 나서자마자 후끈한 바람이 불었다. 택시, 버스, 승용차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그때 한 승합차가 속도를 늦추며 정차하자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승합차에는 ‘탐라자율차’라는 글자가 적혀 있다. “탐라자율차가 뭐야?”, “자율주행차인가?” 관광객들이 관심을 보이며 대화를 나누는 모습도 보인다.
탐라자율차는 국토교통부의 ‘자율주행 모빌리티서비스 시범사업’의 일환으로 2022년 11월부터 제주에서 운행하는 자율주행차다. 자율주행 시범사업은 스타트업·중소기업이 창의적으로 마련한 자율주행 기술 기반의 모빌리티를 발전시킬 수 있도록 국토부가 자율차 제작과 서비스 운영비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에 따라 탐라자율차를 운영하는 스타트업 라이드플럭스가 2023년 12월까지 제주를 찾는 관광객과 지역 주민에게 무상으로 자율주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탐라자율차 서비스는 세 가지다. 하나는 제주국제공항에서 시작해 공항 북쪽 해안도로와 관광지를 지나 다시 공항으로 돌아오는 ‘제주공항 인근 해안도로 순환형 서비스’다. 승합차 두 대가 운행 중이다. 중문관광단지를 순회하는 ‘중문관광단지 구역형 라스트마일 서비스’는 승용차 한대로 운행된다. 이 두 서비스는 모두 실시간 호출을 받아 승객을 태우는데 탑승에 큰 어려움은 없다. 이를테면 제주 여행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 항공 탑승 시간이 남았는데 좀 더 관광을 즐기고 싶다면 공항에서 짐을 부치고 탐라자율차를 호출하면 된다. 이호테우해변이나 무지개해안도로 같은 관광지에서 내려 사진을 찍으며 즐기다가 다시 탐라자율차를 호출해 공항으로 돌아올 수 있다.
중문관광단지 라스트마일 서비스는 이보다 한발 더 나아가 원하는 곳에서 하차할 수 있다. 탑승지로부터 2㎞ 내의 곳이라면 어디든 자율주행차가 목적지까지 데려다준다. 중문관광단지 숙소에 짐을 풀고 탐라자율차를 호출해 식사를 할 음식점 앞에서 하차할 수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2023년 5월부터 운영한 ‘제주공항↔중문관광단지 짐배송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공항에서부터 중문관광단지 내 주요 숙소까지 자율주행차가 짐을 배송해주는 서비스다.



안전하고 안정적인 운행에 안심
기자가 직접 탐라자율차를 호출해봤다. 탐라자율차 누리집(reservation.rideflux.com/tamra)에서 쉽게 호출이 가능하다. 출발지와 도착지를 선택한 후 이용 인원과 전화번호를 입력하면 된다. 처음 이용하는 사람은 탑승정보를 입력해야 한다.
우선 공항에서 시작해 한 바퀴 돌아 다시 공항에 도착하는 코스를 설정해봤다. 출발지와 도착지 모두 공항으로 선택하면 된다. 마침 공항으로 향하고 있던 탐라자율차가 호출됐다. 차량의 이동경로는 실시간으로 확인이 가능해 탐라자율차가 공항에 도착할 무렵 건물 밖으로 나가 차를 찾았다. 겉면에 크게 ‘탐라자율차’라고 적혀 있기 때문에 놓칠 염려는 없다.
차에 탑승하자 운전석과 조수석에 앉아 있는 세이프티 드라이버 2명이 인사를 건넸다. 현행법상 자율주행차에는 운전석에 세이프티 드라이버가 반드시 탑승해야 한다. 어린이보호구역 등에서는 자율주행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 구간을 운행하기 위해서라도 드라이버의 역할은 필수적이다. 조수석에 앉은 드라이버는 특이사항이 생길 때마다 데이터를 수집하는 역할을 하면서 승객들에게 자율주행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었다.
차가 출발하고 자율주행이 시작되자 모니터에도 ‘자율주행 on’이라는 알림이 뜬다. 핸들에 손을 얹지 않아도 차는 움직인다. 모니터에 차 주변의 사람·물체와 차선 등이 정확하게 구현된다. 탐라자율차에 부착된 각종 센서와 자율주행 차량이 다닐 도로환경에 대한 정보가 담긴 정밀지도는 자율차량의 현재 상태를 정확히 측정한다. 또 자율차량 주변에서 발생하는 상황을 정확히 인지한다.
공항을 벗어나 대로로 향했을 무렵 갑자기 끼어드는 차량을 인식하자마자 탐라자율차는 속도를 늦췄다. 감속과 가속이 자연스럽게 진행돼 도로 상황을 보지 않으면 그저 편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조수석에서 자율주행 서비스를 설명하던 세이프티 드라이버는 “탐라자율차를 탄 어린아이들이 잠드는 경우를 자주 본다”고 말했다. 그만큼 주행이 안정적이었다.
대로에서 4차선 도로로 경로가 바뀌었다. 해안도로에 가까워지자 갓길에 주차돼 있는 차량을 자주 만날 수 있었다. 탐라자율차는 도로 앞의 상황과 옆 차선, 뒤 차량의 상황을 미리 확인해 ‘판단’을 내렸다. 정하욱 라이드플럭스 부대표는 탐라자율차의 자율주행 기술 수준을 “자율주행이 가능한 지역이면 복잡한 도심 주행 환경에서도 운전자의 개입을 최소화해 운행이 가능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눈이나 비가 와도 주변 상황을 잘 인식하고 신호등이 없는 비보호 교차로에서도 능숙하게 운전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직접 탑승해보니 무엇보다 탐라자율차는 교통규칙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 제한속도, 정지선, 보호구역 등을 정확히 숙지하고 이에 맞게 운행했다. 처음에는 다소 긴장하고 있던 승객들이라도 시간이 지나면 안심하고 자리에 앉아 경치를 즐기게 된다. 정 부대표는 “탐라자율차의 가장 중요한 가치는 안전”이라면서 “누구나 믿고 이용할 수 있는 자율주행을 구현하려면 안전한 자율주행차를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주 북부 무지개해안도로에 이르자 관광객 수가 늘어났다. 많은 승객이 여기에 하차해 사진을 찍고 경치를 구경하다가 다시 자율차를 호출해 공항으로 향한다고 한다.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30분이다. 자율주행차를 경험해보고 싶은 사람이나 공항에 도착했다가 시간이 남아 공항 주변을 탐색해보려는 사람, 렌터카를 빌리지 않고 여행하는 뚜벅이 여행자가 많이 이용한다.
초기에는 탐라자율차가 승용차로 운영됐기 때문에 최대 탑승인원이 2명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10여 명이 넘는 인원도 수용할 수 있는 승합차가 대기하고 있다. 정 부대표는 “대중교통 이용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자율주행 승합차를 새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덕택에 최근에는 가족 단위나 단체 관광객도 더러 서비스를 이용하곤 한다. 서비스 이용 시간은 평일 오전 10시 반부터 오후 6시 반까지로 오후 1시 무렵에 쉬는 시간이 있다.





두 손 가볍게 자율주행차에 맡기는 여행
탐라자율차를 타고 이호테우해변에 들렀다가 무지개해안도로를 거쳐 다시 공항으로 왔다. 해안도로 순환형 서비스를 이용하기 전에 미리 숙소로 짐을 부쳤기 때문에 두 손 가볍게 본격적인 여행을 시작할 참이었다. 자율주행차가 중문관광단지 숙소까지 짐을 배송해주는 짐배송 서비스는 주요 거점에서 목적지까지 관광객의 짐을 옮겨주는 ‘짐캐리’ 서비스에서 미리 예약만 하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탐라자율차 누리집에서 짐배송 서비스를 클릭하면 짐캐리 누리집(zimcarry.net)으로 이동한다. 출발지를 공항으로 설정하고 도착지를 중문관광단지 내 4개 호텔 혹은 중문CC로 입력하면 설정이 완료된다. 아직까지 서비스 이용 범위가 넓지 않은 점은 아쉽지만 자율주행차가 개발 중인 만큼 앞으로는 더 넓은 지역에서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할 수 있다.
짐배송 예약이 끝나면 짐을 맡기고 찾는 과정은 매우 간단하다. 공항 1층의 5번 게이트 근처 수하물보관소에 짐을 맡기고 여행을 떠난 후 각 숙소 짐 보관 장소에서 짐을 찾기만 하면 된다. 단 공항에서는 오후 2시까지, 숙소에서는 오전 11시까지 짐을 맡겨야 당일 짐을 찾을 수 있다. 그 사이 자율주행차는 제주도를 오르내리며 짐을 옮긴다.
탐라자율차를 운영하는 라이드플럭스가 제주에서 자율주행 실증을 하게 된 이유는 제주가 다양한 도로환경을 압축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제주는 기상상황이 빠르게 변하는 곳이다. 혼잡한 도심도로, 고속화도로, 해안도로, 산악도로 등 다양한 도로 환경도 조성돼 있다. 관광객이 많아 자율주행 서비스가 더 빠르게 상용화할 수 있다는 점도 제주가 자율주행 모빌리티 서비스를 선도하는 이유가 된다.
정하욱 부대표는 “탐라자율차 운영을 통해 연간 1500만 명 이상 찾아오는 관광객과 제주도민에게 다양한 자율주행 서비스를 제공해 자율주행에 대한 국민 수용성을 넓히고자 한다”며 “시범사업이 끝난 후에도 서비스 지역과 차량을 지속적으로 확장해 제주 전역에 도시교통 정책과 연계한 자율주행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효정 기자



박스기사
완전자율주행 상용화 위해 한 걸음 더!
국토교통부는 2022년 9월 ‘모빌리티 혁신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운전자가 필요 없는 완전자율주행 시대를 열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2025년까지 완전자율주행 버스·셔틀을, 2027년까지 완전자율주행 승용차를 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2035년 완전자율주행이 대중화되면 도로 혼잡도가 완화돼 이동시간이 줄고 교통사고 사망자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를 위해 다양한 정책이 도입되고 기술적 기반이 마련되고 있다. 대구와 제주에서 진행 중인 자율주행 모빌리티서비스 시범사업은 자율주행 기반의 창의적인 모빌리티 프로젝트 발굴을 촉진하고 국민의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 국토부가 중소기업·스타트업의 자율차 제작과 서비스 운영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대구에는 ‘달구벌자율차’, 제주에는 ‘탐라자율차’가 각각 운행 중이다. 처음에는 여객운송 서비스만 제공했지만 5월부터는 짐배송 서비스로도 확장 운영되고 있다. 탐라자율차는 관광객의 짐을 숙소로 배달하고 달구벌자율차는 원하는 곳으로 생활물류를 이송한다.
6월에는 자율주행차 시범운행지구도 기존 12개 시·도 16개 지구에서 15개 시·도 24개 지구로 대폭 늘어났다. 서울 여의도, 충남 내포, 경남 하동 등 8개 지구가 자율차 시범운행지구로 새로 지정된 것인데 이 지역에서는 앞으로 버스·셔틀 등 대중교통 중심의 자율주행 서비스가 제공될 전망이다. 또 6월 자율주행 차량 간, 차량과 인프라 간 오가는 데이터 형식을 표준화하는 국가표준(KS)도 제정됐다. 자율주행 데이터 형식을 표준화해 통일함으로써 다른 제조사의 차량이나 도로 인프라와 차량위치, 속도, 교통신호 상태 등 다양한 정보를 교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를 통해 차량 단독 자율주행보다 한 발짝 더 나아간 협력형 자율주행을 실현할 수 있을 전망이다.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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