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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모인 역대 대통령 가족 “자유, 통합, 연대, 시대정신 확장에 힘 쏟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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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개방 1주년 특별전 ‘우리 대통령들의 이야기’ 함께 관람
이승만·박정희·김대중 등 대한민국 역대 대통령들의 가족 6인이 7월 29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리고 있는 특별전 ‘우리 대통령들의 이야기-여기 대통령들이 있었다’를 함께 관람하고 ‘자유와 통합, 연대’의 시대정신 확장에 힘을 쏟기로 했다.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초대한 이날 모임에는 ▲조혜자 여사(이승만 전 대통령 며느리) ▲윤상구 ㈜동서코포레이션 대표(윤보선 전 대통령 아들) ▲박지만 EG 대표이사 회장(박정희 전 대통령 아들, 박근혜 전 대통령 동생)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이사장(노태우 전 대통령 아들) ▲김현철 김영삼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김영삼 전 대통령 아들) ▲김홍업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김대중 전 대통령 아들)이 참석했다. 여섯 대통령의 가족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참석자들은 “이런 만남은 우리 정치사에서 처음이다. 자학(自虐)과 부정의 대통령 역사관에서 벗어나 통합과 긍정의 대통령 문화가 퍼지고 이를 다지는 계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우리 대통령들은 자유민주주의, 한미동맹, 산업화와 민주화의 성취를 이뤄 대한민국 기적의 역사를 이끌었다. 이 자리는 자랑스러운 역사가 역대 대통령들의 고뇌와 결단, 헌신과 국민에 대한 사랑으로 만들어졌음을 확인하고 기억하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이어 “역동적인 현대사 속 갈등과 대립을 후대 대통령 가족들이 역사적 화해를 통해 극복하고 새로운 통합과 전진의 대한민국의 미래상을 만들자는 다짐의 만남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6월 1일 청와대 개방 1주년 특별전으로 청와대 본관(세종실, 인왕실)에서 개막한 ‘우리 대통령들의 이야기-여기 대통령들이 있었다’ 전시는 역대 대통령 12명의 삶과 리더십을 보여주는 소품들을 공개,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이날 여섯 대통령의 가족들은 전시장을 둘러보면서 “청와대에서 펼쳐졌던 리더십의 역사들을 상징 소품과 사진을 통해 관람자들을 가르치거나 강요하지 않고 은근하고 친근하게 전달하고 있다. 과거 우리 사회 일각에서 득세했던 자학적인 역사관, 공과의 논쟁에만 치중하거나 약점 찾기 위주의 대통령 역사문화를 새롭고 건강하게 바꾸는 중요한 전환점이 마련됐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관련 소품들과 연관된 기억들과 에피소드들을 소개하며 각자의 소감을 밝혔다.
이승만 전 대통령의 며느리 조혜자 씨는 “아버님이 쓰시던 영문 타자기가 꿈틀대는 듯하다. 감회가 새롭다. 외교 인프라가 부족하던 그 시절 아버님은 직접 외교 문서를 쓰셨고 한미동맹과 관련한 문서를 작성하셨다. 자유민주주의체제 구축과 한미동맹이 우리 대한민국의 발전과 국민 통합의 출발점이었다”고 말했다.
윤보선 전 대통령의 아들 윤상구 대표는 “아버지가 경무대라는 이름을 청와대로 바꾸셨다. 여기 전시실에는 여당도 야당도 없다. 나라 발전의 집념, 국민 사랑과 통합의 대한민국만이 살아서 숨 쉬고 있다”고 밝혔다.
박지만 대표이사 회장은 “젊은 세대에게 아버지 시대의 이야기는 멀어서 어려웠다. 아버지는 군인이 되기 이전에 초등학교 선생님이었고 그림도 잘 그렸다. 상징 소품인 반려견 스케치는 관람객에게 쉽고 친근하게 다가갈 것 같다”며 “아버지의 가난 극복과 조국 근대화는 진정한 국민 통합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누나(박근혜)의 대통령 시절 사진 ‘저도의 추억’은 어머니가 숨진 뒤 쓰신 아버지의 시 제목인데, 어린 시절 가족 모두가 저도에서 보낸 휴가가 기억난다”고 회상했다.
노재헌 이사장은 “아버지는 노래를 잘하셨고 퉁소와 휘파람 솜씨에다 부대마다 노래(부대가)를 작곡하셨다. 멕시코 방문 때 환영식에서 ‘베사메무초’를 부르셨는데 윤석열 대통령의 ‘아메리칸 파이’ 이전에 음악 정상외교를 하셨다는 이야기를 당시 아버지를 모셨던 분들이 말하시곤 한다. 아버지 재임 중 88 서울 올림픽 개최와 북방외교의 집념은 국민 통합의 지평을 뚜렷이 확장하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김현철 이사장은 전시된 김영삼 전 대통령의 상징 소품인 조깅화를 보면서 “새벽 조깅은 아버지에게 국정에 대한 절대 고독과 그리고 담대한 결심을 하는 일종의 집무 의식(儀式)이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금융실명제를 선포한 그날 새벽이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 유훈처럼 강조하신 말씀이 ‘통합과 화합’이셨다. 그것은 민주화 이후, 자유민주주의 성취 이후 우리 정치권에 던지는 주문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김홍업 이사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최규하·전두환·노태우·김영삼 전 대통령 부부를 초청한 청와대 만찬 기념사진을 보면서 “우리 역사에서 드문 사진”이라며 “아버지는 회고록에서 그 일을 ‘나는 국민들에게 통합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 그들과 국정 경험을 나누면서 국난 극복의 지혜를 얻고자 했다’고 밝히셨다”고 전했다.
노재헌·김현철 이사장은 전시가 개막된 직후인 6월 3일과 4일에도 각각 전시장을 찾아 깜짝 도슨트(해설사) 역할을 맡아 화제가 됐다. 도슨트에 나선 김현철 이사장은 “방한한 미국 클린턴 대통령과 청와대 경내에서 조깅을 할 때 아버지의 승부근성이 발동해 두 사람의 조깅 속도가 점점 빨라져 마지막에는 마치 100m 달리기처럼 됐었다”는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6월 4일 도슨트에 나섰던 노재헌 이사장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상징 소품으로 전시된 퉁소를 보고 “아버지가 직접 부시던 오래된 퉁소다. 아버지가 일곱 살 때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음악을 좋아하시던 할아버지가 퉁소를 유품으로 남겨주셨다고 들었다. 어린 시절 외롭고 슬플 때 퉁소와 음악으로 서러움을 씻어내셨다고 한다. 아버지의 이러한 음악적 감성이 ‘보통사람의 시대’를 선언하는 바탕이 됐다”고 설명했다. 노 이사장은 “아버지가 퉁소를 꽤 잘 불었고 노래도 잘했는데 그 DNA가 나한테 온 것 같지는 않다”고 말해 관람객이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김홍업 이사장도 6월 17일 부인 신선련 씨와 함께 전시 현장을 방문해 관람객과 함께 아버지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김 이사장은 과거 청와대에서의 아버지 모습과 전시된 사진 관련 일화들을 시민들에게 직접 설명하기도 했다.

황은순 기자

박스기사

‘우리 대통령들의 이야기-여기 대통령들이 있었다’
역대 대통령들은 고뇌의 순간 어떤 물건을 옆에 뒀을까



청와대 본관에서 열리고 있는 ‘우리 대통령들의 이야기-여기 대통령들이 있었다’ 전시가 6월 1일 개막 이후 7월까지 두 달 동안 관람객 23만여 명이 찾으며 뜨거운 관람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국민 품속으로 돌아간 청와대에서 개방 1주년을 맞아 새로운 형태로 기획한 특별전시다. 대통령의 공과를 다루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소품에 담긴 스토리텔링을 통해 역대 대통령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꾸며졌다. 소품으로는 이승만 전 대통령의 영문타자기, 박정희 전 대통령의 반려견 스케치, 노태우 전 대통령의 퉁소, 김영삼 전 대통령의 조깅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원예가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독서대 등이 전시됐다.
이승만 전 대통령의 영문 타자기는 독립운동 시절부터 그의 가방에 들어 있던 필수품이었다. 78세의 대통령은 직접 타자기를 두들기며 문서를 작성했다.
군인 이전에 초등학교 교사였던 박정희 전 대통령은 드로잉 수첩을 갖고 다녔다. 그는 직접 경부고속도로 계획안을 스케치하기도 했다. 그가 연필로 스케치한 반려견 ‘방울이’가 이번 전시에 나와 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일곱 살 때 여읜 부친의 유품인 퉁소를 수준급으로 연주했으며 김영삼 전 대통령은 청와대 녹지원에서 새벽 조깅을 하며 주요 정책을 결심했다고 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80년 5월 17일 신군부에 체포됐지만 독서와 꽃 가꾸기로 감옥 생활을 견뎠다. 그는 가위로 꽃을 다듬으면서 정치 공간을 새로 설계했다고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1974년 사법시험 준비 시절 개량독서대를 만들어 실용신안 특허를 받았다. 누워서 책을 볼 수 있도록 각도 조절 기능을 갖췄다. 그는 생전에 “대통령을 안 했으면 컨설턴트나 발명가였을 것”이라고 했다.
문체부는 전시와 함께 ‘본관 내부 복원 프로젝트’를 통해 대통령이 국빈을 맞이하고 집무하던 시기의 모습을 구현했다. 전시 기간에는 그동안 카펫 보호를 위해 설치됐던 덮개를 철거했다. 본관 건립 시 설치했던 작품들도 제자리를 찾고 일부는 복원 작업을 거쳐 관람객을 맞고 있다.
중앙계단에 걸린 김식 작가의 ‘금수강산도’는 제작 당시 은을 혼합해 채색했던 금색 부분이 산화해 검게 변한 것을 작가가 직접 복원해 금빛의 원래 모습을 되찾았다.
충무실 전실에서 방탄소년단(BTS)을 맞았던 10폭 병풍인 서예가 이수덕의 ‘아애일일신지대한민국(我愛日日新之大韓民國)’, 국무회의장으로 쓰이던 세종실에 설치된 백금남의 벽화 ‘훈민정음’도 공개됐다.
기자회견장이었던 춘추관 2층 브리핑룸에서는 청와대에서 오랜 시간 사용된 가구와 식기 등 생활소품도 볼 수 있다. 전시 기간에는 관람객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진행되고 있다. 이번 특별전은 8월 28일까지 계속된다.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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