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결혼자금 증여세 공제 확대 자녀장려금 지급 기준도 완화

2023년 세법개정안은 국정과제 이행을 뒷받침하고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데 초점을 맞췄다. 또한 민생경제 회복과 결혼·출산·양육을 지원하는 내용 등을 담아 미래를 대비하고 지속가능한 세제와 재정을 확보하기 위한 내용이 담겼다.
우리 경제는 앞으로 국제 원자재 가격이 안정됨에 따라 경기가 개선되는 흐름은 이어지겠지만 기상여건 등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또한 생산연령인구가 줄어듦에 따라 생기는 다양한 구조적 문제가 심화되고 있어 이를 타계할 만한 방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부는 경제 여건과 구조적 여건으로 발생하는 리스크를 최대한 줄이면서 지속가능한 재정을 유지하고 세입 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2023 세법개정안에 담았다. 이번 개정안의 기본방향은 ▲경제활력 제고 ▲민생경제 회복 ▲미래 대비 ▲납세편의 및 형평 제고 등 크게 네 가지다.



경제활력 제고
경제활력을 뒷받침하기 위해 기업의 투자와 고용, 내수 활성화 등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조치를 담았다. 이를 위해 최근 우리 경제의 미래 먹거리로 떠오른 영상콘텐츠에 대한 투자 세제지원을 대폭 늘리기로 했다. TV프로그램, 영화, 드라마 등 영상콘텐츠 제작비용의 기본 공제율을 최대 30%까지 상향 조정했다. 영상콘텐츠 제작비용에는 배우 출연료, 인건비, 세트제작비 등이 포함된다. 개정안에 따르면 기본 공제율은 대기업 5%, 중견기업 10%, 중소기업 15%까지 늘었다. 국내 파급효과가 큰 영상콘텐츠의 경우 10~15% 포인트(p)를 추가로 공제할 방침이다.
바이오의약품 관련 기술·시설이 국가전력기술·사업화 시설에 포함된다. 따라서 바이오의약품 연구개발(R&D) 비용에 대한 세액공제율이 30~50%로 늘었다. 중소기업은 40~50%, 중견·대기업은 30~40%의 세액공제율이 적용된다.
해외로 진출했다가 국내에 복귀하는 기업에 대한 소득세와 법인세 감면 기간이 7년에서 10년으로 늘어난다. 소득세·법인세 감면 기간은 현행 5년간 100%, 2년간 50%에서 7년간 100%, 3년간 50%로 기간이 증가했다. 또한 많은 해외진출기업이 국내로 복귀할 수 있도록 세제지원 업종 요건도 유연하게 적용하기로 했다.
2023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예고한 가업승계 세제지원 조치도 포함됐다. 가업승계를 원활하게 지원하기 위해 증여세 특례 저율과세 구간을 60억 원에서 300억 원 이하로 늘리고 연부연납 기간을 5년에서 20년으로 대폭 확대했다. 과세율은 10%다. 또한 기업이 산업구조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5년간 가업상속공제 및 가업승계 증여세 과세특례 후 사후관리기간으로 설정하고 이 기간 동안 업종변경 허용범위를 ‘표준산업분류상 대분류 내’로 확대한다.



민생경제 회복
서민과 중산층의 생계비 부담을 줄이고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을 지원해 민생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방안도 담았다. 서민과 중산층의 주택담보대출 이자부담을 줄이기 위해 장기주택저당차입금 이자상환액 소득공제 한도를 현행 300만~1800만 원에서 600만~2000만 원까지 상향 조정했다. 주택가격 기준시가는 5억 원에서 6억 원으로 높아졌다.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 시 소득공제가 되는 납입한도는 연간 240만 원에서 300만 원으로 늘었다. 적용대상은 총급여 7000만 원 이하인 무주택 세대주로 주택청약종합저축 납입액의 40%를 공제받을 수 있다.
전통시장 및 문화비 지출에 대한 신용카드 등 사용금액은 2023년 12월 31일까지 소득공제율을 10%p 높인다. 이 경우 전통시장 공제율은 40%에서 50%로, 문화비는 30%에서 40%로 늘어난다.
기부금 세액공제율도 2023년 12월 31일까지 한시적으로 확대된다. 기부금 3000만 원을 초과한 경우 세액공제율은 30%에서 40%로 상향 조정된다. 개정안에 따르면 1000만 원 이하 기부금은 15%, 1000만~3000만 원 이하 기부금은 30%, 3000만 원 이하 기부금은 40%의 공제율이 적용된다.
10월 1일부터 반려동물 진료비에 대한 부가가치세가 면제된다. 외이염, 결막염, 아토피성 피부염 등 ‘반려동물 다빈도 질병’으로 지정된 100여 개 질병에 대한 진료비는 부가가치세가 면제된다. 다빈도 질병은 ‘동물진료 표준화’ 연구용역을 거쳐 오는 하반기 중 발표할 계획이다.
서민 유류비 부담을 줄이고 에너지 절약을 장려하기 위해 배기량 1000cc 이하 경차에 적용되는 유류세 환급 적용 기간을 2026년까지 3년 연장하기로 했다. 현행 경차 소유자는 휘발유·경유에 대해 리터당 250원을 환급받고 있다. 환급한도는 연 30만 원이다.
현행 20%인 생맥주 주세율은 2026년까지 적용기간을 연장하기로 했다. 서민 주류 가격을 안정시키고 주류업계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한 방침이다.
개인택시용 자동차 부가가치세 환급제도가 2025년부터 도입된다. 개인택시 간이과세자가 구입하는 자동차에 대한 부가가치세 면세제도가 환급제도로 전환된다. 자동차 구입 시 납부한 부가가치세는 사후 환급된다. 택시연료에 대한 개별소비세 등 감면 적용 기간이 2026년까지 연장된다. 개별소비세와 교육세 합계액 중 ㎏당 40원이 감면된 ㎏당 276원이 적용된다. 택시업계의 유류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세액 감면 적용 기한을 늘리기로 한 것이다. 택시기사의 처우 개선을 위해 도입한 신용카드 세액공제 우대 특례 적용기한도 2026년까지 늘어난다.



미래 대비
청년들의 결혼비용에 대한 세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혼인에 따른 증여재산 공제가 신설됐다. 신랑·신부가 혼인신고 전후로 각 2년, 총 4년간 부모나 조부모 등 직계존속으로부터 증여받은 재산의 경우 기본 공제 5000만 원에서 1억 원을 추가로 공제받을 수 있어 총 1억 5000만 원까지 공제혜택을 받을 수 있다. 증여세율은 과세표준 1억 원까지는 10%고 초과분은 20~50%의 누진세율이 적용된다.
자녀장려금 수혜자 요건인 소득상한 금액은 4000만 원 미만에서 7000만 원 미만으로 대폭 확대된다. 자녀 1인당 최대 지급액은 80만 원에서 100만 원으로 늘어난다. 출산과 보육수당 등에 대한 비과세 한도가 월 10만 원에서 20만 원으로 늘어난다. 고용주가 직원에게 지급하는 출산·양육 지원비를 세무상 손금·필요경비로 인정하는 근거 조항도 마련하기로 했다.
0~6세 영유아의 의료비 세액공제 한도를 폐지하고 산후조리 비용에 대한 의료비 세액공제 대상을 확대했다. 따라서 앞으로는 모든 근로자가 연간 200만 원 선에서 산후조리 비용 의료비를 공제받을 수 있다.
청년도약계좌의 가입요건이 완화된다. 기존에는 소득 7500만 원 이하의 청년에게만 가입이 허용됐지만 앞으로 육아휴직급여 등 비과세소득만 있는 경우에도 가입할 수 있다. 군복무 기간 중 가입하는 장병내일준비적금의 비과세 적용기한이 2026년으로 연장된다. 청년의 주택마련을 지원하기 위해 청년우대형 주택청약종합저축에 대한 비과세 특례 적용기간이 2025년까지 연장된다. 한도는 500만 원이다.



납세편의 및 형평 제고
납세자 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조세회피 관리를 강화하는 등 과세형평을 조율하기 위한 방안도 마련됐다. 조세불복 관련 소액사건 범위를 3000만 원 미만에서 5000만 원 미만으로 늘린다. 소액사건은 국세심사위원회 의결 과정이 생략되거나 조세심판관이 단독으로 처리할 수 있다. 또한 친인척이 대리할 수 있는 조세불복청구금액이 3000만 원 미만에서 5000만 원 미만으로 확대된다.
공익법인이 재산지출 의무를 위반했을 때 제재가 완화된다. 공익법인은 출연재산 가액의 1%를 의무적으로 써야 한다. 이를 위반하면 사용하지 않은 금액의 일정비율을 가산세로 부과하고 지분율 5%가 넘는 주식 보유분에는 증여세를 부과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증여세를 부과하는 대신 미달 사용액의 일정비율을 가산세로 부과하기로 했다. 주식 5% 초과 보유 공익법인은 미달지출액의 100%, 주식 5% 이하 보유 공익법인은 미달지출액의 10%를 가산세로 부과한다.
정부는 조세회피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국내자회사 등에 근무하는 임직원이 외국 모기업으로부터 받은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주식가치에 상당해 받은 상여금 등 주식기준 보상에 대한 거래내역 등을 의무적으로 제출하기로 했다. 관세포탈죄 등으로 유죄판결이 확정된 자는 포탈관세액 규모가 연간 2억 원 이상인 경우 인적사항과 포탈관세 규모 등을 공개하기로 했다.
덤핑관세를 피하기 위해 미세하게 형태를 변경한 우회덤핑 물품에 대해 덤핑방지 관세를 똑같이 부여한다. 관세포탈 등 체납자 명단공개 대상이 확대된다.
현금영수증 의무발급 대상 업종에 여행사업, 앰뷸런스서비스업, 수영장운영업 등 13개 업종이 추가된다. 또한 독서실운영업에 스터디카페가 포함돼 앞으로는 스터디카페에서 현금영수증을 발급받을 수 있다.
플랫폼종사자의 소득을 파악하기 위해 과세자료 제출에 대한 소득·법인세 세액공제 적용기한을 2026년까지 연장한다. 대리기사, 골프장 캐디 등 용역제공자에게 용역을 알선·중개하는 사업자는 용역제공자에 대한 과세자료를 제출하면 제출인원당 300원을 공제받을 수 있다. 공제한도는 연간 200만 원이다. 용역제공자가 반복적으로 얻은 사업소득은 원천징수세액이 1000원 미만이더라도 원천징수 대상에 포함하기로 했다.

장가현 기자

(www.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