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대한민국은 유엔군의 피 묻은 군복 위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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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군 참전의 날·정전협정 70주년 기념식
윤석열 대통령은 7월 27일 ‘유엔군 참전의 날·정전협정 70주년 기념식’에 참석했다. ‘헌신으로 얻은 자유, 동맹으로 이룰 미래’를 슬로건으로 개최된 기념식은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수호와 성장에 기여한 참전국·참전용사의 헌신에 감사하고 연대를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행사에는 참전국 대표단, 유엔 참전용사와 후손, 6·25참전유공자, 정부·군 주요인사 등 약 4000명이 참석했다. 행사가 열린 부산 영화의전당은 정전 70주년의 의미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소다. 과거 유엔군으로 참전했던 미군 스미스 대대가 C-54 수송기를 타고 도착했던 수영비행장이 바로 현재의 부산 영화의전당이다.
“유엔군 참전용사는 진정한 영웅”
윤 대통령은 기념사를 통해 “73년 전 자유 세계의 수많은 젊은이들이 하나의 유엔 깃발 아래 전혀 알지도 못하는 나라, 대한민국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달려왔다”며 “유엔군 참전용사 여러분은 가장 꽃다운 나이에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친 우리들의 진정한 영웅”이라고 강조했다. 1950년 6월 25일 북한의 남침으로 발발한 전쟁은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을 맺기까지 미국, 영국, 캐나다, 뉴질랜드, 룩셈부르크 등 22개 유엔국의 총 195만 7733명이 참전해 전투·의료 지원을 펼쳤다. 이 과정에서 15만 1129명의 피해자가 발생했다. 국군·민간인 피해는 각각 62만 1479명, 99만 968명에 이르는 것으로 기록됐다.
정전협정 체결 이후 70년이 지난 지금에도 한반도 평화를 지키는 유엔군사령부의 역할도 부각됐다. 윤 대통령은 “유엔군사령부는 한반도 유사시 유엔의 깃발 아래 우리 우방국들이 즉각적 군사 지원을 제공할 수 있게 하고 전쟁 수행에 필수적인 유엔사 후방 기지 일곱 곳을 자동적으로 확보하는 플랫폼”이라며 “(유엔군사령부는) 자유를 위해 연대하겠다는 국제사회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각별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전쟁의 상처와 폐허를 딛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바탕으로 오늘날의 성장을 이룬 대한민국의 공을 참전용사에게 돌렸다. 윤 대통령은 “오늘의 대한민국은 유엔군의 희생과 헌신, 피 묻은 군복 위에 서 있다”며 “대한민국은 어려움에 처했을 때 목숨을 걸고 달려와 준 우방국들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행사에는 특별한 퍼포먼스도 더해졌다. 유엔 참전용사 62명이 국방부·유엔사 의장대 호위를 받으며 입장했다. 70년 전 대한민국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했던 그날, 자유 수호를 위해 달려온 유엔군의 헌신을 재구성한 공연 ‘그날의 기억’도 눈길을 사로잡았다. 또한 미군으로 참전한 도널드 리드와 호주 참전용사 고(故) 토마스 콜론 파킨슨에게 정부 포상이 이뤄졌다. 18세에 기관총사병으로 참전한 도널드 리드는 한국전참전기념비 건립에 개인 중 가장 큰 금액인 30만 달러(약 3억 8400만 원)를 기부했으며 차세대 역사교육, 한반도 평화와 한미 관계 발전에 기여해 왔다. 고(故) 토마스 콜론 파킨슨은 외상후 스트레스장애(PTSD)를 겪는 참전용사 복리 증진에 힘써 왔으며 보훈 유관 단체 화합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았다.
현직 대통령 최초 유엔군위령탑 참배
행사에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부산 유엔기념공원을 찾았다. 윤 대통령은 ‘유엔군 참전용사들의 희생과 헌신은 대한민국 자유와 번영의 초석’이라고 방명록을 작성한 후 유엔군 위령탑에 헌화하고 세계평화와 대의를 위해 생명을 바친 유엔군 전몰장병들의 희생을 기렸다. 현직 대통령이 유엔군 위령탑을 찾아 참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유 수호 위한 헌신 잊지 않을 것”
윤 대통령은 한국을 찾은 룩셈부르크 자비에 베텔 총리와 뉴질랜드 데임 신디 키로 총독과 7월 25일 면담을 가졌다. 윤 대통령은 룩셈부르크가 유일한 전투부대를 6·25전쟁에 파병해준 것과 뉴질랜드 참전용사의 희생과 헌신에 대해 각각 감사의 뜻을 전했다. 6·25전쟁 당시 룩셈부르크는 군인 100명을 파견했으며 뉴질랜드는 군인 3794명이 참전했다.
윤 대통령과 베텔 총리는 한·룩셈부르크 양국의 교역·투자를 확대하고 우주, 퀀텀(양자) 과학기술 분야의 협력을 강화해나가기로 했다. 또 북한의 고도화되는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국제사회의 단합된 대응 필요성에 공감하고 협력을 약속했다. 이어 베텔 총리는 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사실을 언급하며 “방문 의미가 크다”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연대와 지원을 지속해나가자”고 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베텔 총리와 함께 방한한 레옹 모아엥 룩셈부르크 6·25전쟁 참전용사를 만나기도 했다. 모아엥 용사는 전쟁 중 왼쪽 다리에 관통상을 입고 일본 병원에 후송됐지만 본국에 돌아가지 않고 다시 전투에 임한 인물이다. 윤 대통령은 “머나먼 타국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헌신한 모아엥 용사의 용기를 대한민국 국민들이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라고 고마움을 전하며 새로 제작한 ‘영웅의 제복’을 선물했다. 모아엥 용사는 “다시 오고 싶었던 한국을 늦게 찾게 됐다”며 “코로나19 팬데믹이 없었다면 최근 별세한 참전용사 친구들이 살아 있을 때 함께 올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뉴질랜드 키로 총독과 면담을 가진 윤 대통령은 “한국과 뉴질랜드가 공동의 가치를 기반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관계를 발전시켜왔다”고 평가했다. 또 양국의 관광·문호·인적 교류 증진을 통해 미래세대 간 교류를 더욱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하고 적극 지원해나가기로 했다. 키로 총독과 뉴질랜드 수행원들은 한목소리로 우리에게도 익숙한 가요 ‘연가’를 합창해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었다. 마오리족 출신인 키로 총독은 “윤 대통령이 (지난 4월) 백악관 만찬에서 ‘아메리칸 파이’를 부른 것을 봤다”며 “한국인들의 애창곡인 ‘연가’가 마오리족의 전통민요”라고 소개했다.
6·25전쟁 국군전사자 유해봉환
7월 26일에는 6·25전쟁 국군전사자 유해봉환 행사가 거행됐다. 서울공항에서 진행된 이번 행사는 ‘국가와 국민을 위해 희생한 분을 존중하고 기억하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윤 대통령의 의지로 계획됐다. 윤 대통령은 6월 현충일 추념사를 통해 “나라의 안위와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던진 제복 입은 영웅들을 끝까지 기억하고 예우하는 것은 국가의 책무”라며 “제복 입은 영웅들과 그 가족들이 용기를 잃지 않고 자긍심을 가지는 데 소홀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날 봉환된 유해는 총 일곱 위.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에 등록된 유가족 유전자 정보로 신원을 확인한 고 최임락 일병의 유해와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여섯 위다. 고 최 일병은 1950년 12월 장진호전투에서 전사했다. 그의 형 고 최상락 하사 또한 1950년 8월 영덕·포항전투에서 산화했다. 최 일병의 유해는 해군 상사로 복무 중인 조카 최종호 상사가 하와이에서 직접 인수해 함께 귀환했다.
윤 대통령은 유해봉환 행사에 앞서 고 최임락 일병 유가족을 만나 위로하며 “미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확인국(DPAA)에서 인수한 유해가 서울공항에 도착한 즉시 전사자분들을 최고의 군 예식으로 맞이하도록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73년이란 세월이 지났지만 고 최임락 일병을 조국의 품으로 다시 모시게 돼 뜻깊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예포 21발과 함께 조국의 땅에 첫발을 내딛은 유해에 대해 거수경례를 하며 최고의 예우로 맞이했다.
“교권 침해하는 불합리한 자치조례 개정”
한편 윤 대통령은 7월 24일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교권 강화와 관련해 현장 가이드라인과 불합리한 자치조례 개정을 추진할 것을 지시했다. 무너진 교권을 회복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는 상황을 염두에 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우리 정부에서 교권 강화를 위해 국정과제로 채택해 추진한 초중등교육법 및 시행령 개정이 최근 마무리된 만큼 일선 현장의 구체적 가이드라인인 교육부 고시를 신속히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당·지자체와 협의해 교권을 침해하는 불합리한 자치조례 개정도 병행 추진하라”고 주문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말 초중등교육법을 개정하고 올해 6월 말 같은 법의 시행령을 개정해 교원의 학생 생활 지도권에 대한 명확한 법적 근거를 마련한 바 있다.
선수현 기자
[자료제공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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