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 피해지역 13곳 특별재난지역 우선 선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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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첫째도 둘째도 국민 안전… 재난관리 체계 확 바꿔야”
윤석열 대통령은 7월 19일 집중호우 피해가 큰 경북 예천군, 충남 공주시·논산시, 충북 청주시, 전북 익산시 등 13개 지방자치단체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우선 선포했다. 이와 함께 윤 대통령은 행정안전부에 “지속되는 집중호우로 인한 인명피해를 방지하고 신속한 피해복구 지원을 위해 관계기관이 총력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현재 집중호우 피해가 지속되고 있어 일부 지역은 피해 조사조차 어려운 상황이라 특별재난지역은 추가로 선포될 전망이다.
집중호우로 인한 추가 피해에 대비하고 신속한 수해 복구를 위해 정부 부처가 총력 대응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번 집중호우로 46명이 숨지고 4명이 실종됐다고 밝혔다(7월 20일 오전 6시 기준). 주택은 125채가 파손되고 이재민은 누적 1만 7810명 발생했다.
재난관리 체계와 대응 방식 확 바꿔야
앞서 윤 대통령은 7월 18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으로서 마음이 무겁다”며 “재난관리 체계와 대응 방식을 근본적으로 확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가용자원을 총동원해 구조와 복구 작업, 피해자 지원을 추진해야 한다. 빠른 시일 내에 피해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복구인력, 재난 관련 재원, 예비비 등 정부 가용자원을 모두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지금까지 해온 방식으로는 전례 없는 이상기후에 대응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천재지변은 어쩔 수 없다’는 인식은 버리고 평소에도 체계적으로 작동하는 모니터링(감시)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모든 관계부처와 지자체는 장마가 완전히 끝날 때까지 한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며 “첫째도 국민 안전, 둘째도 국민 안전이라는 것을 명심해달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7월 17일 경북 예천, 18일 충남 공주의 피해 현장과 대피 시설에도 방문해 이재민을 위로했다.
정부 부처는 집중호우로 피해를 본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각종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7월 17일 금융위원회는 수해를 입은 가계·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금융지원 방안을 마련했다. 금융지원에는 ▲긴급생활안정자금 지원 ▲기존 대출 만기 연장·상환유예 지원 ▲보험료 납입유예·보험금 신속 지급 ▲카드결제 대금 청구유예 ▲연체 채무 특별 조정 등이 있다.
차량·농경지·축사 침수 등으로 피해 고객이 보험금을 청구할 경우 보험금 심사 및 지급의 우선순위를 상향 조정하고 보험금을 신속하게 지급하도록 할 계획이다. 수해 피해 소상공인·중소기업에는 긴급자금 지원, 대출 만기 연장, 상환유예 지원, 연체 채무에 대한 조정 등이 적용된다.
금융감독원은 수해 피해가 심각한 지역(경북·충북·충남)에는 금융상담 인력을 현장에 배치해 신속한 지원이 이뤄지도록 할 방침이다.
조달청도 7월 18일 집중호우로 피해를 본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조치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피해지역 공공기관이 폭우 피해 복구를 위한 물자 및 공사를 신속하게 계약할 수 있도록 조달 절차를 단축·간소화한다.
폭우 피해 복구·방역·구호를 위한 물자·공사는 일반입찰(공고 기간 7~40일) 대신 긴급입찰(5일)을 실시한다. 수의계약제도를 적극 활용해 입찰 소요 기간을 최대한 단축한다. 공공기관이 재해복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1~2주 정도 소요되는 납품 검사를 한시적으로 면제해 수요기관이 필요로 할 때 현장에서 공급받을 수 있도록 한다.
집중호우로 인한 감염병도 조심해야
질병관리청은 7월 17일 ‘호우 대비 긴급감염병 현황점검 회의’를 열었다. 질병청은 침수 지역에서 수해복구 등의 작업을 할 때는 방수장갑 등을 착용해 피부 노출을 최소화하고 작업을 마친 후에는 반드시 씻어야 한다고 했다.
풍수해 감염병은 ▲오염된 물이나 음식 섭취로 인한 수인성·식품 매개 감염병(장티푸스, 세균성이질, A형간염, 장관염증 등) ▲모기 증식이 쉬운 환경에서 벌어지는 모기 매개 감염병(말라리아, 일본뇌염) ▲오염된 물 등에 직접 노출돼 발생하는 접촉성 피부염, 파상풍, 렙토스피라증, 안과 질환 등이 있다.
수인성·식품 매개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해 조리 전후와 식사 전에는 비누로 30초 이상 손을 씻도록 하고 포장된 생수나 끓인 물 등 안전한 물과 익힌 음식을 먹어야 한다. 모기 매개 감염병을 막기 위해 모기 유충 서식지인 물웅덩이와 막힌 배수로 등 고인 물을 제거하고 야간에 야외활동을 자제해야 한다.
육군은 호우피해 복구를 지원하기 위해 7월 18일부터 ‘육군 호우피해 복구작전 태스크포스(TF)’를 편성해 운영하고 있다. TF는 현행 작전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건설장비·조립교·제독차·급수차 등 공병 및 화생방 부대장비 500여 대와 특전사·2신속대응사단 병력 3000여 명으로 편성됐다.
육군은 7월 17일 피해가 심각한 충남, 충북, 전북, 경북에 있는 육군훈련소(논산), 육군학생군사학교(괴산), 7공수여단(익산), 50사단(예천) 등 4곳으로 전방에 배치된 공병 병력 80여 명과 굴착기 등 장비 37대를 긴급 이동시켰다.
이경훈 기자
박스기사
오송 지하차도의 의인들
“손 놓으라” 말에도 끝까지 포기 안해
의인 2명이 6명 목숨 살렸다
7월 15일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침수 현장에서는 용감한 의인 두 명이 서로 도와가며 6명을 구조했다. 출근길이었던 증평군 공무원 정영석 씨는 오전 8시 40분쯤 지하차도에 진입했다. 차도는 이미 자동차 바퀴 절반에 이를 정도로 물이 차 있었다. 200m쯤 들어갔을 때 차가 멈춰 섰다. 간신히 창문만 열렸고 물은 허리쯤 차 있었다. 정 씨는 지하차도에서 탈출하려고 했지만 물살이 휘몰아쳐 차가 있던 자리로 되돌아갔다. 그를 뒤따르던 20대 여성이 “살려달라”고 소리치자 정 씨는 여성의 손을 잡아 자기 차 지붕으로 끌어올려 구조해냈다.
지하차도 끝으로 이동한 정 씨는 힘이 빠져 물에 떠내려온 스티로폼 조각을 붙들고 겨우 물에 떠 있었다. 그때 누군가 손을 내밀어 정 씨를 난간 위로 끌어올렸다. 화물트럭 운전기사 유병조 씨였다. 정 씨는 “그 기사분이 나 말고도 4명을 더 구한 것 같다”며 “그렇게 구조된 뒤 함께 물에 떠내려온 여성 2명을 구했다”고 했다. 정 씨에게 구조된 20대 여성은 “버스(747번 급행)에서 (탈출해) 나왔다. 버스 기사님이 유리를 막 깨면서 승객들 탈출을 도왔다”며 울먹였다고 한다.
유 씨에게 구출된 여성의 부모는 언론 인터뷰에서 “(딸이) ‘저는 힘이 없으니까 이 손 놓으시라’고 했는데 트럭운전 기사가 끝까지 손을 놓지 않고 높은 곳으로 끌어 올려줬다고 한다. 자신도 힘들었을 텐데 포기하지 않고 딸을 구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했다.
정영석 씨는 “유 씨가 아니었으면 정말 죽을 뻔했다”며 “남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졌는데, 죽어가는 사람을 보고 어떻게 가만히 있을 수 있었겠느냐”고 했다. 시민들끼리의 구조가 마무리된 뒤 난간 위에는 정 씨와 유 씨를 포함해 남성 4명과 여성 4명이 있었다. 이날 침수 사고 당일 생존한 9명 중 8명이 서로서로를 도우며 살아남았다.
박스기사2
호우 대비 국민행동요령 및 피해 예방법
침수차 유리창 깰 때 좌석 목받침 철재봉 이용
경사면에 물 솟아오르면 산사태 의심을
1. 반지하주택, 지하 역사·상가에서는 바닥에 물이 조금이라도 차오르거나 하수구가 역류하면 즉시 대피해야 한다. 지하 주차장으로 빗물이 유입하면 차량으로 이동해서는 안 된다. 또 비 피해와 차량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주차장에 들어가서도 안 된다. 지하 계단에서는 물이 조금이라도 흘러 들어오면 즉시 대피하고 어린이와 노약자는 특히 주의해야 한다.
2. 침수 공간에서 탈출할 때는 외부 수심이 무릎 이상 차올랐다면 여러 명이 힘을 합쳐 문을 열고 신속히 대피해야 한다. 침수 계단에서 벗어날 때는 물이 성인 종아리 높이(약 40㎝)까지 차기 전에, 가급적 운동화를 신고 신속히 빠져나가야 한다. 마땅한 신발이 없으면 맨발도 괜찮다.
3. 공동주택 등 여러 사람이 이용하는 시설물에서는 과도한 빗물 유입을 막기 위한 차수판을 설치하거나 모래주머니·양수기 등을 비치해야 한다. 또 수해 방지 자재를 설치할 담당자를 사전에 지정해야 한다. 호우가 지속되면 수해 방지 담당자는 신속하게 차수판과 모래주머니를 설치해야 한다. 지하공간에 빗물이 유입되면 즉시 대피를 안내하고 사람과 차량의 진입을 금지시켜야 한다.
4. 빗물이 차오르면 운전자는 차량 바퀴의 3분의 2가 잠기기 전에 안전한 곳으로 이동해야 한다. 차량이 침수되면 운전석 목받침 철재봉으로 유리창을 깨고 탈출해야 한다. 만약 침수 차량에서 탈출하는 데 실패하면 차량 내·외부 수위 차이가 30㎝ 이하가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차량 문이 열리는 순간 신속하게 대피한다.
5. 폭우가 내리면 되도록 운전하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강우량이 시간당 100㎜일 경우 100m 이상 거리에서 표지판 식별이 불가능하다. 안전한 곳으로 이동해 비가 약해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지하차도 안에 물이 고이기 시작하면 절대 진입하지 말고 만약 진입했다면 차량을 두고 신속히 피해야 한다.
6. 강을 사이에 두고 만든 소규모 교량을 횡단할 때도 주의해야 한다. 교량에 물이 넘칠 조짐이 보이면 절대 진입하지 말고 우회하거나 안전한 곳에서 대기해야 한다. 차량이 고립될 경우 급류 반대편으로 문을 열거나 창문을 깨고 탈출해야 한다.
7. 산사태 발생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장마철 집중호우로 지반이 약해져 무너지기 쉽기 때문이다. ▲경사면에 갑자기 많은 물이 샘솟을 때 ▲반대로 평소에 잘 나오던 샘물이나 지하수가 갑자기 멈출 때 ▲바람이 불지 않는데 나무가 흔들리거나 땅이 울리는 느낌이 들 때는 산사태 발생을 의심해야 한다. 산사태가 이미 시작됐다면 산사태 경로에서 벗어나는 게 중요하다. 산사태가 내려오는 방향의 수직 방향으로, 산사태와 멀어지도록 이동하면서 가장 높은 곳으로 대피해야 한다.
산림청에서는 ‘스마트산림재해’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산사태 경보와 위험지역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8. 수해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도시 침수를 예방해야 한다. 그 첫 번째는 막힘없는 빗물받이를 만드는 것이다. 도시에는 비 피해를 막기 위해 빗물받이, 빗물관이 설치돼 있다. 빗물은 이 빗물받이에 모인 후 지하 빗물관을 통해 인근 하천으로 빠져나간다.
담배꽁초나 쓰레기 등이 쌓여 빗물받이가 막히면 빗물이 빠져나갈 수 없다.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의 연구에 따르면 빗물받이가 완전히 막혀 있을 때 시간당 100㎜의 비가 내리면 도로 전체가 잠기는 데 5분도 걸리지 않는다. 빗물받이가 제구실을 못하면 배수 체계가 아무리 잘돼 있어도 무용지물이다.
막힘없는 빗물받이를 만들기 위해서는 담배꽁초나 쓰레기를 버리지 않고 평소 빗물받이를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빗물받이 위에 덮개를 올려놓아서도 안 된다. 쓰레기·낙엽 등으로 배수가 불량한 빗물받이를 본다면 안전신문고를 통해 신고하거나 지자체에 알려야 한다.
[자료제공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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