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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원전·인프라 세일즈 가속 “우크라이나 재건 최적의 파트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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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폴란드 정상회담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을 자처한 윤석열 대통령의 세일즈 외교는 폴란드에서도 계속됐다. 한·폴란드는 방산·원전·교통 인프라를 중심으로 경제협력을 고도화하기로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7월 13일(현지시간) 폴란드 바르샤바 대통령궁에서 안제이 두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폴란드의 한국산 무기 추가 도입 계획에 대해 협의했다”며 “양국 간 협력이 원전·방산·인프라 사업과 같은 전략적인 분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을 환영했다”고 밝혔다. 두다 대통령은 “한국으로부터 무기를 수입할 뿐 아니라 한국 무기를 폴란드에서도 생산하고 싶다”며 협력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양국 정상은 폴란드 원전의 성공적인 건설을 위해 양국 기업 간 협력에 적극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교통인프라 개발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인프라 협력도 가속화할 전망이다. 폴란드는 1조 8000억 유로에 달하는 유럽연합(EU) 기금의 최대 수혜국이다. 교통 인프라 확충, 산업 플랜트 건설, 낙후된 발전소 현대화 등을 적극 추진하고 있으며 한국 기업도 이 사업들에 일부 참여하고 있다. 양국은 배터리·미래차 등 첨단산업 분야 11건, 원전·수소·친환경에너지 등 에너지 분야 13건, 금융·관광 등 서비스 분야 9건 등 총 33건의 MOU를 체결하며 한층 강화된 협력을 약속하기도 했다.
폴란드는 EU 27개국 중 여섯 번째로 큰 내수시장을 보유한 나라다. 우리나라와의 교역액은 2022년 역대 최대 규모인 90억 달러를 달성하며 유럽 지역의 핵심 협력국으로 부상했다. 양국은 ‘무역투자 촉진 프레임워크(TIPF)’를 체결하고 2030년까지 교역 규모를 3배 이상 확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TIPF는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돼 있지 않거나 산업·공급망 협력 차원에서 전략적 중요도가 높은 국가를 대상으로 이뤄진다. 폴란드와의 TIPF 체결은 아랍에미리트(UAE), 도미니카공화국, 헝가리, 바레인에 이어 다섯 번째다. 폴란드가 주변 7개국과 국경을 접하며 동·서 유럽을 잇는 요충지임을 감안할 때 양국 간 협력은 한층 고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약 350개의 우리 기업은 폴란드에 생산기지를 구축하며 전기차 배터리, 가전, 자동차 부품 등의 분야에서 유럽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삼고 있다.
양국 정상은 ‘우크라이나 재건 협력 MOU’에도 서명했다. 폴란드는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최인접국으로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의 허브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이다. 윤 대통령은 “한국과 폴란드가 우크라이나 재건에 있어서 최적의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점에 공감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재건 협력 MOU는 ▲우크라이나 재건 및 개발 프로젝트 협력 ▲국토·도시·인프라 계획 협력 ▲양국 공공·민간기업 간 교류 및 협력 증진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에 따라 양국은 올해 9월부터 차관급 협의체를 구성해 우크라이나 재건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공동 사업 발굴을 추진할 계획이다.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의 바르샤바 사무소를 개소하고 인프라 전담 인력도 파견하기로 했다.



‘무명용사의 묘’ 헌화
윤 대통령의 외교 시계는 어느 때보다 분주하게 움직였다. 윤 대통령은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총리와 오찬을 갖고 한·폴란드 양국 간 교역·투자, 원전, 방산, 인프라 분야의 실질적인 협력 확대와 문화·인적 교류 증진 방안을 협의했다. 양측은 2016년 한·폴란드 직항노선이 개설된 이후 상호 방문객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점을 높이 사며 항공노선 확대를 위한 노력도 지속하기로 했다. 또한 윤 대통령은 올해 전북 새만금에서 개최되는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 폴란드 대표단의 참가를 환영했으며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에 대한 폴란드의 적극적인 지지도 당부했다.
엘주비에타 비테크 하원의장, 토마슈 그로츠키 상원의장과의 면담도 각각 이어졌다. 양국 행정부뿐 아니라 의회 차원의 지속적인 관계 발전을 도모하기 위함이다. 윤 대통령은 교육자 출신인 비테크 하원의장과 폴란드 내 한국학 연구와 한국어 교육 진흥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의사 출신인 그로츠키 의장에게는 전염병 대응과 의료 서비스 분야에서 한국이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고 있음을 설명했다. 또 양국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 확대 방안과 함께 현지 우리 기업의 노동허가, 거주증 발급에 대한 폴란드 의회 차원의 관심을 요청했다. 보건, 의료, 통신, 정보기술(IT) 등 한국이 강점을 지닌 분야에서 폴란드와 협력해 우크라이나 지원 패키지를 마련하길 희망한다는 의사도 전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무명용사의 묘’를 찾아 헌화했다. 무명용사의 묘는 폴란드 독립을 위해 싸우다 전사한 이름 없는 용사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조성된 곳이다. 외국 정상이 폴란드를 공식 방문하면 이곳을 찾는 게 관례다.



“한·폴란드 경제협력 새 전기 맞고 있다”
폴란드 순방 이튿날인 7월 14일에는 ‘한·폴란드 비즈니스 포럼’이 마련됐다. 양국 기업인 350여 명이 참석한 자리였다. 윤 대통령은 “양국 간 경제협력이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고 평가하며 한·폴란드 기업인들을 독려했다. 2022년 폴란드에 사상 최대 규모의 방산 수출이 이뤄지고 매년 교역이 큰 폭으로 증가하는 등의 성과를 높이 산 것이다. 또한 “한국의 배터리, 소재·부품 기업들이 폴란드에 유럽 최대의 배터리 생태계를 구축한 것처럼 항공우주, 스마트공장, 친환경 에너지 등 첨단산업 전반으로 확대해 경제 안보와 공급망 안정화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후변화 등 글로벌 과제에 신뢰할 수 있는 국가들 간의 긴밀한 공조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전후 복구사업에 대한 기업의 동참도 요청했다. 우크라이나 재건이 한·폴란드 협력의 새로운 장이 될 것이라고 본 것이다. 윤 대통령은 “한국은 전후 복구사업에 참여한 경험이 많고 뛰어난 기술력이 있는 만큼 폴란드와 함께 우크라이나가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이날 포럼에는 두다 대통령도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두다 대통령은 내수뿐 아니라 EU로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 차원에서 폴란드의 중요성을 한국 기업에 상기시켰다. 우리 기업의 우수함도 소개했다. 코로나19 상황에도 불구하고 현대엔지니어링이 중부유럽 최대 폴리프로필렌 공장을 차질 없이 적기에 성공적으로 건설했고, 한국 조선사가 건조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으로 LNG를 운송하는 등 다양한 분야의 협력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음을 전한 것이다. 특히 올해 11월 인천과 브로츠와프 간 직항이 개설되는 등 교류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며 3해 동맹체에도 한국 기업들의 관심을 당부했다. 3해 동맹체는 발트해, 아드리아해, 흑해 사이에 위치한 중부유럽 국가들의 에너지·교통·디지털 인프라 개발을 위한 연합체다. 오스트리아, 불가리아, 체코, 헝가리, 폴란드, 루마니아 등 중부유럽 12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이날 폴란드에 진출한 기업인들과의 간담회도 이어졌다. 폴란드에서 활동하는 우리 기업은 약 350개사에 이른다. 이 자리에는 배터리·건설·가전·금융·중소기업·현지 창업인 등 다양한 분야의 현지 기업인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폴란드에서의 사업 여건·수주, 인허가, 자금조달 등의 애로사항을 전하며 정부의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윤 대통령은 폴란드와의 우호협력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면서 현지에서의 기업 활동에 걸림돌을 최소화하도록 관련 부처, 대사관, 무역관 등을 통해 적극 지원할 것을 약속했다.

선수현 기자

박스기사
폴란드 미래세대와의 문화 동행
“한·폴란드 미래세대 교류기회 더 만들 것”



폴란드 순방의 마지막 일정은 미래세대와 함께 양국의 밝은 미래를 확인하는 시간으로 채워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7월 14일(현지시간) 200년 전통의 역사를 자랑하는 국립바르샤바대학교의 중앙도서관에서 개최된 ‘폴란드 미래세대와의 문화 동행’ 행사에 참석했다. 이 행사에는 올해 40주년을 맞이한 바르샤바대 한국학 전공생과 폴란드 청년 100여 명이 자리했다.
미래세대와 소통의 매개체는 한국 문화였다. 전통악기 가야금 연주에 매료된 학생, 박찬욱 감독의 영화로 한국어 공부에 입문한 학생이 각각 한국항공우주산업체 인턴십, 전문 통역가 등을 준비하는 이야기가 한국어로 전해졌다. 문화 교류가 양국 미래세대 간 마음의 거리를 좁힐 수 있는 가장 매력적인 방법임을 공감하는 자리였다.
윤 대통령은 한국과 폴란드 관계에 대해 “자유를 향한 치열한 투쟁과 저항의 역사가 우리를 더욱 가깝게 만들어주고 있다”며 “자유와 민주주의,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양국 간의 연대가 문화를 통해, 미래세대를 통해, 그리고 대학을 통해 더욱 강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과 폴란드의 미래를 만들어갈 여러분들이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한국 문화를 사랑하고 높은 이해를 보여주는 폴란드 청년들에게 감사의 뜻과 한·폴란드 교류의 차세대 주역으로 성장하길 기대한다는 격려를 전했다.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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