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세 인하 8월말까지 연장한다

기름값에 붙는 세금을 깎아주는 유류세 인하 조치가 4개월 연장된다. 기획재정부는 국민의 유류비 부담 완화를 위해 4월 30일 종료할 예정이었던 유류세 한시적 인하 조치를 오는 8월 31일까지 4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이로써 휘발유와 경유 모두 리터당 200원 이상 가격이 낮아질 전망이다.
정부의 이번 조치에 따라 유류세 인하율은 휘발유 25%, 경유와 액화석유가스(LPG)부탄 37%로 유지된다. 이를 통해 휘발유 유류세는 현재 리터당 820원에서 615원으로 205원 떨어진다. 경유 유류세는 581원에서 369원으로 212원, LPG 부탄은 203원에서 130원으로 73원 각각 낮아지는 효과가 4개월간 계속된다. 기재부는 “연비가 10㎞(리터당)인 차량으로 하루 40㎞를 주행한다고 가정하면 휘발유 기준으로 월 약 2만 5000원의 기름값을 아낄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정부의 이번 조치는 석유수출기구 플러스(OPEC+)의 원유 감산 발표 이후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국내 유류 가격도 지속적으로 상승한 데 따른 것이다. 2023년 1분기 리터당 평균 1578원이었던 국내 휘발유 가격은 4월 25일 기준 리터당 1666원까지 올랐다. 이로 말미암아 국민의 유류비 부담이 크게 증가하면서 이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기재부는 “최근 어려운 재정여건에도 불구하고 서민 경제의 부담 완화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정부는 유류세 인하 폭을 축소하면서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결국 기존 인하 조치를 연장하는 방안을 선택했다. 여기에는 요동치는 기름값을 인하해 물가를 안정시키겠다는 복안이 깔려 있다. 정부는 앞서 2022년 하반기엔 휘발유 유류세율을 역대 최대 폭인 37%(리터당 156원)까지 내렸다가 2023년 1월 1일부터 인하율을 25%로 일부 환원했다. 이로써 2021년 11월 시작된 유류세 인하는 이번까지 네 차례 연장됐다. 정부가 4월 25일 국무회의를 통해 ‘교통·에너지·환경세법 시행령’, ‘개별소비세법 시행령’ 개정안 등을 처리하면서 유류세 인하 연장 조치는 5월 1일부터 시행된다.
한편 2022년 유류세 인하로 줄어든 세금(교통·에너지·환경세)은 5조 5000억 원에 달한다. 2023년 들어 2월까지는 전년보다도 5000억 원이 더 줄었다. 2023년도 세입 예산 대비 세수는 부족할 것으로 예상돼 국제유가가 크게 오르지 않는 이상 유류세 인하 조치를 계속 이어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정부는 이번 유류세 인하 연장 종료를 앞둔 8월 초 단계적 정상화 여부를 재검토하기로 했다.

조윤 기자

(www.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