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 진일보 우주까지 영역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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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한미동맹에서 더 나아가 미래로 전진하는 ‘행동하는 동맹’이라는 획기적이고 역사적인 이정표를 만들고자 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5박 7일 간의 미국 국빈 방문 중 참석한 동포 만찬 간담회에서 한 발언은 이번 국빈 방문의 의의를 요약하는 문장이다. 4월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윤 대통령은 이번 국빈 방문을 “미국이 올해 70년을 맞는 한미동맹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양국이 자유·인권·법치라는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국제사회와의 연대를 실천해나가는 최상의 파트너라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한미동맹 70주년을 맞는 2023년,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12년 만에 미국을 국빈 방문하게 된 윤 대통령은 ‘행동하는 동맹’으로서 한미동맹을 진일보시키는 데 초점을 맞췄다.
윤 대통령은 국빈 방미 첫 일정부터 한미동맹의 깊이가 깊어졌음을 확인시켰다. 윤 대통령이 국빈이 머무는 백악관 영빈관 블레어하우스에서 처음 맞이한 손님은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대표를 위시한 넷플릭스 경영진이었다. 이들은 윤 대통령을 찾아 “앞으로 4년간 K-콘텐츠에 25억 달러(약 3조 3000억 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넷플릭스는 지금까지 특정 국가에 대한 투자 규모나 계획을 밝힌 바 없다.
그럼에도 넷플릭스 경영진이 윤 대통령을 만나 투자 계획을 밝힌 배경으로는 한미동맹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윤 대통령의 설명이다. 윤 대통령은 서랜도스 대표가 넷플릭스와 한국 콘텐츠 기업의 관계가 마치 한미동맹과 같다고 말한 것을 언급하며 한미동맹은 가치동맹인데 자유라는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는 문화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가치동맹으로서 한미동맹을 강조한 것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마찬가지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4월 26일 백악관에서 열린 국빈 방문 공식 환영식과 정상회담 동안 여러 차례 한미는 자유라는 가치로 묶인 강력한 동맹국가라는 것을 확인했다. 환영사에서는 한미동맹은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함께 싸운 미군 그리고 한국군 장병의 피로 거룩하게 된 관계”라고 말했고 정상회담에 앞서 모두발언을 통해서는 한미동맹은 “민주주의의 가치를 방어하는 데서도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가치동맹에 대한 공통적인 인식은 4월 25일 두 정상이 공동성명을 채택하게 하는 원동력이 됐다.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의 한국전쟁 참전기념공원을 함께 참배하고 한국전에서 전사한 루터 허쉘 스토리 미 육군 상병에 대해 ‘한국전 명예훈장 수여자의 신원확인에 관한 미합중국과 대한민국 대통령의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스토리 상병은 1950년 9월 1일 낙동강 방어선 전투에서 북한군과 치열한 교전을 벌이다 전사했다. 부상당한 몸으로 홀로 전방에 남아 적에게 맞선 그를 기리기 위해 미국은 최고 등급의 명예훈장을 수여했지만 막상 스토리 상병의 시신은 찾지 못했다. 그러나 한국과 미국은 스토리 상병을 찾는 일을 멈추지 않았고 4월 6일 73년 만에 미확인 유해 중 스토리 상병의 신원을 확인했다.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이 참전기념공원 내 추모의 벽에서 스토리 상병의 유가족을 만나 위로하고 공동성명을 채택한 배경이다.
두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루터 스토리 상병의 위대한 희생과 영웅적 면모는 대한민국이 오늘날 누리는 자유, 안보, 그리고 번영을 설명해준다”며 “한미 양국은 자유, 가치,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용기있는 행동을 보여준 용사들에 대한 존중과 감사를 재확인하는 기회로 삼고자 공동성명을 채택한다”고 밝혔다.
한미동맹은 영역을 넓혀 진화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4월 25일 메릴랜드주에 있는 미국항공우주국(NASA·나사)의 고더드 우주비행센터(GSFC)를 방문한 자리에서 “가치동맹인 한미동맹의 영역이 지구를 넘어 우주로 확대되고 앞으로 새로운 한미동맹 70주년의 중심에 우주동맹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윤 대통령의 나사 방문에는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동행했는데 미국 국가우주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해리스 부통령이 직접 윤 대통령을 안내했다. 윤 대통령은 차세대 우주망원경인 로만 망원경과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개발하고 있는 기상관측위성 제작 현장을 둘러봤다. 윤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이 직접 소개한 나사의 한인 우주과학자들과도 만나 노고를 격려하고 근무 경험을 청취했다.
윤 대통령은 “늘 우리의 미래가 우주에 있다고 확신해왔다”며 “우주는 국가 간 연대와 협력을 통해 최고의 효율성을 추구할 수 있으며 더 큰 시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우주동맹이 우주기술, 경제 분야에 그치는 게 아니라 우주안보 분야로도 확대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해리스 부통령은 “우주가 안보와 번영에 있어 중요한 부분”이라며 “오늘 서명한 공동성명서를 통해 한국이 달 궤도에 안착시킨 위성에 나사의 고해상 카메라가 장착돼 달에서 물을 찾는 데 사용될 것이며 한국 위성은 곧 나사의 상용 달 탑재체 서비스 프로그램을 통해 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언급한 공동성명은 이날 체결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나사 부청장 간 ‘우주탐사와 우주과학에서의 협력에 대한 공동성명서’를 말한다. 양국은 공동성명서 체결을 통해 달탐사 프로그램, 위성항법시스템, 우주탐사 등의 분야에서 공동과제를 발굴해 하나씩 구체화해나가기로 했다. 특히 나사가 추진 중인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인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 한국의 참여를 더 확대하기 위한 과제발굴에도 본격적으로 착수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공동성명서를 두고 “양국 간 우주협력이 명실상부한 우주동맹으로 한 단계 진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하며 “양국 공조를 통해 우주개발 혜택이 전 세계인에게 돌아가고 우주공간 활용에 관한 공정하고 합리적인 원칙을 세우는 데도 선도적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우주동맹은 새로 설립되는 한국우주항공청(KASA·카사)과 나사를 통해 공고해질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해리스 부통령도 “오늘 우리는 우주 협력을 강화하자는 노력을 새롭게 다졌고 이는 한미동맹을 확장하는 새로운 영역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효정 기자
박스기사
워싱턴 동포 간담회 참석
“한인 이민 120주년…한미동맹의 끈끈한 연결고리”
한미동맹은 국가 차원에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4월 24일 미국 워싱턴DC의 한 호텔에서 열린 워싱턴 동포 초청 만찬 간담회에서 “올해는 미주한인 이민이 120주년을 맞이하는 해”라며 “미주한인사회는 한미동맹의 끈끈한 연결고리 역할을 해왔다”고 동포들을 치하했다. 윤 대통령은 “미주한인들의 역량은 미국 중간선거는 물론 정치·경제·사회·언론·문화예술 등 모든 분야에 걸쳐 탁월함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6월 재외동포청 출범과 관련해 “정부는 재외동포청을 중심으로 전 세계 750만 한인 네트워크를 질적·양적으로 성장시키는 동시에 동포 여러분과 모국을 더욱 긴밀하게 연결해나갈 것”이라고 말해 참석자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이날 간담회에는 아이린 신 버지니아주 하원의원, 박정양 공사 후손인 박혜선 씨, 제이슨 박 버지니아주 보훈부 부장관, 피스컬노트 창업자 팀 황, 유미 호건 전 메릴랜드주지사 부인 등 동포 170명이 자리를 함께했다. 동포들은 윤 대통령에게 건의사항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아브라함 김 미주한인위원회 사무총장이 “이후 세대가 한국과 유대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펼쳐달라”고 건의하자 윤 대통령은 “재외동포청이 출범하면 문화체육관광부와 교육부가 힘을 합쳐 동포 자녀들이 모국어 교육부터 철저히 교육받을 수 있게 준비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한미 청년교류 프로그램 ‘웨스트(WEST)’를 경험한 청년의 이야기를 듣고서는 “한미동맹은 이익을 거래하는 게 아니라 자유 수호를 위해 피로 맺어진 동맹”이라며 “한미동맹이 지속가능해지려면 청년층 교류가 더 늘어나야 한다”고 답했다.
박스기사2
한미 이공계 청년 특별교류 이니셔티브
한미 학생 2023명씩 특별 교류 ‘인재동맹’ 추진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한미동맹 70주년을 계기로 대규모 이공계(STEM) 청년 교류 추진 방안을 약속했다.
4월 26일(현지시간)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채택된 공동성명에는 양국이 과학·기술·공학·수학 분야 미래 인재들의 인적 유대를 심화하고 교육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한미동맹 70주년인 2023년을 기념해 한국 학생 2023명, 미국 학생 2023명을 대상으로 3000만 달러씩 총 6000만 달러 규모의 특별교류 프로그램을 추진한다.
‘한미 이공계 청년 특별교류 이니셔티브’라고 이름 붙은 이 프로그램은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인공지능(AI) 등 이공계 분야에 초점을 맞춰 이뤄진다. 한국과 미국은 미래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풀브라이트 첨단 분야 장학 프로그램’을 신설해 양국의 첨단 분야 석·박사학위 및 연구과정을 지원한다. 한국 청년 100명은 미국 첨단 분야의 석·박사 학위과정을 이수할 수 있고 미국 연구자 100명은 한국의 대학에서 첨단 분야 연구를 지원받는다.
이공계 대학생의 교류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첨단산업에 종사하거나 첨단산업을 연구하는 연구자가 되겠다는 희망을 가진 청년을 대상으로 대학에서 6개월에서 1년 동안 지식을 쌓고 첨단산업 현장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에 대해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 이후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양국 미래 세대의 교류를 적극적으로 뒷받침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자료제공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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