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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턱 없앴더니 아이들이 몰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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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여성청소년재단 소사청소년센터 우드아울LAB
“첫 번째 시간에는 이론만 해서 지루했는데요. 이제 직접 만드니까 너무 재밌어요!”
경기 부천시 소사청소년센터의 한 목공실. 열 명 남짓한 초등학생이 저마다 재단된 나무 한 덩이씩을 들고 못질이며 사포질 따위를 하느라 여념이 없다. 방해가 되지 않게 한 학생에게 슬쩍 다가가 힘들지 않느냐 물으니 “너무 재미있다”는 답이 바로 돌아왔다. “첫 번째 시간은 이론 수업이어서 지루했지만 두 번째 시간부터는 나무도 자르고 못질도 하면서 직접 만들기 시작하니 ‘너무너무’ 재미있다”는 거다. 묻지 않은 것까지 줄줄이 답을 이어가는데 표정이며 목소리가 신이 났다. 옆에서 작업하던 아이들도 “너무너무”와 “진짜진짜”라는 수식어를 쏟아내며 맞장구를 쳤다. 부천 소사청소년센터 우드아울LAB(실험실·이하 우드아울랩) 프로그램 중 하나인 주말형청소년방과후아카데미 수업 현장의 분위기다.
우드아울랩은 소사청소년센터가 운영하고 있는 ‘STEAM(창의융합·이하 스팀)’ 메이커스페이스(공동 작업장) 공간이다. 디지털, 정보기술(IT)과 목공예를 융합한 협업 제작 공간으로, 3차원(3D)펜·3D프린터·드론·가상현실(VR) 등의 체험활동과 목공예·가죽공예 등 다양한 창작활동을 지원하는 일종의 특성화 공간이라고 보면 된다.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주관하는 ‘2020 메이커 스페이스 구축·운영’ 공모에 선정돼 운영을 시작한 지 올해로 4년 차를 맞았다. ‘시민이 메이커, 일상이 메이커 활동, 도시가 메이커 스페이스’라는 슬로건 아래 부천여성청소년재단(대표이사 양선희)은 부천 지역 재단 내 시설 주제별로 공간을 마련했다. 주제는 다섯 가지로 ▲STEAM ▲Eco(환경) ▲Culture(문화예술) ▲Gender(수공예) ▲Village(마을변화)다.





특성화공간의 좋은 예, 우드아울랩
소사청소년센터가 선택한 주제는 ‘스팀’으로, 여기까지는 여느 메이커스페이스 공간과 다를 바 없게 보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소사청소년센터의 우드아울랩은 별다른 홍보 없이도 지역 맘카페에 프로그램 신청 공지를 올리기가 무섭게 마감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메이커스페이스 정부평가에서 ‘S등급’을 유지하면서 특성화 공간의 모범사례로도 떠오르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소사청소년센터에서 우드아울랩을 담당하고 있는 이재우 청소년지도사는 무엇보다 스팀이라는 콘셉트가 주효했다고 말한다.
“청소년센터라고 하면 교육 트렌드에 뒤처지고 뻔한 프로그램들만 있을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습니다. 우리는 무엇보다 청소년과 부모님이 원하는 게 무엇일까 고민했습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교육도 디지털·융합이라는 키워드가 이슈이다 보니 이곳도 ‘스팀’이라는 답을 내렸습니다.”
STEAM이란 Science(과학), Technology(기술), Engineering(공학), Arts(예술), Mathematics(수학)의 앞 글자를 딴 약어로, 과학기술에 대한 학생의 흥미와 이해를 높이고 과학기술 기반의 융합적 사고력과 실생활 문제 해결력을 배양하는 융합인재교육을 말한다. 특히 2015년 개정 교육과정에 ‘창의융합’이란 말이 여러 번 등장하면서 교육계의 큰 화두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스팀은 교사가 교과서 속 개념을 직접 강의하는 대신 주어진 문제를 학생이 자발적으로 재정의하고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여러 분야의 학문을 통합해 사고하고 스스로 지식을 깨우치게 한다. 미래사회는 지식의 암기가 아닌 ‘지식활용능력’이 필요하다는 인식에서 출발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과학기술에 대한 학생들의 흥미와 이해를 높이는 일을 가장 우선시하는데 우드아울랩은 여기에 집중했다.





일단 만들어보자!
우드아울랩은 크게 두 곳의 전용공간에서 진행된다. 소사청소년센터 1층 상상놀이터와 3층 협업공간이다. 먼저 상상놀이터는 3D펜, 3D프린터, 드론, VR 등의 체험활동을 통해 상상력과 창의력을 발휘해 만들어가는 열린 제작실이다. 드론을 조정하면서 연습할 수 있도록 각종 장애물이 설치된 전용부스와 3D펜을 이용해 볼 수 있는 상상작업대, 그리고 모델링한 제작품을 출력해볼 수 있는 3D프린터 등의 장비가 갖춰져 있다.
3층 협업공간은 목재, 가죽 등을 활용해 제품을 제작하면서 창의적인 사고와 재능을 발현할 수 있는 창작활동 공간이다. 목공과 가죽공예에 필요한 못과 망치, 톱 등 공구는 물론 자동 대패기와 나무 절단기, 목재 재단기 등 각종 기계까지 전문 목공소나 공방 못잖게 설비가 마련돼 있다.
이 두 공간을 중심으로 목공가죽메이커 전문가 양성 과정, 목공장비 교육, 목공 실습, 프로그램 기획 및 진행 등 드론 디자인, 부품 설계, 3D 모델링 교육, 3D 입체 스캐닝과 출력 등의 교육 프로그램과 주간 공예체험, 드론비행 연습(호버링), 드론 조정(레이싱, 장애물 경기), 코딩교육, 코딩 드론 제어, 3D펜 작품, 블록조립 등 체험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여기서 우드아울랩이 호평받고 있는 이유가 또 하나 있다. 바로 운영방식이다. 과학기술에 대한 학생들의 흥미와 이해를 높이는 일을 가장 우선시하는 스팀 교육을 선택한 만큼 소사청소년센터는 무료 상시 운영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8세부터 24세 이하 청소년이라면 누구나 언제든지 비용부담 없이 원하는 만큼 이용할 수 있다. 학교나 단체, 일반 주민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만 노쇼(예약 부도) 방지용으로 회당 1만 원 내외 교육비를 받고 있다.
“우드아울랩 공간에는 별도 공지된 사유가 없다면 정해진 운영시간에는 전문인력 선생님이나 보조인력 선생님이 상주합니다. 아이들은 심심해서든, 호기심에서든, 관심이 있는 분야든 우드아울랩에 와서 ‘이거 한번 해봐도 돼요?’ 한마디면 간단한 이용 가이드를 안내받고 체험해볼 수 있습니다.”



개방적 운용, 돌봄까지 1석 3조 효과
이재우 지도사는 “문턱이 낮다 못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디지털이니 IT니 과학이니 하는 단어들을 보다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기획 단계부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아이들은 직접 만들어보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 과학과 친해질 수 있다. 책으로 배우는 드론과 직접 날려보며 경험해본 드론 중 어느 쪽이 더 이해가 빠를까? 책으로 읽은 3D펜과 직접 손에 쥐고 원하는 제품을 만들어본 3D펜 중 어느 쪽에서 흥미를 느낄까? 거창한 교육이론으로 치장하지 않아도 답은 자명하다. 이처럼 우드아울랩은 일단 만들어보고, 그냥 만들어보도록 아이들을 돕는다.
우드아울랩의 성공 비결은 비단 아이들의 관심사나 학부형의 교육적 욕구가 반영됐기 때문만은 아니다. 무료 이용이나 상시 운용만으론 설명이 부족하다는 말이다. 소사청소년센터는 2020년부터 한부모·다문화·저소득가정 등 취약계층뿐 아니라 일반 가정을 대상으로도 주말 방과후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주말에도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을 위한 것인데 경기도에서는 소사청소년센터가 유일하다.
창의·목공·마술·역사 등 모두 네 개 과목으로 운영되는 주말형청소년방과후아카데미에도 우드아울랩 프로그램이 적극 활용된다. 과목당 15명이 정원인데 모집할 때마다 추첨을 해야 할 정도로 신청자가 많다. 우드아울랩이 돌봄 역할까지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추첨에 떨어졌다고 상심할 필요는 없다. 상시 운영 중인 우드아울랩을 포함해 소사청소년센터의 대부분 공간이 개방적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독서·보드게임·포켓볼 등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1층 따르릉북카페와 스터디카페 스타일로 꾸며진 2층 꿈이소사도서카페가 대표적이다.
특히 따르릉북카페의 경우 청소년타임제(화~금요일 오후 6~9시, 토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가 적용돼 어른들 없는 아이들만의 안전한 아지트가 돼준다. 2017년 개관한 소사청소년센터는 처음부터 공간의 개방성에 가장 중점을 뒀다. 우드아울랩은 거기에 콘텐츠를 채워넣은 것이다.
“센터가 세워진 이곳은 원래 고물상 자리였어요. 지금은 아파트가 제법 들어섰지만 여전히 구도심에 속하는 곳으로 센터 개관 이전에는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 전무하다시피 했죠. 그래서 행사나 프로그램 등이 있을 때만 문이 열리는 딱딱한 공간이 아닌 아무 때나 와서 자유롭고 안전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활짝 열린 공간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이재우 지도사의 말처럼 센터의 다양한 공간은 “과제를 할 곳이 필요해요”, “시험기간인데 공부할 열람실로 쓸게요”처럼 적절한 요구만 있다면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다. 부모가 맞벌이인 경우 방과 후 2층 도서카페에서 숙제를 하고, 상상놀이터에 가서 드론을 날리고 3D펜으로 예쁜 캐릭터 인형도 만들며 놀다가 따르릉북카페로 가서 보드게임을 하거나 책을 보면서 부모가 퇴근할 때까지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도 제법 많다고 한다.
안전한 공간을 넘어 발전할 수 있는 기회까지 제공하고 있는 우드아울랩은 아이들을 위해 어떤 공간이 필요한지 좋은 모델이 되고 있다. 자세한 이용안내와 프로그램 신청 등은 소사청소년센터 누리집(www.bwyf.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강은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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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커올(www.makeall.com)은 전국의 메이커스페이스(공동 작업장)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온라인 통합 플랫폼이다.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창업진흥원이 운영하고 있다. 국민 누구나 인근의 메이커스페이스를 비교·검색하고 자신이 원하는 장비나 교육 프로그램들을 예약할 수 있다. 메이커스페이스는 시제품 제작부터 양산까지 지원하는 창업자들을 위한 전문랩과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메이커 입문 교육이나 창작 활동, 체험 프로그램 등을 제공하는 일반랩 등으로 나뉘는데 이용료 여부를 비롯해 지역·장비별로 상세하게 검색할 수 있어 무척 편리하다.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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