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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도 못 지키면 서해도 못 지킨다! 적이 가장 두려워 하는 부대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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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도 포격 13년
서북도서 사수! 해병대 연평부대

남북 간 해상 경계인 북방한계선(NLL)에서 남방 1.5㎞ 지점에 있는 대연평도(이하 연평도). 서해5도(백령도·대청도·소청도·연평도·우도) 중 북방한계선과 가장 가깝다. 인천항에서 소연평도를 거쳐 뱃길로 2시간 30분(145㎞, 직선거리 74㎞)을 가야 한다. 서울 광화문에서 직선거리로 113㎞, 황해남도 강령군 개머리 방사포 진지로부터 12㎞ 떨어져 있다. 위도는 경기 고양시 일산, 서울 도봉구와 같다.
인천 옹진군에 속한 연평도는 여의도 면적의 약 1.5배인 7.3㎢다. 주민 약 1500명과 군인, 군인 가족이 산다. 하루 두 번 인천을 오가는 배가 있지만 날씨가 좋지 않으면 운항하지 않는다.





천안함 피격 8개월 뒤 연평도 포격 도발
천안함 피격 사건(2010년 3월 26일) 8개월 뒤인 그해 11월 23일, 북한은 연평도를 기습 포격했다. 북한은 두 차례에 걸쳐 포탄 약 170발을 쏘았고 이 중 약 80발이 군부대와 민가에 떨어졌다. 6·25전쟁 이후 처음으로 벌어진 우리 영토에 대한 공격이었다. 북한의 도발로 우리 해병대 장병 2명(고 서정우 하사, 문광욱 일병)이 전사하고 16명이 다쳤다. 민간인은 2명이 사망하고 4명이 다쳤다.
3월 20일 연평도를 찾았다. 해무와 미세먼지가 뒤엉켜 오전 운항이 통제되는 바람에 한참을 기다렸다 오후 배를 타고 섬에 도착했다. 앞서 18~19일에는 배가 뜨지 못했다. 선착장과 민가를 잇는 연륙교 입구에는 제1연평해전 승전기념비가 있었다.
배에서 내려 가장 먼저 고 서정우 하사가 북한의 포탄 공격으로 산화한 곳으로 갔다. 연평도 포격전 당시 서 하사는 휴가를 떠나기 위해 선착장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포격이 시작되자 부대는 복귀 명령을 내렸다. 서 하사는 부대로 돌아오던 중 북한이 쏜 포탄에 맞아 숨졌다. 이날의 상흔을 나무 한 그루가 생생히 보여줬다. 폭발 충격으로 서 하사의 정모에 있던 해병대 마크(모표)가 나무에 박힌 채 보존돼 있다. 그 앞 도로변에는 움푹 파인 탄착 흔적이 남아 있다.
포격 13년이 지난 지금 피해 지역은 모두 복구됐다. 일부는 그날의 교훈을 남기기 위해 보존해놨다. 포탄 공격으로 파손된 민가 다섯 채가 모여 있는 곳에 지은 연평도안보교육장이 대표적이다. 세 채는 파손된 원형을 보존하고 기존에 두 채가 있던 자리에 2층 전시관을 지었다. 안보교육장 이명재 해설사가 연평도 포격전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포격받은 민가를 연평도안보교육장으로 활용
“당시 저는 PX(군용 매점)에서 일하고 있었어요. 육지에서 물품이 들어와 한창 짐을 풀고 있을 때였죠. 갑자기 쾅, 쾅 소리가 났어요. 너무 무서웠지만 피할 데가 없어 과자상자 옆에 숨었습니다. 제1연평해전, 제2연평해전을 이곳 연평도에서 모두 경험했지만 북한이 민간인까지 공격할 줄은 상상도 못했어요. 그날 사건으로 한동안 트라우마가 심했어요.”
전시관 2층으로 올라가 파손된 모습을 그대로 보존한 세 채를 내려다봤다. 이 해설사가 오른쪽 집을 가리키며 설명을 이어갔다.
“저 집에 살던 아주머니는 딸 덕분에 목숨을 건졌어요. 학원에 간 아이가 엄마한테 갑자기 전화해 ‘무섭다’며 ‘데리러 와달라’고 했대요. ‘해병대가 훈련하는 날이다, 아무 일 없다’고 달랬는데도 딸이 계속 울어서 문 밖으로 나선 순간 포탄이 거실로 떨어졌어요. 그 충격으로 몸이 튕겨 나갔지만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어요. 포격 이후 가족 모두 연평도를 떠났어요.”
연평도는 가파른 언덕을 중심으로 형성된 섬이다. 평지가 별로 없어 선착장 주변 좁은 지역에 민가가 몰려 있다. 북한은 군부대뿐만 아니라 민간인 거주지도 집중 포격했다. 건물 133동(전파 33동, 반파 9동, 일부 파손 91동)이 파손됐는데 불행 중 다행으로 북한이 쏜 포탄은 불발탄이 많았다.





북한 도발에 K-9 자주포로 응전
북한의 포격에 앞서 그날 해병대 연평부대는 호국훈련의 일환으로 연평도 서남쪽을 향해 해상사격훈련을 했다. 훈련이 종료되자 오후 2시 34분 북한은 개머리 방사포 진지에서 연평도를 향해 포격(1차)을 가했다. 해병 연평부대 포7중대는 즉각 K-9 자주포 세 문으로 응사했다.
오후 3시 12분 북한의 2차 포격이 시작됐다. 이에 연평부대는 자주포 네 문으로 응전했다. 해병대는 앞선 사격훈련으로 전력을 많이 소모한 상황에서도 악전고투했다. 적 10명이 사살되고 약 20명이 중경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진다.
연평도 포격전 이후 해병 연평부대에는 화력과 병력이 증강됐다. 자주포는 최신형인 K-9A1로 교체됐다. ‘천무’라는 별칭이 붙은 장거리 타격 다연장로켓(K-239)도 배치됐다. 드론과 같은 적 무인기 침투를 막기 위해 최신형 방공 무기인 ‘천호’도 있다. 사거리는 기존 벌컨포보다 1.6배 늘었고 분당 1200발을 쏠 수 있다. 해병 연평부대는 적이 도발하면 언제든 적을 초토화할 준비를 다 마쳐놓았다.
제8회 서해수호의 날을 맞아 연평도를 지키는 연평부대 장병을 만났다. 연평도 상공을 지키는 방공대장 조성택 소령(해병대 사관후보생 112기)이다. 2013년 임관해 올해로 11년 차다. 조 소령은 “군 복무를 제대로 한번 해보자는 각오로 가장 강인한 해병대에 지원했다”며 “군 생활을 거듭할수록 해병대를 택한 것은 최고의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조 소령은 아들이 태어난 지 7개월째인 2022년 11월 연평부대 배치 소식을 접했다. 그는 “아이와 함께할 수 없어 아쉬움이 있었지만 오히려 아내가 열심히, 잘하고 오라고 응원해줘 용기를 얻었다”고 했다.
연평부대 방공부대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대한민국과 전 세계를 잇는 관문인 인천국제공항이 위험해진다. 실제로 2022년 12월 26일 북한 무인기로 추정되는 물체가 군사분계선(MDL·휴전선) 일대에서 탐지돼 인천국제공항의 항공기 이륙이 1시간 동안 중단된 바 있다.
조 소령은 “적 무인기가 NLL을 넘어오면 더 빨리, 더 정확하게 타격해 현장에서 즉각 격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서해 최전선에서 조국 수호라는 숭고한 임무를 맡고 있어 스스로 명예롭다고 느낀다”며 “서해를 지키다 전사한 호국 영웅 55인의 정신을 이어받아 서북 도서를 절대 사수해 대한민국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2010년 11월 23일 북한의 포격 도발에 맞서 K-9 자주포로 응전한 부대는 해병 연평부대 포병대대 소속 포7중대다. 포7중대는 ‘국가대표 포7중대’라는 별칭이 있다. 연평도 포격전 당시 포7중대를 지휘했던 김정수 중령(당시 대위)이 붙인 이름이다.
포7중대장을 맡고 있는 황창선 대위(학군 61기)는 해병대의 상징인 빨간 명찰에 이끌려 해병대 장교가 됐다. 포항 해병 1사단에서 근무하다가 2022년 5월 연평부대로 왔다. 군 생활 8년 차다.
황 대위는 연평부대 포7중대장에 임명됐다는 소식을 듣고는 “역사와 전통이 빛나는 포7중대 지휘관을 맡게 돼 큰 부담을 느꼈다”면서도 “일전불사를 각오하며 밤낮없이 작전 대비 태세를 유지하는 연평부대 장병들을 보며 막중한 책임감과 사명감을 갖게 됐다”고 했다.






연평부대는 적의 목을 겨누는 비수
그는 “연평도는 지리적 특성상 ‘적의 목을 겨누는 비수’와 같은 존재”라며 “포7중대 전 장병은 ‘지금 당장 싸운다(Fight Right Now)’는 각오로 ‘적이 가장 두려워하는 부대’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굳건한 결전 태세로 선배 해병들이 이룩한 승리의 영광을 계승해 싸우면 반드시 승리해 필승 해병대 전통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국가전략기동군’인 해병대는 서해5도에 모두 배치돼 있다. 이들의 평시 임무는 해안 경계 작전이지만 유사시에는 적을 위협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군사 전문가들은 “해병대가 서해5도에 주둔함으로써 북한군은 우리 해병대가 상륙작전을 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방어에도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며 “해병대는 북한군을 묶어놓는 역할도 한다. 북한으로서는 무서운 존재다”고 말했다.
해병 연평부대 관계자는 “연평도를 지키지 못하면 서해를 지킬 수 없고, 서해를 지키지 못하면 대한민국이 위험해진다”며 “연평부대 전 장병은 굳건한 작전대비 태세와 투철한 정신 전력(국가관, 대적관, 안보관)을 바탕으로 연평도를 수호하고 유사시에는 반드시 적을 격퇴해 국민과 대한민국을 지킬 것”이라고 했다.

이경훈 기자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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