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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방치된 홍보관이 모험 동산으로 주말마다 오픈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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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실내놀이터의 롤 모델 ‘파주놀이구름’
파주놀이구름을 찾아가는 길은 신도시다웠다. 직선으로 죽죽 뻗은 도로 옆으로 고층 아파트가 즐비했다. 게다가 파주놀이구름이 자리잡고 있는 49만여㎡(15만 평)의 운정호수공원에는 크기가 짐작되지 않을 정도로 큰 호수가 2개나 있었다. 그중에서도 파주놀이구름이 가장 압도적이었다. 알록달록한 정문 파사드(건축물의 주된 출입구가 있는 정면부)의 거대한 규모는 “여기가 어린이 실내놀이터라고?” 하는 감탄이 절로 나왔다. 하지만 놀라기엔 너무 일렀다. 파주놀이구름의 관문인 거대 미러볼 모양의 하늘언덕 입구에서 문이 열리길 기다리다 보면 입이 벌어진다.
경기 파주시 와동동 일원의 운정호수공원 안에 위치한 파주놀이구름은 실내 놀이문화공간이다. 일종의 대형 키즈카페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일반 사설 업체와 달리 파주시가 직접 조성한 공간이라는 점이 다르다. 파주놀이구름은 원래 운정신도시 홍보관(유비쿼터스 파크)이었다. 2007년에 개관했으나 신도시가 속속 완공되면서 2010년 휴관한 이후 무려 10년간 방치됐다. 홍보관은 운정호수공원의 핵심시설이었기에 미술관, 전자도서관, 인터넷카페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이 검토됐다. 그러나 예산과 사업 아이템 부족으로 번번이 무산됐다.
파주시는 젊은 부부가 많이 거주하는 신도시의 특성과 아이들이 안전하게 놀 수 있는 놀이공간이 부족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어린이가 살기 좋은 도시의 핵심은 안전한 놀이공간이 많은 곳이라 판단하고 홍보관을 어린이 놀이시설로 활용하기로 했다. 마침 2020년 10월 파주시의 ‘수변생태 공원 재생사업’이 ‘새로운 경기 First 정책공모’ 대상에 선정되면서 예산까지 확보해 파주놀이구름으로의 변신은 속도를 낼 수 있었다.





아이들을 부르는 풍부한 콘텐츠 가득
파주놀이구름은 2021년 10월 정식 개장했다. 반응은 뜨거웠다. 개장 4개월 만에 8만 9000여 명이 다녀갔을 정도다. 아직 만 2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파주는 물론 일산, 김포, 인천 등 경기 서북부를 대표하는 어린이 실내 놀이문화공간으로 톡톡히 자리매김했다.
파주놀이구름은 아이들이 꼭 가보고 싶고, 또 가고 싶은 곳이 됐다. 이런 성공은 어디서 기인하는 것일까? 바로 콘텐츠다. 파주시는 한국교육방송공사 EBS와 손잡고 어린이 맞춤형 테마파크로 공간을 꾸몄다. 파주놀이구름에는 방구대장 뿡뿡이, 모여라 딩동댕 히어로 번개맨, 장난꾸러기 도깨비 뚝딱이 등 EBS의 콘텐츠와 캐릭터가 가득하다. 아이들에게는 방송 프로그램에서나 보던 캐릭터 친구들을 직접 만나는 곳인 셈이다. 마치 TV 속으로 들어온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지상 2층 연면적 4697㎡ 규모의 공간은 EBS 콘텐츠와 캐릭터를 접목해 ▲하늘언덕 ▲구름우물 ▲환상의숲 ▲꿈의마을 ▲모험의세상 ▲바람골짜기 ▲반딧불이길 ▲무지개호수 등으로 구성돼 있다. 시작은 앞서 소개한 ‘하늘언덕’이다. 5314개 거울이 있는 거대한 미러볼을 통해서 꿈과 환상의 나라, 파주놀이구름으로 들어갈 수 있다. 하늘언덕 안으로 들어가면 ‘구름우물’이 나온다. 예로부터 우물이 많았던 파주 운정신도시의 지역적 콘텐츠를 이용해 우물 모양으로 공간을 꾸몄다. 이곳에서 뚝딱이의 안내로 모험이 시작된다. 이곳의 문은 아무 때나 열리지 않고 짧은 영상을 보면서 주문을 외워야만 열리기 때문에 아이들은 입구에서부터 진짜 모험을 떠나는 것처럼 한껏 들뜬다.



미디어 폭포부터 빙하탐험까지!
구름우물에서 ‘뚝딱’ 주문을 외우면 화려한 그래픽과 함께 오색찬란한 빛이 가득한 무지개동굴로 들어가는 문이 열린다. 신비한 동굴을 지나면 ‘환상의숲’이 나온다. 놀이행성의 신비한 숲속에 펼쳐진 인터랙티브(쌍방향) 멀티미디어존이다. 아이들의 손짓과 발짓에 반응하는 화려한 미디어 폭포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아이들은 미디어 폭포를 보자마자 붙잡을 새도 없이 뛰어 들어간다.
다음 공간은 캐릭터들이 사는 ‘꿈의마을’이다. 뚝딱이하우스에서 벨을 눌러보고 우체국에서는 우체부 야호와 함께 꾸민 엽서를 직접 우체통에 넣어본다. 꿈의마을에서는 오전 10시 30분을 시작으로 하루 8번 뿡뿡이, 뚝딱이, 번개맨 등 캐릭터 퍼레이드가 진행된다. 퍼레이드 일정은 공식 누리집과 안내 팸플릿 등에 자세히 나와 있으니 우리 아이가 좋아하는 캐릭터가 나오는 시간을 잘 체크해보자. TV에서나 보던 캐릭터를 직접 만날 수 있어 아이들의 반응이 가히 폭발적이니 말이다.
‘모험의세상’은 파주놀이구름의 메인 공간이다. 광산, 화산, 빙하 등 다양한 자연의 지형을 본뜬 거대한 놀이터다. 아이들은 이곳에서 본격적으로 뛰어놀 수 있다. 초대형 볼풀강에 둘러싸인 거대한 화산 미끄럼틀을 타고, 네모난 모양의 스펀지 돌을 쌓아둔 광산 구석구석을 탐험한다. 지그재그 오색 거미줄 사이를 신나게 누비는가 하면 구불구불하고 말랑말랑한 빙하도 탐험한다. 정각마다 프로젝션 맵핑(대상물에 빛으로 이뤄진 영상을 투사해 다른 것처럼 보이게 하는 기술) 공연이 열리기도 한다. 화려한 색감의 프로젝트 맵핑 영상은 재미뿐 아니라 흠뻑 땀 흘리고 놀던 아이들에게 잠깐의 휴식이 된다.







재미와 안전, 두 마리 토끼 모두 잡아
파주놀이구름의 성공을 이끈 것이 재미라면 성공을 뒷받침한 것은 안전이다. 아무리 신나게 놀 수 있는 공간이라도 안전이 담보되지 않으면 환영받을 수 없다. 파주놀이구름은 놀이공간마다 이용 시 안전수칙 및 주의사항, 또 시설이나 기구의 재료까지 자세히 설명하는 안내문을 부착해놨다. ‘모험의세상’에 있는 네모네모 광산의 경우 ‘쿠션이 미끄러워 밟고 넘어질 수 있으니 주의하라’는 문구와 함께 ‘쉽게 들고 옮길 수 있도록 가볍게 제작된 쿠션’이라면서 ‘색이 밝을수록 가볍다’고 알려주는 식이다.
놀이공간마다 이용가능 연령 및 보호자 동행 여부도 안내한다. 놀이기구 특성에 따라 안전모 등도 꼼꼼하게 비치해놨다. 파주놀이구름의 이용안전수칙만 잘 살펴봐도 놀이시설 안전성의 기본은 통달할 수 있을 정도다. 안전을 위해 동시 입장객을 동행 부모를 포함해 300여 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때문에 주말이나 휴일 같은 경우 대기 시간이 1시간 이상 걸릴 때도 있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파주놀이구름 옆으로 책방이 있는 대형 파주놀이구름카페도 있다. 공원 내 호수를 따라 산책을 해도 좋고 잔디들판에서 뛰어놀면 된다. 기다리는 시간마저 즐겁다.
이용요금은 소인(24개월~13세 이하) 기준 기본 2시간 당일권이 1만 5000원으로 초과 시간 10분당 1000원씩 추가 결제된다. 자세한 내용은 파주놀이구름 누리집(www.pajunoligoorm.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강은진 객원기자


박스기사
여긴 안전할까? 어린이 놀이시설 안전 체크



□ 바닥의 두께는 추락의 충격을 흡수할 수 있도록 15㎝ 이상이어야 하니 살펴보세요.
□ 좋은 바닥은 톱밥이나 짚, 잔디나 흙, 아스팔트나 콘크리트 순이에요.
□ 울타리가 보호자의 시야를 막는 건 아닌지 확인해보세요.
□ 손잡이나 보호 장치가 제대로 돼 있는지 살펴보세요.
□ 돌출부위, 이음새의 처리가 제대로 돼 있는지 확인하세요.
□ 표면은 갈라지거나 거친 부분이 없어야 해요. 돌출된 못, 튀어나온 와이어로프(쇠밧줄) 끝 부위, 날카로운 모서리 끝이 있는 부품이 있는지 확인하세요.
□ 결함 부위는 안전폼(스펀지 등)으로 감싸져 있어야 해요.
□ 그네를 이용하는 어린이들의 시선이 타는 방향으로만 유지할 수 있도록 담이나 울타리를 최소 공간 밖에 설치했는지 확인하세요.
□ 미끄럼틀의 출발 지점에 접근하기 위한 사다리, 계단 등이 안전한지, 구조물들이 아이들의 옷에 걸리지 않게 설계돼 있는지, 표면은 매끄러운지, 도착지점 앞으로 안전하게 도착해 아이가 일어설 수 있는 공간은 충분한지 등을 확인하세요.
□ 시소를 탈 때 잡을 만한 손잡이가 있는지, 잡기는 편한지, 시소의 충격을 완화하는 장치는 안전한지, 너무 딱딱해 위험하지는 않은지 확인하세요.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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