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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고지신:향수와 새로움 사이 유행은 돌고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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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를 풍미했던 만화 〈슬램덩크〉가 전성기 못지않은 인기를 다시 누리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3월 13일 기준 누적관객 400만 6845명을 기록했다. 개봉한 지 두 달이 지났음에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국내 개봉한 일본 애니메이션 중 관객이 400만 명을 넘은 작품은 이 영화가 최초이자 유일하다.
관객 연령대도 흥미롭다. ‘슬램덩크 세대’가 아닌 10대와 20대도 이 영화를 소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CGV에 따르면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개봉 첫 주인 1월 7일에는 10대 1%, 20대 11%, 30대 43%, 40대 36%로 슬램덩크 세대가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하지만 최근 연령대별 관객비중은 20대 26.1%, 30대 33.6%, 40대 26.8%로 20대 이하 관객 수가 두 배 이상 늘었다. 슬램덩크에 열광하는 사람들은 스스로 ‘슬친자(슬램덩크에 미친 사람)’라 부르며 관련된 콘텐츠를 찾아보는 것은 물론 굿즈(팬 상품)를 사기 위해 오픈런(매장이 문을 여는 순간 바로 입장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세대불문 ‘슬친자’ 양산한 슬램덩크 신드롬
출판 시장도 호황을 맞았다. 인터넷 서점 예스24에 따르면 만화책 <슬램덩크 챔프>가 영화가 개봉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했다. 출판사 대원씨아이 측은 영화가 개봉한 지 두 달 여 만에 만화책이 총 100만 부 팔렸다고 밝혔다.
과거 큰 사랑을 받았던 콘텐츠가 다시 사랑받는 것은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처음이 아니다. 2022년 세대를 불문하고 ‘띠부띠부실(뗐다 붙였다 하는 스티커)’ 모으기 열풍을 일으켰던 ‘포켓몬스터빵’은 1월 8일까지 1억 1500만 개를 판매했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양산빵 단일 제품 중 연간 판매량 1억 개를 넘은 경우는 삼립호빵 이후 포켓몬스터빵이 첫 사례다.
2000년대 10대와 20대 사이에서 큰 사랑을 받은 캐릭터 ‘마시마로’도 돌아왔다. 우리 토종 캐릭터인 마시마로는 ‘엽기토끼’라는 별칭으로도 유명하다. 2000년 김재인 작가가 플래시 애니메이션에 등장시키면서 유명세를 탔다. 마시마로 캐릭터 상품은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 해외에 수출되기도 했다. 한국 캐릭터 상품이 해외로 수출된 경우는 마시마로가 처음이다.
마시마로는 이랜드가 운영하는 패션 브랜드 ‘스파오’, 오비맥주의 ‘카스 화이트’에서 한정판 굿즈로 출시됐다. 커피 프랜차이즈 ‘엔제리너스’는 마시마로와 딸기를 활용한 신제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현대백화점에서 진행한 전시 <마시마로 전, 만년 동안 사랑해>는 SNS(누리소통망)에서 화제가 됐다.
<슬램덩크>, <포켓몬스터>, 마시마로는 기존의 콘텐츠를 넘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뿐 아니라 사회현상이 될 만큼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이처럼 옛 콘텐츠가 새로운 생명력을 가지고 돌아온 현상을 ‘콘고지신’이라고 명명했다. 콘고지신은 ‘콘텐츠’와 사자성어 ‘온고지신(溫故知新)’의 합성어다.



레트로와 같은 듯 다른 콘고지신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23년 콘텐츠 산업 전망 키워드 10가지’ 중 하나인 콘고지신은 콘·텐츠 IP(Intellectual Property Rights·지식재산권)로 세대와 장르, 형식을 넘어선 전략적인 활용을 뜻한다. 콘고지신은 복고나 레트로와는 차이가 있다. 복고와 레트로가 10~20대 취향에 대한 경향을 말하는 용어라면 콘고지신은 전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하나의 콘텐츠가 전 세대를 포괄하는 방식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콘고지신 현상이 발생했다고 분석한다. 향수에 젖은 X세대(1970~1979년생)와 과거 콘텐츠에 호기심을 느끼는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생)의 취향을 동시에 저격했다는 것이다.
과거 콘텐츠를 경험해보지 못한 Z세대가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로 콘텐츠를 쉽게 볼 수 있는 것 역시 콘고지신 현상에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OTT 플랫폼 ‘왓챠’에 따르면 영화 개봉 이후 애니메이션 <슬램덩크> 시청시간이 12.8배 증가했고 시청자수는 11.2배 늘었다.
하나의 콘텐츠가 오래도록 사랑받기 위해서는 즐길거리가 풍성해야 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콘고지신 현상이 지속되려면 후속 콘텐츠가 중요하다. 진흥원은 ‘2023년 콘텐츠 산업 전망 키워드 10가지’에서 후속 콘텐츠를 통해 오래도록 사랑받는 지식재산권에 대한 예시를 들었다. 2019년 방영된 드라마 <아스달 연대기>는 게임으로 출시됐다. 또한 천계영 작가의 웹툰 <좋아하면 울리는>은 넷플릭스 드라마로 제작됐을 뿐 아니라 2022년 예능 프로그램으로도 제작돼 화제가 됐다.
잘 만든 콘텐츠는 단발적 관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시대를 넘어 꾸준하게 사랑받는다. 오래도록 사랑받는 콘텐츠는 안정된 수익을 낼 수 있다. MZ세대에게는 호기심을, X세대 이상에게는 향수를 자극할 또 다른 콘텐츠가 기다리고 있다. 5월에는 TV 애니메이션으로 큰 사랑을 받은 <아기공룡 둘리> 극장판이 재개봉을 앞두고 있다. 수사물의 시초로 꼽히는 드라마 <수사반장>도 〈수사반장 1963〉으로 돌아온다. 이들이 콘고지신의 열풍을 이어갈 수 있을까?

조이현 객원기자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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