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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반과 서민의 문화 한데 어우러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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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순섭 명창이 고수의 장단에 맞춰 판소리 무대를 펼치고 있다.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가 2022년 6월 ‘판소리가 중국 문화유산? 이게 무슨 소리!’라는 제목의 누리소통망(SNS) 포스터를 한국어와 영어로 제작해 게시했다. 반크는 중국 바이두백과(중국 최대 포털 바이두가 운영하는 일종의 위키백과) 등의 누리집을 확인하면 판소리가 조선족 문화유산이어서 중국 문화유산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판소리 소유권이 중국에 있다는 주장은 유네스코 기록만 보더라도 어불성설이다. 1964년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돼 보존·전승된 판소리는 2003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다. 더 무슨 설명이 필요할까. 최근 김정민 명창이 이탈리아 밀라노 3대 극장으로 꼽히는 달베르메 극장에서 적벽가 완창 공연을 하는 등 판소리가 우리나라 전통의 소리로 세계화하는 추세에도 부합하지 않는 이야기다.

17세기 서남지역 굿판에서 유래 추정
판소리는 ‘판’과 ‘소리’의 합성어다. 흔히 ‘판을 깐다’고 할 때처럼 여러 사람이 모인 장소라는 의미의 ‘판’에 노래를 뜻하는 ‘소리’가 더해진 말이다. 판소리에선 소리꾼이 북을 치는 고수의 장단에 맞춰 창(노래)과 아니리(말), 너름새(몸짓)를 적절히 섞어 구연한다.
판소리의 정확한 시작은 알려지지 않지만 대체로 17세기 우리나라 서남지역 굿판에서 벌어진 무당의 읊조림을 새롭게 표현하면서 유래된 것으로 보고 있다. 판소리에 등장하는 인물과 배경, 시대 상황 등도 대체로 조선시대에 뿌리를 두고 있다.
지금까지 발견된 판소리 사설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은 영조 30년(1754) 유진한이 한시로 적은 만화집에 수록된 다. 는 200구의 한시로 된 춘향가로 현재까지 알려진 춘향전 이본 중 가장 오래됐다.
대중예술인 판소리는 소리꾼과 고수뿐만 아니라 청중의 적극적인 참여로 완성된다. 반드시 극에 호응하는 관객이 있어야 판소리가 성립한다. 판소리 3대 요소에 관객이 포함되는 이유다. 판소리의 사설 기능은 바로 관객의 호응을 유도하는 데 있다.
창과 아니리로 구성된 판소리는 레치타티보(대사 형식의 노래)와 아리아(서정적 가락의 독창곡)로 이뤄진 서양의 오페라와 곧잘 비교되는데 오페라는 특정 작곡가가 있지만 판소리는 여러 참여자의 소리가 모여 완성되는 장르라는 점에서 그 예술적 가치가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내용 면에서 판소리는 양반과 서민의 사고 및 문화가 한데 어우러진 전통을 지니고 있다. 민중이 구경꾼이고 광대가 연희자인 판소리는 솔직하고도 해학적인 인간관과 미의식을 담고 있다. 하층집단이 제작했어도 양반사회는 물론 왕실에서도 유행했다. 모흥갑이라는 명창은 조선시대 헌종 때 궁중으로 초대돼 적벽가를 불러 그 소리에 감동한 헌종이 명예직이기는 하지만 종2품 벼슬을 하사하기도 했다.

▶고 성창순 명창이 창덕궁 낙선재 앞마당에서 심청가를 부르고 있다.│ 문화재청

지역 특성과 계보 따라 창법 달라
판소리는 지역적 특성과 전승 계보에 따라 창법이 다르다. 전라도 동북지역과 서남지역의 판소리는 각각 동편제와 서편제라고 부른다. 서편제는 1993년 최초로 관객 100만 명을 돌파한 임권택 감독의 영화 제목으로 익숙하다.
경기도와 충청도 판소리는 중고제로 불린다. 남성적인 동편제는 맑고 씩씩한 느낌의 우조를 많이 쓰고 발성을 무겁게 하며 소리의 끝을 탁탁 끊는다. 기교를 많이 부리지 않는 창법을 사용해서 템포가 빠르고 발림(소리의 극적 전개를 돕는 몸짓이나 손짓)이 적다.
여성적인 서편제는 슬프고 애절한 느낌의 계면조를 많이 쓴다. 소리의 꼬리를 길게 늘어뜨리고 기교와 수식이 많다 보니 박자가 느린 대신 발림이 넉넉하고 많다. 그래서 서편제가 동편제보다 소리꾼과 고수의 연행적 요소가 발달했다. 책을 읽듯이 담담한 맛의 중고제는 감정이입을 최소화한 소박한 느낌으로 목소리가 풍부한 소리꾼이 부르기 좋은 판소리로 분류된다.
판소리 발생 초기엔 한 마당이 길지 않아 판소리 열두 마당이라고 해서 춘향가와 심청가, 수궁가 등이 체계 없이 전승됐다. 그러다가 조선시대 판소리 작가인 신재효가 충·효·의리·정절 등 시대의 가치관을 담은 심청가와 적벽가, 춘향가, 수궁가, 흥보가, 변강쇠타령 등 여섯 마당으로 정리해 판소리의 창극화와 함께 판소리 사설을 집대성했다.
오늘날엔 변강쇠타령을 제외한 다섯 마당이 전해진다. 판소리의 대표 격인 춘향가는 사설의 문학성이나 소리의 음악성에서 가장 예술성이 높다. 사설의 길이도 가장 길어서 한 마당을 모두 부르는 데 짧은 건 5시간, 긴 건 8시간이 걸린다.

김정필 기자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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