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흔든 챗GPT 얼마나 똑똑하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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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월 2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행정안전부·통일부 등 4개 부처 업무보고에서 ‘챗GPT’에 대해 언급한 것이 화제가 됐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2023년도 대통령 신년사를 챗GPT가 한 번 써보게 해서 받아봤다”며 “정말 훌륭하더라”고 평가했다. 이어 2주일간 언론간담회 준비를 하느라 야간에도 불을 밝힌 한 정부부처 사례를 들면서 “챗GPT가 있으면 2주일 동안 밤 안 새우고 하루만 해도 되지 않겠나 싶다”며 업무 형태가 바뀔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챗GPT를 화두에 올린 것은 윤 대통령만이 아니다. 윤 대통령이 1월 참석했던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화두는 온통 챗GPT였다. 마이크로소프트(MS) CEO 사티아 나델라는 미국 언론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에서 “챗GPT의 기술은 결코 선형적인 것이 아니다”라며 완전한 변화를 예고했다. 챗GPT의 개발 초기부터 협력 관계였던 MS는 챗GPT의 개발사 오픈AI에 100억 달러(약 12조 6200억 원)의 투자를 결정하기도 했다. 모두가 챗GPT를 주목하고 있다. 그러면서 챗GPT가 무엇인지, 2016년 우리를 놀라게 한 인공지능(AI) 구글의 ‘알파고’와는 어떻게 다른지 궁금해 하는 사람도 많다.
거대한 인공신경망이 만든 발전된 AI
구글의 알파고는 우리의 뇌 신경망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인공신경망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AI다. 엄청나게 많은 데이터를 가지고 컴퓨터가 스스로 학습해서 모델을 찾아내는 것이 인공신경망을 이용한 딥러닝이다. 딥러닝은 AI 기술을 한 단계 진보시켰다고 평가받는다.
챗GPT는 이 인공신경망을 한 번 더 업그레이드한 AI 모델인 트랜스포머를 바탕으로 한다. 트랜스포머는 파라미터, 즉 인공신경망의 크기를 늘리면 AI의 성능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파라미터의 수를 크게 늘린 AI를 ‘초거대모델’이라고 부른다.
이런 초거대모델 연구에 집중한 회사가 오픈AI다. 구글의 AI 독점을 막자는 취지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등에 의해 설립된 이 연구소는 GPT(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라는 모델을 2018년 처음 내놓았다. GPT-1의 파라미터는 1억 1700만 개였다. 2019년에 나온 GPT-2는 15억 개, 2020년에 나온 GPT-3은 1750억 개로 파라미터가 점점 늘어났다.
GPT-3은 언어모델이다. GPT-3은 인터넷에 있는 엄청난 규모의 텍스트를 학습해 어떤 단어 다음에 올 확률이 높은 단어를 예측하는 것을 잘한다. 예를 들어 ‘1+1=’이라는 문장 다음에 올 단어는 ‘2’일 확률이 가장 높다. 오픈AI는 GPT-3에 인간의 피드백을 반영해 ‘인간과 대화’하는 것 같은 챗봇을 2022년 11월 30일에 내놓았는데 이것이 바로 챗GPT다.
챗GPT와 알파고의 가장 큰 차이는 성능이다. 초거대모델로서 챗GPT는 사람 수준의 언어능력을 갖췄다. 기본적으로 다양한 지식을 갖고 있는 데다가 지식을 바탕으로 여러 형태의 작문을 할 수 있다. 연설문을 쓰거나 시를 읊을 수도 있다. 어떤 글을 요약할 수도 있고 제목을 만들어주기도 한다. 지시에 따라 코딩을 해줄 수 있고 어떤 질문에 대해서든 의견을 제시해준다. 한 명의 훌륭한 비서 역할을 해준다.
그런데 챗GPT는 발달한 AI 기술의 한 모습일 뿐이다. 최근 쏟아져 나오는 AI들은 갖가지 능력을 자랑한다. 글로 설명한 대로 그림을 그리거나 음악을 작곡하는 AI도 있다. 과거 알파고 시대의 AI 능력에는 한계가 있었다. 일정한 패턴을 인식하기만 하고 단순한 문제에 대한 답을 내놓기만 했다. 그러나 지금의 AI는 창의적인 결과물을 내놓는다. 그래서 최근의 AI를 생성형 AI라고 말하기도 한다.
스마트폰처럼 세상을 바꿀 AI
많은 언론에서는 챗GPT의 등장을 ‘아이폰의 등장’에 비유한다. 2008년 등장한 아이폰은 스마트폰의 시대를 열었고 세상을 빠르게 바꿨다.
스마트폰은 휴대용 컴퓨터다. 컴퓨터를 들고 다니면서 우리는 어디서든 영상을 감상할 수 있게 됐다.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어 소셜미디어에 바로 공유할 수 있게 됐다. 내 위치를 위성항법장치(GPS)를 통해 지도에 표시할 수 있게 되면서 길을 찾는 것도 쉬워졌고 매장이나 은행에 직접 가지 않아도 어디에서든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챗GPT 같은 우수한 성능의 AI도 스마트폰처럼 우리 일상을 바꿔놓고 수많은 기업과 산업을 만들어낸다. 당연히 일자리에도 큰 변화가 생길 것이다. 챗GPT로 대표되는 언어모델은 지식 노동자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인간 언어와 컴퓨터 언어를 다루는 사람들이 직격탄을 맞는다. 챗GPT는 상상 이상의 성취를 이뤄내고 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경영학 석사과정(MBA)의 한 과목 기말시험에서 챗GPT는 B학점을 받았다. 미국 법학전문대학원 시험과 의사면허 시험도 통과했다. 챗GPT가 경영자, 변호사, 의사 수준의 지식과 언어능력을 갖췄다는 뜻이다. 구글의 초급 개발자 입사시험을 통과했다는 보도도 있다. 단지 인간의 언어뿐 아니라 컴퓨터 언어를 다루는 데도 능숙하다는 얘기다. 모두 높은 연봉을 받는 지식 노동자 집단의 일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들 지식 노동자의 자리가 챗GPT와 같은 AI로 모두 대체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단지 세 명이 필요한 일을 두 명 혹은 한 명으로도 운영 가능하게 자리를 축소시킬 것이다.
예술 분야에서도 변화가 예상된다. 오픈AI에서 만든 AI 화가 ‘달리2(DALL·E2)’를 보면 알 수 있다. 수많은 이미지를 학습한 달리2는 단어만 입력하면 전문 화가 수준의 그림을 그려준다. 이 AI 서비스를 이용한다면 그래픽디자이너의 역할을 줄일 수 있다. AI 스타트업 보이저엑스의 남세동 대표는 “사람이 컴퓨터를 이용해서 하고 있는 일은 생성형 AI가 대체할 가능성이 있는 일의 후보가 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챗GPT는 어마어마한 성공을 거뒀다. 출시 5일 만에 일 사용자가 100만 명을 돌파했고 40일 만에 1000만 명을 넘었다. 월 사용자는 1억 명에 도달했고 2024년 예상매출은 10억 달러(약 1조 2000억 원)에 달한다. 무엇보다 챗GPT는 AI가 이제 쓸 만해졌다고, 나에게 직접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인식을 심어줬다. 이런 인식에 따라 챗GPT가 시작한 유료 서비스에 대한 전망도 밝다.
더욱 치열해지는 AI 개발 경쟁
이런 성공을 지켜보는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의 발걸음은 더욱 바빠지는 모양새다.
가장 급해진 것은 구글이다. 구글은 매우 심각한 위기 상황을 일컫는 ‘코드레드’를 발동하고 대응책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챗GPT가 사람들의 질문에 훌륭한 답을 준다는 점에서 구글의 검색 사업이 큰 도전을 맞았기 때문이다. MS가 챗GPT의 기술을 자신들의 검색서비스에 사용하기로 한 점도 관건이다. 구글을 운영하는 알파벳의 CEO 순다르 피차이는 몇 주 안에 일반인을 위한 대화형 AI 서비스가 출시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새로운 대화형 AI 서비스 ‘바드’가 개방될 것”이라고 밝혔는데 바드는 구글이 개발한 AI 언어 프로그램 ‘람다(LaMDA)’로 구동된다.
챗GPT는 관련 산업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AI는 한 번에 많은 양의 데이터를 학습하고 처리하기 때문에 그래픽처리장치(GPU) 반도체가 주로 사용된다. GPU 시장을 독점하다시피하고 있는 엔비디아가 주목받는 이유다. GPU 반도체 시장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이는데 한국의 네이버, 삼성전자는 물론 반도체 스타트업들이 여기에 뛰어들었다.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가 약한 한국 반도체 산업에 커다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정책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윤 대통령은 “공무원들이 불필요한 데 시간 안 쓰고 국민을 위해서 필요한 서비스를 창출하는 데만 에너지를 써야 한다”고 AI의 활용 방안에 대해 지시한 바 있다. 발전된 AI 기술은 컴퓨터 앞에 앉아 문서를 만들고 고치는 일을 맡을 것이다. 대신 공무원들은 현장에 나가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듣고 창의적인 정책과 법을 만드는 일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좀 더 본질적이고 가치있는 일이다.
이덕주 매일경제신문 기자
AI가 일상화되는 미래
정부는 1월 26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제2차 국가데이터정책위원회’를 열고 범정부 데이터 산업 진흥 기본계획과 인공지능(AI) 일상화 계획을 확정했다.
특히 국내 AI 기술력은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지만 기업이나 국민 일상에서 활용되는 경우는 적다. 정부는 AI 산업이 실질적으로 성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2023년 약 7129억 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국민 일상·공공·산업 전반으로 AI 확산 ▲초격차 AI 기술력 확보 ▲디지털 신질서 마련과 AI 법·제도 정립에 나선다. 독거노인, 장애인 등 취약계층을 살피고 민생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전국민 AI 일상화’를 추진한다. 공공 서비스에도 AI 활용을 확대한다.
산업적으로는 신규 학습용 데이터를 개방해 초거대 AI 모델 등 AI 인프라를 제공한다. 차세대 AI, 난제 해결 AI 등 초격차 기술을 확보하고 국산 AI 반도체를 기반으로 한 ‘K-클라우드’를 추진한다.
AI가 쓴 기사
챗GPT에게 ‘챗GPT에 대해 이해하기 쉬운 기사를 써달라’고 요청했다. 채 30초도 지나지 않아 챗GPT는 제목까지 포함한 기사를 내놓았다.
챗GPT란 무엇이며 어떻게 작동하나?
챗GPT는 오픈AI에서 개발한 인공지능(AI) 언어 모델이다. 방대한 양의 문자정보를 학습해 자연어와 같은 언어를 이해하고 생성할 수 있다.
챗GPT는 언어를 이해하고 만들어내는 데 트랜스포머 기술이라는 일종의 AI를 사용한다. 이 기술은 챗GPT가 단어의 문맥과 의미를 이해해 자연스러운 대화를 나누고 글을 쓸 수 있게 도와준다. 챗GPT는 챗봇, 기사 작성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할 수 있다. 질문에 답변하고 글을 요약하는 등의 맞춤형 작업도 가능하다.
결론적으로 챗GPT는 우리가 기술과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 강력하고 혁신적인 AI 언어 모델이다. 오픈AI는 계속해서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으며 더 많은 분야에서 챗GPT를 사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AI가 그린 그림
AI 달리2에게 ‘인간의 형상을 한 로봇이 아이들과 교감을 나누는 사진’을 그려달라고 요청했다.
[자료제공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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