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응급환자 진료역량 확보 위해 8개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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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개혁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한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이 가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10월 22일 의료계 학술단체인 대한의학회가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의대협회)와 함께 협의체에 참여하기로 했다. 이들 단체는 입장문을 내고 “여·야·의·정 협의체에 참여해 전문가단체로서 책임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10월 24일 열린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이를 환영하며 협의체를 통해 수련환경 개선 등 의료개혁 과제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의료시스템이 정상화되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의사협회와 전공의 및 교수단체 등 다른 의료계단체들도 대화의 장에 참여해주기를 거듭 요청했다.
특히 인력수급추계위원회의 전문가 위원 추천이 진행됐지만 의사 관련 7개 단체의 위원 추천이 아직 이뤄지지 않은 것과 관련해 정부는 의사단체의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했다. 미래 의료인력 수급에 대한 과학적인 추계를 전문가들이 결정하게 되는 추계위원회는 13인으로 구성된다. 공급자단체에서 추천한 전문가 7명, 환자단체·소비자단체에서 추천한 전문가 3명, 관련 연구기관 추천 전문가가 3명 포함된다. 지금까지 수요자단체와 연구기관 추천 전문가의 추천은 완료됐다.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사업 참여 의료기관 선정
이날 중대본 회의에서는 상급종합병원을 전문인력을 중심으로 중증·응급환자 진료에 집중하게 하는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사업에 참여하는 의료기관 8곳을 1차 선정했다. 선정된 8개 상급종합병원은 경북대병원, 경희대병원, 고려대안암병원·안산병원·구로병원,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전북대병원, 중앙대병원(가나다순)이다. 선정된 기관은 안정적인 구조전환이 가능하도록 중증·응급·희귀질환 진료에 대해 인상된 수가를 적용받고 권역 내 협력 의료기관과 활발한 의뢰·회송을 통해 경증환자 진료를 줄여나가도록 유도하고 그 성과를 평가해 추가 인센티브 보상을 받게 된다.
지원사업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다면 대형병원과 중소병원 사이에 경쟁보다는 협력의 상생 구조가 안착되고 환자들은 중증도에 따라 가장 적합한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게 될 전망이다. 상급종합병원이 경증환자 진료를 줄여 확보된 진료역량은 만일에 있을 응급환자 대응에 활용할 수 있게 돼 응급실 미수용 문제를 해소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되기 위해서는 의료인력을 효율적으로 공유·협력해 진료협력체계를 구축해 의료기관 간 협력을 강화하는 일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의료개혁특별위원회 산하 전달체계·지역의료 전문위원회와 의료인력 전문위원회는 10월 17일 회의를 열고 효율적인 협력 방안에 대해 각각 논의했다.
전달체계·지역의료 전문위원회에서는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이 시작된 시점에 2차 병원과 1차 의료기관까지 포괄하는 진료협력체계를 강화해 바람직한 의료전달체계를 확립하기 위한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기존의 비상진료체계에서도 진료협력이 이뤄지고 있었던 만큼 이에 대한 성과를 평가하고 발전시켜 제도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지역의료 혁신시범사업, 일차의료 시범사업 등 사업 간 연계를 통해 지역에서 의료기관 간에 실질적이고 효율적인 네트워크가 구축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의료인력 전문위원회에서는 순환당직제, 심뇌혈관질환 인적 네트워크 시범사업 등 의료인력 공유와 관련된 기존 제도를 운영하면서 발생했던 장애요인을 중점적으로 살펴봤다. 이와 관련해 의료현장에서 수요가 높거나 도입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진료협력체계와 연계해 시범사업 형태로 추진하고 구체적인 모델을 확립해 단계적으로 확대하자는 의견이 제시됐다.
의료개혁에 10조 원+a 투자해도 건강보험 재정 안정적
정부는 건강보험 재정에 대해서도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2024년 비상진료 지원을 위해 건강보험 재정에서 9월까지 6237억 원을 지출했는데 이는 전공의 이탈로 진료역량이 크게 약화된 상황에서 위급한 환자들의 생명을 지켜내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로 평가된다. 2024년 건강보험 재정은 연말에 약 2조 8000억 원의 당기수지 흑자와 31조 원의 준비금 적립이 예상되므로 의료개혁에 향후 5년 동안 10조 원 이상을 투자하더라도 건강보험 재정은 안정적으로 운영될 전망이다.
10월 24일 중대본 회의를 주재한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대화와 소통은 신뢰를 회복하는 첫걸음이자 우리 앞에 놓인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길이라 믿는다”며 “정부는 열린 마음과 성실한 자세로 대화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도 정부는 의료 현장을 꼼꼼히 점검해 애로 사항들을 신속히 해소해나가겠다”며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한 의료개혁 완수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김효정 기자
*순환당직제
급성대동맥증후군, 소아 급성복부질환, 산부인과 응급질환, 기관지 출혈·이물질, 응급혈관 등 5개 질환을 대상으로 응급의료 자원을 조사해 전국 단위 당직제를 편성해 운영하는 제도다.
*심뇌혈관질환 인적 네트워크 시범사업
급성심근경색증, 급성대동맥증후군, 뇌졸중 등 중증·응급심뇌혈관질환 환자가 발생했을 때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전문의 기반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자료제공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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