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원 팀 한 목소리로 ‘부산’ 외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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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박람회는 인류 문명의 발전을 돌아보고 현재 인류가 직면한 과제 해결과 미래의 발전 전망을 보여주는 국제적인 행사다. 인류의 산업, 과학기술 발전성과를 소개하고 개최국의 역량을 과시하는 장으로 경제·문화 올림픽으로도 불린다. 우리나라는 1993년 대전, 2012년 여수에 이어 2030년 부산을 세계박람회 유치 도시로 준비 중이다.
현재 세계박람회기구(BIE) 회원국은 총 169개국으로 한국은 1987년 BIE에 가입했다. BIE는 후보 도시들이 제출한 계획서를 토대로 현장실사를 하고 평가보고서를 총회에 보고해 개최지 선정 투표에 참고하도록 한다. 개최지 선정은 BIE 총회에서 회원국의 투표로 결정된다. 정부가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해 외교 총력전에 나선 배경이다.
정부·기업 모두 ‘코리아 원 팀’
정부는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해 각 부처의 염원을 모아 ‘코리아 원 팀(Korea One Team)’으로 대응해왔다. 지난 6개월 동안 100여 개국에 대표단을 파견하고 대부분 BIE 회원국과 접촉했다. 그 결과 짧은 유치활동 기간임에도 한국의 세계박람회 구상에 많은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며 유력한 경합 후보국으로 간주되고 있다.
정부는 4월 예정인 후보국 현지실사에 앞서 우호적 분위기를 조성 중이다. 무엇보다 1분기 내 조기 지지 확보 가능국을 중심으로 대규모 특사를 파견하고 실사 결과에 기반해 6월 말 예정인 제4차 경쟁국 프레젠테이션(PT) 준비에 한창이다. 고위급 교류, 지역별 맞춤형 특사 파견, 유력인사 초청 등과 더불어 대상국 1대1 접촉, 나라별 수요에 따른 협력 패키지 제안을 함께한다. 또한 주요 양자·다자 회담을 계기로 교섭을 집중 실시하며 지역별 소다자회의 등에 적극 관여할 예정이다. 상대국의 정치·경제 동향에 따른 맞춤형 특사 파견으로 세계박람회 유치에 우호적인 여건도 조성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양자·다자 정상회담, 총리 중남미·아프리카 순방 및 면담, 각료급 고위급 회담 등 계기마다 부산세계박람회가 기후변화·불평등 같은 인류 공동과제에 해결책을 제시하는 글로벌 문제 해결의 장이 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계속 설득해나갈 방침이다.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교섭 점검회의 역시 지속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2022년 12월 28일 열린 제3차 회의에는 대통령비서실, 국무조정실, 외교부, 부산시, 대한상공회의소 등과 박람회 유치 교섭 활동에 참여한 삼성전자, 현대차, LG, SK, HD현대 등 우리 기업 관계자들과 전략을 논의했ㅇ는데, 정부뿐 아니라 민간 차원의 교섭 활동은 중요하기 때문이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우리 정부가 BIE 회원국을 대상으로 고위급 교류, 대통령·외교장관 특사 파견 등을 통해 유치 교섭을 전방위적으로 실시한 노력의 결과 각 대륙으로부터 고르게 지지를 받고 있다”면서 밝은 결과를 전망했다.
이정재·BTS도 홍보대사 활약
해외에서 활동도 두드러졌다. 2022년 11월 28~29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171차 BIE 총회를 계기로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한 다양한 홍보 활동이 전개됐다. 유치 신청국들의 경쟁 PT가 있는 파리에서 K-콘텐츠를 활용한 홍보가 이어진 것. 에펠탑이 보이는 파리 센 강변에는 부산판 리버덕 프로젝트를 알리는 8m 크기의 대형 부산 갈매기 캐릭터 ‘부기’가 유람선에 올랐다. 전 세계 화두인 친환경을 메인테마로 한 공간 ‘부산 스페이스’도 조성됐다. 유람선 실외 테라스에는 재활용이 가능한 대형 부기 인형을 전시하고 1층 공간에는 폐비닐로 만든 의자, 폐화장품으로 그린 그림을 전시했다. 현지 인기카페와 협업해 부산을 담은 음료와 디저트를 관람객에게 나눠주며 친환경 소재로 제작된 홍보존에 부산세계박람회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선보이며 관심을 끌었다.
총회 기간 파리 시내 곳곳에서는 이동식 거리 홍보도 펼쳐졌다. 자전거 드라이버 10명이 파리 유명 디저트인 마카롱을 품에 안고 있는 2.5m 크기의 부기 인형을 뒷좌석에 앉히고 거리를 누볐다. 현대차와 협업한 친환경차 여섯 대에 2030 부산세계박람회 디자인을 입혀 파리 시내를 운행하기도 했다.
현지 매체를 활용한 홍보도 이어졌다. 프랑스 현지 언론사를 부산 스페이스에 초청해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의 당위성을 소개하는 프레스투어를 진행하는가 하면 부산 스페이스 실외 테라스에서 박형준 부산시장이 현지 매체와 인터뷰를 가지며 부산의 매력을 적극 전달했다. 프랑스 한국문화원과 삼성, 현대차 등의 협업을 통해 현지기업 매장에서 홍보영상을 상영하기도 했다.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해 유명인들도 홍보대사로 활약하며 힘을 더했다. 배우 이정재, 가상인간 로지, 방탄소년단(BTS), 성악가 조수미 등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BIE 총회 경쟁 PT에서 홍보대사 역할을 수행하며 BIE가 현지를 실사할 때 대상 장소를 안내하거나 공식 누리소통망(SNS)으로 홍보 영상을 확산하고 있다. 특히 BTS는 부산에서 글로벌 콘서트 BTS ‘옛 투 컴 인 부산(Yet To Come in BUSAN)’을 개최했고 조수미는 어린이 합창단과 직접 부른 응원곡 ‘함께(We will be one)’를 디지털 싱글로 발매했다.
2030년 세계박람회 개최지 선정은 2023년 초 현지실사를 거쳐 2023년 말 BIE 총회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부산이 세계박람회 무대로 최종 결정되면 ‘세계의 대전환,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항해’를 주제로 2030년 5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6개월간 부산 북항 일원에서 세계박람회가 열린다.
부산세계박람회가 유치되면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우리 기업 활동에도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단순 행사 개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외교 지평을 넓히고 기업에도 공급망이 확대되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선수현 기자
세계박람회 역사와 의미
‘평화와 진보’ 내걸고 1851년 첫 개최 미, 대량소비 시대 이끈 원동력으로
세계박람회는 1928년 설립된 세계박람회기구(BIE)가 공인하는 행사다. 20세기 이전 박람회가 산업혁신의 결과물을 보여주는 데 초점을 모았다면 21세기에는 인류가 직면한 문제 해결책을 모색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2030년 개최지로 부산이 결정되면 ‘세계의 대전환,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항해’를 주제로 기후변화·불평등 같은 인류 공동과제를 다룰 계획이다.
최초 세계박람회는 영국에서 열렸다. BIE가 설립되기 훨씬 전인 1851년 영국은 빅토리아 여왕과 부군 앨버트 공(박람회 조직위원회 명예회장)의 적극적인 후원으로 ‘평화와 진보’라는 비전 아래 만국산업생산물 대박람회를 개최했다. 박람회에는 거대 기중기, 기관차, 선박용 증기엔진, 콜트 권총 등이 전시되며 인류가 이뤄낸 현재 성취와 미래 이상이 담겼다.
1876년에는 강력한 미국을 보여주는 기술·제조업·광업 생산물 세계박람회(필라델피아박람회)가 열렸다. 강인한 개척정신을 바탕으로 신흥 강국으로 부상하던 미국의 과학기술과 산업화의 눈부신 진전을 세계에 과시할 수 있는 기회였다. 벨의 전화기 시연, 타자기, 하인즈 케첩 등 혁신적 생활용품이 소개됐다. 한편 오늘날 상징물(랜드마크)이 된 파리 에펠탑도 세계박람회를 기념하기 위해 세워진 건축물이다. 프랑스혁명 100주년을 기념해 1889년 열린 파리세계박람회에는 에디슨의 전구와 축음기, 수력열차 등이 소개됐다.
미국은 세계박람회를 20세기 초 세계 대중문화와 대량 소비 시대를 이끄는 원동력으로 삼았다. 1915년 파나마·퍼시픽 국제박람회는 제1차 세계대전이란 폭풍 속에서 열렸다. 박람회 기간 중 벌어진 독일 잠수함의 영국 공격 사건이 미국 제1차 세계대전 참전의 계기로 작용했다. 1939년 뉴욕세계박람회는 과학기술 선도국이 된 미국이 100년 너머 2039년 미래도시를 구현하는 자신감으로 펼쳐졌다. 세계 최초로 텔레비전으로 개막식을 중계했고 아인슈타인도 우주광선에 관한 연설을 했다.
1992년 세비야세계박람회는 스페인에 영광스러운 사건이 됐다. 같은 해에 박람회와 바르셀로나올림픽을 동시에 개최한 것. BIE는 당초 1983년 세비야와 시카고의 공동개최를 결정했으나 미국이 1987년 개최를 철회하면서 세비야가 단독 개최를 하게 됐다.
2010년 중국 상하이세계박람회는 ‘더 나은 도시-더 나은 삶’을 주제로 개발도상국에서 개최된 최초 세계박람회였다. 중국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2010년 상하이세계박람회를 통해 주요 2개국(G2)으로 부상을 만방에 과시할 수 있었다. 북한이 세계박람회에 처음 참가했으며 번영하는 평양의 모습을 전시하기도 했다.
[자료제공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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