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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도농상생 실천 모델, 귀농·귀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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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미령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균형발전연구단장
송미령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균형발전연구단장

작년 귀농·귀촌 인구는 2017년에 이어 많은 수를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경제 불황기에 농촌으로 이주가 높다는 점을 고려할 때 2021년 성장률이 4.0%임에도 귀농·귀촌 인구가 증가한 것을 보면 우리 사회의 농촌지향형 이주 트렌드가 꽤 견고해지고 있다고 판단된다.

물론 도시 주택가격 이슈나 코로나19로 인한 사회·경제적 여파 등이 일부 영향을 미쳤을 터이나 국민들의 라이프스타일 변화가 제법 뚜렷한 추세로 나타난 것이다. 한편에서는 농촌의 인구 과소화를 두고 소멸까지 운운하기도 하지만 귀농·귀촌의 지속적인 상승 흐름은 농촌의 지속가능성에 청신호인 것은 분명하다.

많아지고, 넓어지고, 두터워지는 귀농·귀촌
 
귀농·귀촌의 최근 특징을 세 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많아지고, 넓어지고, 두터워지는 경향이다. 우선, 2021년 전체 귀농·귀촌인 수는 51만 5434명으로, 2013년 귀농·귀촌인 통계가 작성된 이래 2017년의 51만 6817명 다음으로 두 번째로 많다. 인구 1만 명당 귀농·귀촌인 수도 2020년 95명에서 2021년 100명으로 증가했다.

둘째, 귀농·귀촌의 목적지가 확대되고 있다. 과거에는 귀농·귀촌의 목적지가 대도시 주변 농촌에 한정되었지만, 최근에는 전국적 현상이 되었다. 전남, 경북 등 대표적 농업지역에 속하는 지자체에 귀농인 수가 많았고 귀촌인들은 정주 기반이 잘 갖추어진 지역을 이주 목적지로 선호하는 경향을 나타냈다. 특히 ‘농촌 살아보기 체험’ 프로그램을 실시한 지자체에서는 시·군별 평균 귀촌인 수 및 증가율 모두 증가 추세를 보이기도 했다.

셋째, 귀농·귀촌 인구 중 20·30세대와 베이비부머가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절반 정도이다. 심지어 20·30세대의 총 인구 감소에도 20·30세대 귀농·귀촌 흐름은 오히려 강화되고 있고 2021년에는 60대 베이비부머 귀농·귀촌이 두드러진다. 60대 인구 1만 명당 귀농·귀촌인 수는 2020년 92명에서 2021년 101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잠재적인 귀농·귀촌 인구도 상당 수 존재하고 있어 향후에도 당분간 귀농·귀촌 인구는 증가할 전망이다. 1년 내에 농산어촌에서 정주하거나 활동하기 위해 구체적 준비를 하고 있는 도시민이 113만 명이며 관계인구로서 농촌과 다양한 형태로 교류하는 이들도 도시민의 19% 규모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27일 경북 상주시 정양마을에서 열린 ‘귀농귀촌 우수사례 현장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농림축산식품부)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지난달 27일 경북 상주시 정양마을에서 열린 ‘귀농귀촌 우수사례 현장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농림축산식품부)


모두가 행복한 살고 싶은 농촌 만들기
 
매년 50만 명 정도가 귀농·귀촌을 이미 실천하고 있고, 귀농·귀촌을 염두에 두고 있는 이들도 꽤 많다는 점은 농촌이 국민들이 살고, 일하고, 쉬는 장소이자 행복 실현을 위한 활동 공간으로서의 잠재력을 가지고 있음을 나타낸다. 귀농·귀촌 인구가 확대되고 그들이 잘 정착하도록 지원하는 것이야말로 농촌 소멸도 막고 농촌의 가치를 더 높이며 국민의 행복을 증대시킬 수 있는 첩경이다.

그러면 어떠한 접근이 필요할까. 새정부 국정과제의 약속 13번으로 표현된 살고 싶은 농촌을 만드는 것과도 맞닿아 있다.

우선, 농촌의 정주 기반을 살고 싶도록 잘 갖추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이다. 주택·교육·의료·복지·문화 등의 측면에서 상대적 불리함을 극복할 수 있도록 농촌의 여건을 개선해야 사람이 온다.

둘째, 농촌 살아보기 체험, 워케이션 등과 같이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빈집, 유휴시설 등에 기술과 문화를 입힘으로써 누구나 농촌을 즐겁게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셋째, 창업·창농, 취업·취농 등과 같은 촘촘한 일자리 연계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 청년이나 베이비부머, 여성 등에 맞춤형 일의 여건을 제공하고 지원해야 한다.

넷째, 아름답고 쾌적한 농촌을 조성해야 한다. 주변 환경·경관과의 조화를 깨뜨리고 쾌적한 정주 여건을 저해하는 난개발이 농촌에 만연한 상태에서 국민 모두에 열린 살고 싶은 농촌 구현은 난망한 기대로 보인다.

끝으로, 누구나 쉽게 농촌에 대한 정보를 구하고 농촌에서 활동할 수 있는 지역 기반의 플랫폼을 구축·운영해야 한다. 귀농·귀촌을 희망하는 이들이 가진 재능을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연계하고 이를 농촌 발전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농촌에 대한 단순한 관심이 활동으로 연계되고, 활동하면서 기여하기, 정주하기로까지 단계적인 발전을 유도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과 프로그램들을 유기적으로 연계하여 농촌과의 관계맺기를 더욱 다양화하고 강화할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국민 모두를 행복하게 하는 잠재력 높은 곳이 바로 농촌이기에 농촌의 여건을 교정하는 것이야말로 국민을 행복하게 하는 경로임을 주목해야 한다.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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