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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집사’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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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를 마감하는 12월에 일반인들이 가장 많이 떠올리는 것은 산타클로스일 것이다. 하지만 사회복지법인 ‘따뜻한동행’이 제공하는 장애인 집수리 서비스를 받아본 장애인들에겐 산타클로스보다 더 고마운 존재가 있다. 바로 ‘장집사’다. ‘장애인 집수리 사업’의 줄임말인 장집사는 장애인들에게 ‘장애인 집을 관리하는 집사’라는 의미로 통한다.
따뜻한동행이 2022년 처음 시작한 장집사는 소상공인 인테리어 업체를 대상으로 회원을 모집한 뒤 집수리를 요청한 장애인의 집을 수리해주는 사업이다. 2022년에는 서울 지역에 한정해 모집했는데 40개 업체가 응모했다. 이 가운데 35개 업체를 장집사로 선정한 따뜻한동행은 2023년에는 수도권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집수리 한 건당 20만 원을 지원하고 이를 초과하는 비용은 신청자가 부담한다. 20만 원 가운데 재료비를 뺀 나머지는 장집사에게 인건비 명목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집수리에 들어가는 재료가 워낙 많아서 실제 장집사가 가져가는 돈은 거의 없다.

‘장애는 몸이 아닌 환경에 있다’
따뜻한동행은 건설업체인 한미글로벌이 2010년에 설립한 사회복지법인이다. 건설업체의 특기를 살려 장애인의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사업을 주로 했다. ‘장애는 몸이 아닌 환경에 있다’는 구호가 따뜻한동행이 추구하는 가치를 상징한다.
이광재 상임이사는 “장집사 활동의 사회적 가치를 외부 업체에 의뢰해 측정해봤더니 투입 비용의 2.3배에 이른다는 결과가 나왔다. 100만 원을 투입하면 340만 원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따뜻한동행은 이 밖에도 장애인들이 장애로 인한 신체적 한계를 극복해 학업과 사회 활동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돕는 첨단 보조기구를 지원하고 장애인을 대상으로 코딩교육도 실시해 정보통신 분야에 취업할 수 있도록 돕는다.
따뜻한동행의 중요한 기능은 봉사활동의 수요와 공급을 연결해주는 플랫폼 역할이다. 장집사 프로젝트는 숙련된 기술자들과 이들의 도움이 필요한 장애인들을 효과적으로 연결해 집수리 사업의 효율성을 높였다. 플랫폼이 활성화되려면 현장을 잘 아는 활동가가 중요하다. 책상에만 앉아 있으면 장애인들이 정말 필요로 하는 게 뭔지 알 수 없다. 지방자치단체와 교회 등 종교기관, 복지법인 등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많지만 현장 사정을 잘 모르면 기부 물품이나 서비스가 한쪽으로 치우치게 된다.
장집사 프로젝트의 가장 중요한 기반인 재원은 사랑의열매사회복지공동모금회(사랑의열매)에서 나온다. 사랑의열매는 기업과 개인, 단체 등으로부터 기부금을 모아 전국의 3만 1000개 협력 기관에 사업비를 지원한다. 사랑의열매는 2021년 한 해 동안 7619억 원을 모금해 기초생계, 교육 자립, 주거환경개선, 보건의료, 심리정서, 사회적 돌봄 강화, 소통과 참여 확대, 문화 격차 해소 등의 분야에 총 7104억 원을 지원했다. 사랑의열매에 기부금이 많이 모일수록 장애인들의 주거환경은 점점 더 좋아진다.

규제에 발목 잡힌 봉사활동
장집사 회원 김동혁(60) 씨는 노인과 장애인의 집을 전문으로 수리하는 ‘고령친화무장애주택협동조합’ 이사를 맡고 있다. 2017년에 금융회사를 퇴직한 뒤 지인들과 함께 만든 협동조합이다.
“노인 체험을 해보니까 어르신이나 장애인들이 집에서 생활할 때 불편한 점이 한둘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됐어요.”
그 후 1년여 동안 타일, 방수, 온돌에서부터 건축도장기능사까지 집수리에 필요한 자격증을 무려 7개나 땄다.
어르신과 장애인들이 절대 할 수 없는 집수리 가운데 하나가 전기공사다. 하지만 김 씨와 같은 소규모 협동조합은 전기공사를 할 수 없다. 전기공사업 면허를 딴 업체만 전기공사를 할 수 있는데 이 면허를 취득하려면 자본금이 1억 5000만 원 이상 돼야 한다. 영세 업체가 공사를 날림으로 할 수 없도록 만든 규제인데 문제는 이 정도 규모를 갖춘 업체가 지역사회에 흔치 않다는 사실이다.
김 씨는 “장애인들 집에 가보면 전기 시설이 고장난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장집사 회원 대부분이 소규모 업체라서 전기공사를 할 수 없다. 그래서 안타깝지만 부탁을 거절하고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봉사활동을 막는 규제는 빨리 없어져야 하지 않을까?

이춘재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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