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견을 녹이고 꿈을 노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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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0일 더반 플레이하우스 공연 중 드림위드앙상블이 ‘제루살레마’를 연주하자 남아공 현지의 장애인예술가들과 관객들이 무대로 나와 즉석에서 합동공연을 펼치고 있다.
‘드림위드앙상블’ 남아공 현지 공연
“제루살레마 이카야 라미 이론돌로세 우함베 나미(예루살렘은 나의 집, 날 구원해주세요. 나와 함께하세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디제이이자 프로듀서인 마스터 케이지의 곡으로 단순하고 경쾌한 춤과 함께 전 세계적으로 유행했던 ‘제루살레마(Jerusalema)’가 9월 20일 남아공 더반의 플레이하우스 공연장에 울려 퍼졌다. 우리나라에서 날아간 드림위드앙상블이 클라리넷 연주를 하고 현지 휠체어댄스팀이 춤을 추고 장애인 가수가 함께 노래를 불렀다. 그러자 객석에 있던 남아공 관객들이 날아오를 듯 무대에 올라 함께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면서 축제의 장이 열렸다.
이날 공연은 한·남아공 수교 30주년을 맞아 남아공 넬슨 만델라 재단과 주남아공 한국대사관 초청으로 남아공을 방문한 발달장애인 연주팀 드림위드앙상블이 9월 15일부터 28일까지 펼친 4개 도시 순회공연 중 하나였다. 이들은 9월 17일 케이프타운 아트스케이프 공연을 시작으로 20일 더반 플레이하우스 공연장, 23일 프리토리아 보태니컬 가든, 24일 프리토리아 유니언빌딩 대통령궁 앞에서 공연했다. 26일에는 넬슨 만델라 재단에서 현지 언론을 포함한 관객들을 대상으로 공연했고 마지막으로 27일에는 주남아공 한국대사관에서 대사관 직원과 한국문화원 직원을 대상으로 문화·체험형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을 진행했다.
▶9월 23일 프리토리아 보태니컬 가든에서 한·남아공 수교 30주년 기념행사 중 하나로 열린 공연. 자리를 가득 메운 청중이 드림위드앙상블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우리나라 최초 발달장애인 전문연주단체
드림위드앙상블은 2015년 9월 창단한 우리나라 최초의 발달장애인 전문연주단체다. 발달장애연주자 11명을 포함해 16명이 정규직으로 근무하는 사회적협동조합으로 7년간 500회가 넘는 공연을 펼쳤다. 특히 연평균 80여 회의 유료 공연을 진행해 발달장애인의 연주를 직업 모델로 끌어올렸다. 이번 남아공 공연에는 발달장애연주자 6명이 포함된 9명의 클라리넷팀이 참가했다.
드림위드앙상블은 연주사업 외에도 2020년부터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서 주관하는 문화·체험형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사업의 위탁사업자로 선정돼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사업에도 매진하고 있다. 2018년에는 세계 장애인의 날을 기념해 주유엔 한국대표부 초청으로 뉴욕에 가서 유엔 외교단과 사무국 관계자를 대상으로 공연하는 등 우리나라 발달장애인 문화예술단의 우수성을 알리기도 했다.
공연팀과 동행해 현지 공연을 성공리에 마치고 돌아온 이옥주 드림위드앙상블 이사장은 “놀라운 경험이었다. 대단한 환대를 받았고 현지 장애인 단체와 장애인예술가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며 “남아공의 장애인복지가 우리나라보다 열악한 것은 사실이지만 공연장의 장애인 접근성 등은 우리나라가 본받을 점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양국 간의 문화 교류를 통해 우호 관계 증진에도 크게 일조했다는 평가가 현지에서 나오고 있다. 9월 17일 남아공의 입법수도인 케이프타운에 있는 1500석 규모의 아트스케이프 극장에서 열린 첫 공연은 ‘한·남아공 수교 30주년’과 ‘남아공 청각장애인 인식의 달’ 그리고 ‘세계 청각장애인의 달’을 기념하는 행사로 진행됐으며 케이프타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장애인 댄스팀도 참여하면서 양국 간 장애예술인의 우의를 돈독히 하는 뜻깊은 자리가 마련됐다.
이 자리에는 마이테 은코아나 마샤바네 남아공 여성아동장애인부 장관을 비롯한 남아공 정부 주요 인사, 박철주 주남아공 한국대사와 한인 사회 인사들뿐만 아니라 남아공 현지인들도 함께 참석했으며 관객들은 장애를 뛰어넘은 멋진 연주를 펼친 드림위드앙상블에 따뜻한 응원과 박수를 보냈다.
특히 여성아동장애인부에서 적극 나서서 케이프타운 최고의 공연장을 섭외하고 현지 시각장애 피아니스트 및 청각장애 무용수와 합동공연을 기획해 남아공 동포뿐만 아니라 현지 국민에게도 깊은 감동을 안겼다.
현장에서 공연을 지켜본 마이테 은코아나 마샤바네 장관은 “남아공과 한국이 장애예술을 통해 교류를 지속적으로 확장해나가길 바라며 2023년 9월에 남아공 장애예술가단이 한국을 방문해 공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9월 24일 남아공의 헤리티지데이 공연에 외국 아티스트로는 유일하게 초청된 드림위드앙상블 단원들이 대통령궁인 유니온빌딩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소외되고 어려운 이웃에게 꿈 심어주고파”
드림위드앙상블은 9월 24일 남아공 문화유산의 날인 ‘헤리티지데이’를 맞아 프리토리아 소재 대통령궁인 유니온빌딩 앞에서 열린 축하 행사에서도 공연했는데 외국 아티스트로는 유일하게 초대됐다. 드림위드앙상블의 공연은 이날 남아공 공영방송인 SABC에서 실황중계했다. SABC 프로그램에 출연한 푸티 마벨레베레 여성아동장애인부 국장은 “남아공의 장애인예술가들이 한국에서 온 앙상블팀과 함께했다.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했고 장애인도 도전할 수 있다는 것을 공연에서 볼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드림위드앙상블 단원 주호재 씨는 “뭔가 색다른 느낌이었다. 토토의 ‘아프리카’를 연주할 때 사람들이 호응해주는 것이 좋았다. 우리나라와 공연 시스템이 달라서 당황했지만 뜨거운 호응에 기분이 좋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또 다른 단원 오희망 씨는 “기다리는 동안 덥고 굉장히 힘들었지만 연주가 잘돼 매우 기뻤다. 소외되고 어려운 이웃들에게 꿈을 심어주는 음악을 하는 연주자가 되고 싶다”고 했다.
전소영 주남아공 한인회장은 “어쩌면 치유를 목적으로 시작했을지 모를 연주가 그것을 듣는 우리의 마음에도 따뜻함으로 다가와 치유해준 것 같다”고 전했다. 명정인 주남아공 한국대사관 실무관은 “장애가 있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악기로 사람들과 행복을 나누는 모습이 참 아름다웠다”고 말했다.
글 곽윤섭 기자, 사진 드림위드앙상블
[자료제공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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