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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관광지도가 멋스럽게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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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를 중심으로 북촌, 서촌, 경복궁, 종묘, 광화문까지 관광객이 모여들면서 서울 도심에 명품관광벨트가 형성되고 있다.

청와대가 서울 도심관광벨트의 핵심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7월 21일 정부가 청와대를 문화예술의 랜드마크로 재탄생시키겠다고 청사진을 밝힌 가운데 청와대를 중심으로 북촌, 서촌, 경복궁, 종묘, 광화문까지 관광객이 모여들면서 서울 도심에 명품관광벨트가 형성되고 있다. 게다가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와 야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등으로 복잡한 도심을 찾는 관광객의 몸과 마음도 가볍다.
10월 7일 청와대를 찾은 한 관램객은 “북악산 위에 올라와서 서울 시내를 내려다보니 우리 조상들이 얼마나 지혜로웠는지 새삼 느낄 수 있다”면서 “뒤에는 북악산이 딱 버티고 있고 경복궁, 광화문, 종로, 남산 등 서울이 한눈에 들어오니 요새가 따로 없다. 조상들이 궁궐터를 정말 잘 잡았다”고 감탄했다.
옆에 있던 젊은 연인은 “경복궁을 뒤에서 바라보니 더 멋스럽게 느껴진다. 또한 고궁을 뒤로하고 양쪽으로 높은 빌딩 숲이 형성돼 있어 정말 장관”이라며 “전통적인 고궁과 현대적인 도시가 공존하는 서울의 모습을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청와대를 중심으로 북촌, 서촌, 경복궁, 종묘, 광화문까지 관광객이 모여들면서 서울 도심에 명품관광벨트가 형성되고 있다.

“청와대, 특수한 가치로 관광수요 폭발”
청와대 관람에 대한 시민들의 폭발적인 관심은 수치상으로도 쉽게 확인된다. 5월 10일 청와대 개방 이후 9월 21일을 기준으로 누적 관람객 수는 186만 명이며 1일 평균 방문자 수는 1만 6000명에 이른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청와대를 관람하는 이유는 그동안 베일에 가려졌던 ‘대통령 집무 공간에 대한 호기심’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7월 문화재청이 청와대 관람객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청와대를 찾는 이유로 ‘대통령 집무 공간에 대한 호기심’이라는 답변이 가장 높게 나타났고 ‘일반 국민에게 처음 공개하는 관람 공간이기 때문’, ‘경복궁과 연계된 역사성에 대한 관심’이라는 답변이 그 뒤를 이었으며 관람 만족도는 대체로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에 따라 정부는 청와대를 문화, 예술, 자연, 역사를 품은 고품격 복합문화예술단지로 재탄생시켜 우리나라 최고의 상징 자산으로 브랜드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역대 대통령의 자취와 흔적, 600점이 넘는 미술작품, 5만여 그루의 수목, 침류각과 오운정 등 문화재를 청와대가 가진 콘텐츠로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또한 청와대 본관과 관저는 원형을 보존해 관리하되 예술 작품이 함께하는 공간으로 재구성한다. 관저의 거실과 별채 식당을 중심으로 미술품을 설치하고 대정원에서는 국악, 클래식, 대중음악 등 종합 공연예술 무대를 펼친다. 또한 영빈관은 프리미엄 근현대 미술품 전시장으로 재구성하고 녹지원 등 야외 공간은 조각공원으로 구성해 관광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전망이다.

▶청와대 개방 후 공개된 북악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 전경

“관광객 유치 효과 연간 1조 8000억 원”
한국경제연구원이 2022년 3월 ‘청와대 전면 개방으로 인한 관광 효과’에 대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청와대 개방과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대한 국내외 관광객 유치 효과가 연간 1조 8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복원 공사가 진행된 청계천이 일반인에게 공개된 이후 연간 방문객이 1740만 명이었던 것을 기준으로 1670만 명(기존 청와대 방문 인원 빠짐)에 대한 관광객 수입을 계산한 결과다.
이상호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조사팀장은 “청와대는 경관이 빼어나고 역대 대통령이 근무한 곳이라는 특수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며 “경복궁역에서 청와대-북악산을 잇는 등산로까지 개방되면서 주변 지역과 연계한 관광 상승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 팀장은 “특히 청와대와 용산청사를 연결하는 관광상품까지 개발할 경우 전현직 대통령의 일터를 한꺼번에 볼 수 있기 때문에 외국인 관광객 수요가 클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국의 100대 명산은 모두 가봤다는 60대 관람객은 “북악산 뒷길이 새로 열렸다는 소식을 듣고 지방에서 찾아왔다”면서 “청와대의 정기도 느끼고 서울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보니 너무 좋다. 청와대 경내 관람도 조만간 해보고 싶다”며 감격스러운 소감을 전했다.
청와대의 인기는 주변 관광지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청와대 주변에는 경복궁과 창덕궁, 종묘, 광화문 등 역사적으로 가치가 높은 명소가 많이 있다. 특히 도심 속 시민들의 휴식 공간으로 만든 광화문광장이 8월 6일 1년 9개월 만에 재개장했고 일제에 의해 단절됐던 창경궁-종묘 연결 보행로 역시 90년 만에 복원돼 8월 21일 개방했다.
서울시와 서울관광재단은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청와대, 광화문광장, 창경궁-종묘 일대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8월 9일부터 서울도보해설관광 코스를 운영하고 있다. 서울도보해설관광은 서울의 주요 관광 명소를 문화관광해설사와 함께 걸으며 감상하는 무료 해설 프로그램이며 곳곳에 얽힌 역사의 흔적을 흥미로운 스토리텔링으로 감상할 수 있다.

▶청와대 주변에는 역사, 문화, 예술을 즐길 수 있는 관광자원이 많아 청와대 개방은 서울의 관광 지형을 바꾸고 있다.

▶청와대 주변에는 역사, 문화, 예술을 즐길 수 있는 관광자원이 많아 청와대 개방은 서울의 관광 지형을 바꾸고 있다.

“청와대 개방, 서울의 관광 지형 바꿀 것”
서울도보해설관광 중 ‘경복궁 돌담길과 청와대’는 경복궁 돌담길을 걸으며 조선시대부터 현재까지 600년간 권력의 중심이었던 청와대 주변을 돌아보는 코스로 약 2시간이 걸린다. ‘광화문광장’은 숲과 물이 어우러진 공원 같은 광화문광장을 중심으로 주변 공간의 역사문화 스토리텔링과 생태문명도시로 발전하는 서울의 미래를 느낄 수 있는 코스로 2시간 30분이 걸린다. 특히 9월부터 야경이 아름다운 광화문광장을 즐길 수 있는 야간 도보해설 코스도 운영하고 있다.
‘율곡로 궁궐담장길’ 역시 도심 관광 코스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이곳은 1932년 일제가 단절시켰던 창경궁과 종묘의 율곡로를 지하화하고 그 위에 축구장보다 넓은 녹지를 만들어 끊어졌던 녹지축을 잇고 서울시가 오랜 복원 공사를 거쳐 90년 만에 연결한 산책 코스다. 궁궐 담장과 자연녹지가 어우러진 보행로를 걸으며 역사의 흔적을 만날 수 있는 도심 산책로다.
길기연 서울관광재단 대표는 “청와대는 독보적인 역사와 상징성으로 인해 서울의 새로운 상징이 될 수 있다”면서 “특히 청와대와 경복궁 일대는 조선왕조부터 600년간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됐던 장소이기 때문에 청와대 개방은 서울의 관광 지형을 바꿀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길 대표는 “청와대 주변에는 경복궁, 창덕궁, 종묘와 같은 역사문화유적이 있고 국립현대미술관, 대림미술관, 서울공예박물관, 세종문화회관 등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는 공간도 있다. 게다가 맛집과 한옥마을이 인상적인 북촌과 서촌은 물론 인사동, 광화문, 대학로까지 연계할 수 있는 관광자원이 많아 청와대를 중심으로 새로운 관광 지형을 그려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글 김민주 기자, 사진 서울관광재단

▶북악산 등산로 백악정에는 서울 전경이 내려다보이는 전망대와 잠시 앉아 쉴 수 있는 작은 정자도 있다.

▶북악산 등산로 백악정에는 서울 전경이 내려다보이는 전망대와 잠시 앉아 쉴 수 있는 작은 정자도 있다.

“청와대 둘레길 걸으며 가을 정취 만끽해요”
청와대 개방 이후 산을 좋아하는 등산객들의 발길이 북악산으로 몰리고 있다. 54년 만에 완전 개방된 북악산 한양도성 등산로를 탐방하기 위해서다. 한양도성은 600여 년 동안 조선과 대한제국, 대한민국 수도의 든든한 울타리로 존재했다.
하지만 청와대 경호와 군사시설 보호를 위해 오랜 기간 통제하다가 2006년부터 일부 개방하기 시작해 2022년 5월 청와대 전면 개방으로 청와대-백악정-칠궁 구간(북악산 남측)을 완전 개방하게 됐다. 비로소 온전하게 국민의 품으로 돌아온 북악산 새로운 탐방로를 직접 가봤다.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청와대 방면으로 15분쯤 걸어 올라가면 영빈관이 보이고 그 옆 돌담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칠궁이 나온다. 칠궁에서 50m쯤 걸어 올라가면 이번에 새로 공개된 북악산 남측 둘레길이 시작된다. 북악산 남측 탐방로는 칠궁에서 백악정으로 향하는 코스와 춘추관에서 백악정으로 향하는 코스 두 곳이 있기 때문에 가까운 곳을 선택하면 된다.
칠궁 뒷길 탐방로 입구에는 임시 안내소가 있어 북악산 한양도성에 대한 지도를 받을 수 있으며 안내요원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에 궁금한 점도 물어볼 수 있다. 등산로 입구 바닥에 화살표로 ‘청와대-북악산 등산로’라는 안내 문구가 표시돼 있어 처음 방문한 사람도 쉽게 등산로를 찾을 수 있다.
임시 안내소에서 지도를 챙겼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북악산 등산로를 탐방해보자. 청와대를 경호하느라 오랜 시간 닫혀 있던 철문(백호문)은 등산객들을 위해 활짝 열려 있었다. 칠궁 백호문 안쪽으로 들어가면 돌담길을 따라 걸어갈 수 있는 둘레길이 나오며 청와대를 지키던 철조망과 군사 구조물들도 쉽게 만날 수 있다.
청와대 뒷길 등산로는 다소 경사가 가파르기 때문에 편안한 복장과 운동화가 필수다. 가파른 경사면을 따라 20분 정도 올라가면 백악정이 나온다. 백악정에는 작은 정자가 있어 경치를 감상하며 잠시 앉아 쉴 수도 있다. 안내요원은 “평소에는 남산서울타워가 선명하게 보이고 심지어 관악산까지 뚜렷하게 보인다”고 전했다.
백악정에서는 춘추관 쪽으로 다시 내려갈 수도 있고 청와대 전망대쪽으로 올라갈 수도 있다. 청와대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서울 도심이 궁금해 전망대 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전망대로 올라가는 나무 데크는 좁은 길 때문인지 일방통행을 하도록 돼 있으며, 데크를 따라 올라갈수록 점점 멋진 경치가 눈앞에 펼쳐진다.
그렇게 도착한 청와대 전망대! 시원하게 탁 트인 서울 시내 경치가 한눈에 들어온다. 청와대, 경복궁, 광화문이 내려다보이고 멀리 남산서울타워도 보였다. 남산에서 바라보는 서울 전경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청와대 전망대를 지나 만세동방 쪽으로 올라가면 청운대 전망대, 촛대바위까지 올라갈 수 있는 본격적인 북악산 등산 코스가 나온다.
하산할 때는 올라갈 때와 다른 방향인 춘추관 뒷길 쪽을 택했다. 춘추관 뒤쪽 돌담길은 경사가 있지만 아스팔트가 깔려 있어 편하게 걸을 수 있다. 주변 경관을 보면서 돌담길을 따라 내려오면 어렵지 않게 내려올 수 있으며 갈림길마다 안내 표시가 잘돼 있어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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