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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바다’에 풍덩…다시 돌아온 부산국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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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현 영화평론가
이지현 영화평론가

코로나 팬데믹으로 모든 영화제들이 멈춰 섰다. 부산국제영화제도 예외는 아니었다. 작년과 재작년, 공식적으로 행사가 진행되었지만 현장의 분위기는 숨죽어 있었다.

올해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예년처럼 오프라인에서 진행된다. 거리두기 없이 전체 좌석을 이용해 개막식과 폐막식을 포함한 모든 이벤트들이 정상 운영된다. 3년 만에 돌아온 영화제가 그 사이에 어떻게 변화했는지, 예전과 비교해서 살펴본다. 

◆ 영화제 개최 장소

1996년 제1회 부산국제영화제가 개최되었을 때 주요 행사는 남포동에서 진행됐다.

남포동은 평소에도 지역 주민들이 많이 찾는 장소이기에 PIFF(현재 BIFF) 광장 주변에서 자연스럽게 영화인들과 주민들의 교류가 이뤄졌다. 지역민들의 호응으로 영화제는 출범하자마자 ‘최초의 국제영화제’이자 ‘성공한 국제영화제’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출범 이후 급격하게 성장한 부산국제영화제는 2001년 무렵부터 본격적으로 ‘영화제 전용관’ 건립을 논의했다. 약 10년간 여러 과정을 거쳐서, 마침내 2011년 제16회 영화제부터 ‘영화의전당’은 주요 행사장으로 이용되었다. 본격적으로 남포동에서 해운대로 영화제의 중심이 이동했다.

지난 5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에서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부산대학교 대학원에 재학하면서 매년 영화제를 찾는 씨네필 강지원 씨(31세)를 만나서 영화제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작성 중인 여러 항목에 대해 자세한 답을 전해주었다.

“올해 처음으로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진행하던 행사들이 모두 영화의전당으로 이사를 왔습니다. 오히려 행사의 집중도가 높아져서 만족스러웠어요. 스폰서 부스들도 많아지고, 굿즈샵 제품도 다양해져서 왁자지껄한 분위기가 예년보다 더 좋습니다”

“다만 온라인 예매에 전체 좌석을 푸는 바람에 인터넷을 활용하지 못하는 관객에 대한 배려가 없어진 기분이 든 것은 아쉬웠습니다. 더 많은 관객을 위해 보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야외극장 이벤트

부산국제영화제는 매해 10월 초 10일간 개최된다. 2001년과 2002년에는 11월에 행사를 진행했지만 이후 다시 10월로 바뀌었다.

10월은 태풍이 흔한 시기가 아니었지만, 2018년경에는 태풍 탓에 임시건물이 철거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초창기 영화제의 즐거움 중 하나였던 수영만요트경기장에서의 야외상영도 날씨 탓에 곤란한 적이 많았다.

참고로 수영만요트경기장의 야외 스크린은 2010년 상영을 마지막으로 사라졌다. 이후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이 더 넓은 좌석으로, 비슷한 분위기의 개방성을 가지고 관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올해 행사 중 ‘양조위 배우’에 관한 오픈토크 <양조위의 화양연화>가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 진행됐다.

“많은 것이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간 느낌이었습니다. 작년에 비해 좌석 수가 늘어난 탓도 있겠지만, 해외 게스트의 방문이 늘면서 일반 시민들의 방문도 함께 증가한 듯 느껴졌습니다. 특히 이동진 평론가가 진행한 양조위 오픈 토크에서 이전에 경험한 적이 없는 인원으로 야외무대가 꽉 차는 기현상을 목격했습니다”

2005년 제10회 부산국제영화제가 개최됐던 부산 해운대 수영만요트경기장에서 개막작 <쓰리 타임즈>가 상영되고 있다. (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05년 제10회 부산국제영화제가 개최됐던 부산 해운대 수영만요트경기장에서 개막작 <쓰리 타임즈>가 상영되고 있다. (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상영하는 영화의 종류

부산국제영화제의 별칭은 ‘아시아 대표 영화제’다. 아시아의 3대 영화제로 함께 꼽히는 ‘홍콩국제영화제’나 ‘도쿄국제영화제’ 등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늦은 시기에 출발했음에도 부산국제영화제의 위상은 대등하거나 규모 면에서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고상을 선정하지 않는 ‘비경쟁행사’지만, 일부 경쟁 섹션은 존재한다. 그중 아시아 신인감독을 대상으로 한 ‘뉴 커런츠상’이 가장 유명하다.

“아시아 감독과 영화를 지지하고 지원해주는 역할이 부산국제영화제의 진정한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올해 개막작 <바람의 향기>는 2015년 뉴 커런츠 부문 수상자인 하디 모하게흐의 신작인데, 신인상을 받은 감독이 개막작으로 돌아왔단 사실은 진정한 영화제의 성취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밖에도 부산국제영화제의 프로그램은 국가나 장르를 가리지 않고, 전세계 작품을 두루 소개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상업영화부터 독립영화까지, 매해 프로그램이 다양해지고 양적으로도 늘어나는 분위기다.

초청 게스트 역시 아시아 지역으로 한정되어 있지 않다. 대표적으로 ‘월드 시네마’ 프로그램이 세계 영화의 전체적인 흐름을 조망하는 데 도움이 된다.

작년에 신설한 ‘온 스크린’ 부문은 확실하게 올해에 자리 매김한 분위기다.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왓챠, 웨이브 등 OTT 서비스에서 제작한 콘텐츠가 중심이 되어서, 총 9편의 웹드라마들이 방영 전 스크린에서 관객들과 만난다.

하반기 공개 예정인 이준익 감독과 정지우 감독의 신작을 포함해서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킹덤 엑소더스>도 아시아 최초로 공개된다.

◆ 특별 프로그램들

영화산업의 디지털화로 인한 영화제의 융복합 분위기도 여전하다. 2020년 아시아필름마켓(AFM)은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ACFM)으로 이름이 바뀌었고, 영상 콘텐츠를 비롯해 웹툰이나 스토리 등 원천 IP까지 거래를 확장했다. 

작년 ACFM은 온라인으로만 진행되었지만, 현재 오프라인을 중심으로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마켓은 진행되고 있다. 콘텐츠 유입은 확장하되, 서서히 관람이나 마켓의 진행방식은 코로나 이전으로 되돌아가는 분위기다.

부산시민들과 함께 기획하는 ‘영화제 속의 작은 영화제’라 할 수 있는 커뮤니티비프도 눈길을 끈다. 세부 프로그램 중 ‘동네방네비프’라고 이름 붙은 재미난 이벤트가 작년에 이어서 올해에도 진행되고 있다.

야경이 아름다운 부산의 17군데 장소에서 시민들이 직접 만든 단편영화를 포함해서 다양한 콘텐츠들이 무료로 상영된다. 생활밀착형 영화제를 표방한 다양한 프로그램 덕분에 부산은 온통 축제로 반짝이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포럼 비프(토론 중심 행사)가 전면 중단되었다가 올해 부활했는데, 활발히 진행되어 즐거웠습니다. 포럼 행사장에서 그렇게 많은 사람은 처음 본 것 같아요”

“올해 특별기획프로그램 중 ‘21세기 다큐멘터리의 새로운 시선’도 상영작 선정이 탁월했습니다. 이 프로그램과 연계된 포럼도 인기가 높아서 자리 잡기가 어려웠습니다. 관객이 주도하는 커뮤니티비프 행사는 매해 더 커지는 분위기인데, 참여한 사람들은 만족도가 높더라구요”

초청작 수가 많아지고 프로그램도 더욱 다양해진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완연히 예전의 모습을 되찾은 분위기다. ‘영화바다’의 명성을 회복한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14일까지 이어진다.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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