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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은 트로트 오디션 경쟁 높아진 시청자들 피로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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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 의 지원자 모집 영상│TV조선

최근 몇 년 사이 대중음악계를 휩쓴 쟁점은 ‘트로트 바람’이었다.
대세가 된 아이돌 음악은 케이팝을 대표하면서 세계 시장을 휩쓸고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선발된 가수들은 발라드와 리듬앤드블루스, 힙합 장르를 넘나들면서 음악시장을 형성했다. 대중음악의 주 소비층인 젊은 세대에게 트로트는 어른들이나 듣는 노래로 취급됐다. 실제로 트로트는 변방의 어디쯤서 맥을 못 춘 채 사망 선고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모두의 예측을 비웃듯이 지난 수년 사이 트로트는 대중음악의 대세 장르가 됐다. 지상파방송에 오디션 프로그램 시장을 내주고 지켜보기만 하던 종합편성채널이 트로트 오디션을 들고 나와 대성공을 거뒀다. 그 중심에 2019년 시작된 TV조선 (이하 미스트롯)과 (이하 미스터트롯)이었다. 특히 은 종합편성채널 사상 최초로 35.7%라는 전인미답의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소위 ‘대박’ 프로그램이 됐다. 이들 프로그램을 통해 선발된 트로트 가수 송가인, 임영웅, 김호중 등은 순식간에 거대한 열성 팬(팬덤)을 몰고 다니는 대세 가수가 됐다. 이들이 만들어 낸 온갖 신기록은 새삼스럽게 거론하지 않아도 차고 넘친다. 특히 아이돌 중심의 음악시장으로 인해 소외감을 느끼면서 코로나19 시대를 살아가던 중장년들이 트로트 신인들에게 열광하면서 무시하지 못할 세력을 형성했다. 더군다나 중장년 팬들은 아이돌그룹의 팬들에 비해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기에 소위 ‘덕질’을 통한 구매력도 대단했다.

▶TV조선 포스터│TV조선

공급과잉 부른 트로트 오디션 성공
그러나 예상치 않은 트로트 오디션의 성공은 시장에 공급과잉을 불러왔다. 종합편성채널은 물론 지상파방송까지 합세해 트로트 오디션, 트로트 예능, 트로트 대형 쇼 등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스타가 된 가수들을 출연시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냈다. MBC , KBS2 , SBS 가 방송됐으나 모두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했다. 급기야는 나훈아 등 슈퍼스타의 전유물이던 추석 특집쇼에 송가인과 김호중이 등장했지만 기대보다는 시청률이 저조했다. 특히 종합편성채널인 MBN이 잇따라 굵직한 트로트 프로그램을 편성하면서 TV조선에 맞불을 놓았다. 이쯤 되니 넘치는 트로트 프로그램으로 시청자들의 피로가 누적됐다는 지적이 일었다. 실제로 TV조선이 방송한 역시 시청률이나 화제성이 전작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프로그램에서 배출된 트로트 스타들은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정작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들은 시름시름 죽어가고 있었다.
최근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이 계속 그 인기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인지 아니면 한때의 바람으로 끝날 것인지 가늠할 수 있는 오디션 프로그램 대전이 예고됐다. 트로트 오디션 대전은 아이러니하게도 , 을 히트시키면서 트로트 열풍을 일으킨 서혜진 사단이 TV조선을 떠나면서 시작됐다. 서혜진 전 제작본부장은 7월 TV조선을 퇴사해 제작사 크레아스튜디오를 설립했다. 서혜진 사단으로 불리던 노윤 작가와 PD들도 줄줄이 퇴사하여 합류했다. TV조선의 일등 공신인 서혜진 전 제작본부장의 퇴사 이면에는 연봉 등 ‘합리적 대우’를 둘러싼 양측의 시각차가 가장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TV조선은 의 제작을 예고하고 9월 말까지 ‘제2의 임영웅’을 모집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화제성만큼이나 프로그램의 규모도 대폭 커졌다. 시즌1의 1억 원보다 무려 5배가 늘어난 5억 원이라는 우승 상금을 내걸었다. 인기 작곡가의 데뷔곡을 제공하는 특전도 주어진다. 나이 제한도 완화돼 45세 미만에서 50세 미만으로 늘어났다.
TV조선의 울타리를 벗어난 크레아스튜디오의 서혜진 대표는 MBN과 손잡았다. 와 비슷한 시기에 을 제작하기로 하면서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도 9월 30일까지 참가자를 모집했다. 에는 시즌1의 사회자 김성주와 우승자 송가인이 출연을 확정 지었다. 에는 붐, 나태주, 허찬미 등이 출연을 확정했다.

▶MBN 지원자 모집 영상│MBN

“상승 효과보다 잃는 것 더 많을 것”
그러나 양 방송사의 자존심을 내건 치열한 싸움이 예고되면서 정작 고민에 빠진 이들은 따로 있었다. 바로 으로 일약 스타가 된 톱7이 그들이다. 임영웅과 김호중을 비롯해 영탁, 정동원, 이찬원 등은 ‘키워준 방송사냐’, ‘키워준 PD냐’를 놓고 고민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어느 한편을 선택하는 일은 부담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제2의 임영웅을 꿈꾸는 무명의 신인들도 과연 어떤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이 좋을지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 그 결정에는 트로트 프로그램의 성공이 방송사의 역량이었는지, 프로듀서(PD) 개인의 역량이었는지에 대한 판단을 요구하고 있다. 분명한 것은 제작진의 역량이나 출연진이 양쪽으로 나뉘면서 상승효과보다는 잃는 것이 더 많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트로트 업계에서도 모처럼 트로트 바람이 불어와서 기대가 컸는데 이런 경쟁이 자칫 시청자들이나 팬들에게 피로감을 주지 않을까 크게 우려하고 있다.

오광수 대중문화평론가(시인)_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하고 오랫동안 문화 분야에서 기자로 일했다. 저서로는 시집 , 에세이집 등이 있다. 현재는 문화 현장에서 일하면서 평론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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