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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늘보니까
무라카미 히토미 글·그림 김신혜 옮김
뜨인돌어린이

무더운 정글. 서로가 먹고 먹히는 치열한 삶의 현장에서 누가 누가 더 잘하는지 동물들의 뽐내기 시간이 열린다. 매달리기 대결 중 갑자기 비가 내린다. 모든 동물이 비에 견디지 못할 때 아무 일 없는 듯 늘 그랬듯 나무에 매달려 잠을 잔 나무늘보. 여느 때처럼 자기의 삶을 살고 있을 뿐인데 ‘최고’가 된다.
나무늘보의 존재는 각자의 목적에 따라 존재하는 이유가 있다는 것 그리고 평범하게 자신의 일상을 살아가는 삶 자체에 힘이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진정한 승자는 일상이라는 평범한 시간 속에서 자신의 자리를 묵묵히 지키며 ‘오늘의 시간’을 살아가는 거란 걸 일깨워준다. 정글 속의 비가 예기치 못한 인생에서 벌어지는 상황이라면…. 그 예기치 못한 변수에서 흔들리지 않는 무게감을 가지고 뚝심 있게 버티며 살아낼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나무늘보처럼 바로 ‘가장 나답게’ 살아가는 태도가 아닐까?
그런 점에서 이 그림책은 어린이를 위한 그림책이기도 하지만 어른인 나에게도 위로를 준다. 치열하게 살아온 나를 포함한 어른들에게 ‘그림책’이란 부담스럽지 않은 포장으로 무례하지 않게 살며시 다가오는 위로다. 누구보다 더 열심히 살아온 사람들은 누구나 인정할 만한 탁월함으로 다른 이보다 앞서가고 있다고 느낄 때 안심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매번 누구보다 뛰어나거나 성과를 보여야지만 안정감을 가질 수 있다는 건 너무 슬프고 피곤한 현실이다.
내가 교육현장에서 만나는 특수교육대상유아들의 존재는 나무늘보와 닮아있다. 자신의 자리에서 주변의 시선과 상관없이 가장 자기답게 살아가고 있는 아이들의 존재. 그 아이들을 통해서 존재로 사랑받는 법을 배우고 있는 나에게 나무늘보와 우리 아이들이 닮아있다는 건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 통합교육 현장에서 일반유아들은 나와 다른 이들을 인정하고 수용하는 태도와 상대의 편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는 배려를 배운다.
또한, 우리 유치원을 넘어 우리 아이들이 자라갈 미래는 가장 자기답게 살아갈 때 느끼는 행복이 가득한 곳이길 바란다. 그러한 바람에 공감하는 분들이라면 어른이라도 한 번쯤 이 책을 열어보아도 좋을 듯하다. 물론 아이들도 함께!
결론적으로 ‘나무늘보니까’라는 책 제목이 책을 덮고 난 뒤 나의 해석을 바탕으로 ‘무늘보’를 빼고 ‘나니까’로 읽는다. 가장 나답게 주어진 오늘을 살아가기로 한다. 다른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존재로 있는 모습 그대로 사랑받을 가치가 있는 바로 나니깐.

이유라·서울동원초병설유치원 특수학급 교사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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