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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전의 벌판 위에서 1000년 거대한 석탑 아래 역사와 예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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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시 중앙탑사적공원
주소
충북 충주시 탑정안길 6
이용시간 상시 개방
입장료 무료
문의 (043)842-0532

중원경(中原京)은 충북 충주시의 신라시대 이름이다. 중원은 중심 벌판이라는 뜻. 충주 지역은 한강과 낙동강 유역을 잇는 지정학적 특성과 풍부한 철 산지라는 점 때문에 고대 삼국의 전략적 요충지였다. 백제, 고구려, 신라 등 고대 삼국은 이 땅을 차지하기 위해 각축을 벌였다. 처음엔 백제가 400여 년간 장악했고 고구려가 150여 년간 지배하다 이후 신라에 복속됐다.
중원을 차지한 신라는 이 땅의 중심에 탑 하나를 세웠다. 국보 ‘충주탑평리칠층석탑’이다. 높이 14.5m에 이르는 이 거대한 석탑은 ‘중앙탑’이라고도 불린다. 통일신라 국토의 중앙에 자리 잡았다고 생긴 별명이다. 중앙탑을 중심으로 조성된 사적공원은 그 옆을 유유히 흐르는 남한강과 널찍한 잔디밭, 푸른 숲이 어우러져 있다. 여기에 충북 최초의 야외 조각공원이 있어 역사를 돌아보고 예술을 즐기기에 좋다. 충주 여행의 중심이라고도 할 수 있는 중앙탑사적공원은 문화체육관광부의 ‘2023~2024 한국관광100선’에 선정됐다.





국토 중앙에 세워진 통일신라 탑
중앙탑사적공원은 충주시 중앙탑면 탑평리(탑정안길 6)에 있다. 탑의 이름과 별명이 모두 이곳 지명에 녹아 있다. 인근 톨게이트며 휴게소, 상호에도 중앙탑, 탑평이란 이름이 빠지지 않는다. 중앙탑사적공원에 도착해 중앙탑을 마주하고 보니 그럴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화강석으로 만든 높이 14.5m의 석탑은 사방이 탁 트인 토단(土壇·흙으로 쌓은 단) 위에 서 있어 더욱 거대해 보였다. 실제로 현존하는 통일신라 석탑 중 규모가 가장 크고 높다. 1000년 전부터 남한강변에 우뚝 서 있는 이 탑이 지역에 미쳤을 영향이 짐작되고도 남는다.
홍수 피해를 막기 위해 토단 위에 조성한 석탑은 아래 2단을 먼저 쌓고 그 위에 7층의 탑신을 올린 후 그 위에 탑머리를 올렸다. 높이에 비해 폭이 넓지 않아 날렵한 모양새다. 각 층의 처마 장식은 5단으로 화려한 자태를 뽐낸다. 중앙탑을 더 자세히 살펴보고 싶다면 입구에 설치된 촉각 모형을 활용하면 된다. 중앙탑의 30분의 1 크기로 제작된 이 모형은 시각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 직접 만지고 경험할 수 있다.
중앙탑의 조성 시기와 배경 등에 대해선 아무런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 석탑은 주로 절의 법당 앞에 세워지는데 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가 2008년부터 3차에 걸쳐 칠층석탑 주변을 발굴 조사했지만 사찰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이 때문에 칠층석탑의 건립 배경을 두고 여러 설화가 전해오고 있다. 먼저 신라 원성왕(785~798) 때 신라 국토의 중앙 지점을 알아보기 위해 국토의 남부 끝 지점에 같은 날 같은 시간에 같은 보폭을 가진 잘 걷는 사람을 정해 출발시켰더니 항상 이곳에서 만났기에 여기에 탑을 세우고 국토의 중앙이라고 표시했다는 것이다.
통일신라 때 경주 송림사 주지가 이곳을 지나다 강물에서 보라색 안개가 퍼져나가는 것을 보고 이 지역에서 새로운 왕이 출현할 기운을 느껴 이를 진압하기 위해 탑을 세웠다는 이야기도 있다. 보라색은 왕권을 상징한다. 또 통일신라 후기 약해진 왕권을 강화하고 흉흉한 민심을 다독이기 위해 국토 중앙에 탑을 세웠다는 설도 전해진다.



드라마 촬영지·야경명소로 인기 만점
중앙탑이 품은 전설도 흥미롭지만 드라마 속 중앙탑을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쎄리 동무 아니에요?” tvN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에서 윤세리(손예진 분)를 지키려고 한국에 온 리정혁(현빈 분)이 두 사람의 사랑을 열렬히 지원하는 북한 군인들과 재회하던 장면과 tvN 드라마 ‘빈센조’의 두 주인공이 만나는 장면에서 중앙탑은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드라마 속 장면을 떠올리며 주변을 둘러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다.
중앙탑을 살펴봤다면 탄금호를 따라 이어지는 호반산책로를 걸어볼 차례다. 탄금호는 남한강 물줄기가 만든 호수다. 잔잔하고 푸른 물빛이 아름답다. 가만히 앉아 ‘물멍’하기에도, 천천히 걸으며 여유를 즐기기에도 좋다. 이따금씩 물길을 가르는 친환경 전기유람선을 타고 풍경을 즐겨도 좋겠다 싶다. 호반산책로 주변은 푸른 잔디밭이다. 돗자리를 펴고 피크닉을 즐기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잔디밭 주위는 국내 조각가의 작품이 전시된 야외 박물관이다. ‘문화재와 호반예술의 만남’이라는 테마의 조각 작품 26점을 천천히 감상할 수 있다.
사적공원 내에는 충주 지역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충주박물관’도 있다. 박물관은 1관과 2관 두 건물로 나뉜다. 충주의 역사, 문화, 향토 유물을 천천히 감상하기 좋다. 미디어아트와 다양한 디지털 전시 체험도 가능하다. 야외전시실은 중원문화권 내에 흩어져 있거나 충주댐 수몰지역에 있던 석조유물을 전시하고 있다. 충주박물관에 전시된 유물들은 충주 시민들이 기증한 것이기에 더 의미가 있다.
사적공원은 야경 명소로도 유명하다. 경관 조명이 켜지면 낮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특히 강물 위에 떠 있는 왕복 3㎞ 길이의 부유식 다리 ‘탄금호 무지개길’은 탄금호의 아름다운 경치와 함께 구간마다 색다른 야경과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산책 코스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 다리는 2013년 세계조정선수권대회 당시 건립된 수변 구조물로 대회를 중계하기 위해 만들어진 도로였다. 조정경기가 없으면 본래 인근 시민들의 산책로나 자전거도로로 이용됐는데 야간 경관 조명이 설치되며 전국적인 명소로 떠올랐다.



우리나라 유일의 고구려비
중앙탑 인근에는 중원의 치열한 역사를 가늠할 수 있는 국가유산이 하나 더 있다. 국보 ‘충주 고구려비(중원 고구려비)’다.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유일한 고구려 비석이다. 충주 고구려비는 고구려 장수왕(394~491)이 남한강 유역을 공략한 후 그 공을 기리기 위해 세워졌다. 비석의 내용을 통해 5세기경 고구려와 신라의 관계를 알 수 있다.
충주 고구려비는 고구려 비석이라는 사실이 알려지기 전까지 아주 오랜 세월 마을 입구에 서 있던 입석, 즉 선돌이었다. 1979년 충주시 가금면 용전리 입석마을에 답사차 들렀던 예성문화연구회 회원들이 선돌로만 여겨왔던 비석의 글씨를 확인하면서 1500여 년 만에 고구려 비석임이 알려지게 됐다.
작은 비각 안에 세워져 있던 충주 고구려비는 2012년 7월 충주고려비전시관이 건립되며 자리를 옮겼다. 이곳에선 충주 고구려비뿐 아니라 안악3호 고분, 덕흥리 고분 등 고구려의 고분과 광개토대왕비 탁본 등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고구려 고분을 입체 홀로그램으로 꾸며놓아 실감나게 감상할 수 있다.



아름다운 풍경이 있는 역사의 현장
‘탄금대’는 역사 속 인물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탄금대는 남한강과 달천이 합류하는 지점에 있는 언덕이다. 기암절벽을 휘감아 돌며 유유히 흐르는 남한강과 울창한 소나무숲이 아름다운 곳이다. 탄금대라는 명칭은 악성(樂聖) 우륵이 가야금을 연주한 데서 유래했다. 대가야 출신이었던 우륵이 신라로 망명하자 당시 신라 왕이었던 진흥왕은 우륵과 제자 이문을 충주에 가서 살도록 했다. 이후 551년 진흥왕이 이곳에서 우륵에게 음악을 연주하게 하면서 ‘가야금을 연주한 곳’이라는 의미로 탄금대라는 이름을 붙였다. 앞서 둘러본 탄금호의 이름도 여기서 따왔다.
탄금대는 임진왜란 당시 신립 장군이 8000여 명의 병사와 배수진을 친 후 왜군에 맞서 싸우다 장렬하게 전사한 곳이기도 하다. 탄금대공원 북측 산책로에는 신립 장군과 함께 이곳에서 전사한 8000여 병사의 넋을 기리는 ‘팔천고혼 위령탑’이 있다. 그 옆에는 광복 이후부터 6·25전쟁을 거치면서 희생된 충주 출신 전몰장병과 경찰관, 군속, 노무자 2838인의 넋을 추모하고자 세운 충혼탑이 서 있다.
천천히 걷다 보면 탄금정이라는 정자가 나온다. 탄금정 아래로 내려가면 ‘열두대’라는 바위가 있다. 신립 장군이 병사들에게 전투를 독려하기 위해 암벽을 열두 번이나 오르내렸다 해서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달아오른 활시위를 강물에 식히기 위해 열두 번을 오르내렸다고도 전한다. 당시의 다급하고 절실했던 상황이 이름에 그대로 녹아 있지만 열두대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더없이 고요하고 평화롭기만 하다. 아름다운 자연과 역사가 어우러진 길을 천천히 걸으며 돌아오는 길, 울창한 소나무 군락이 만든 시원한 그늘이 땀을 식혀준다.

강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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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박물관
주소
충북 충주시 중앙탑면 중앙탑길 112-2
이용시간 매주 화~일요일 오전 9시~오후 6시, 매주 월요일·1월 1일·설날·추석 휴무
입장료 무료
문의 (043)850-3924



충주고구려비전시관
주소
충북 충주시 중앙탑면 감노로 2319
이용시간 매주 화~일요일 오전 9시~오후 6시, 매주 월요일·1월 1일·설날·추석 휴무
입장료 무료
문의 (043)850-7301



탄금대
주소 충북 충주시 탄금대안길 33
이용시간 상시 개방
입장료 무료
문의 (043)848-2246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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