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R·청정수소 허브로 육성 ‘영일만 횡단고속도’ 속도있게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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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 첨단 제조혁신허브, 경북
정부가 경상북도를 원전과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청정수소 산업의 거점으로 육성한다. 경주엔 3000억 원 규모의 ‘소형모듈원전’(SMR) 국가산업단지를, 구미 산단에는 반도체 소부장 생산 거점을, 포항·울진 지역을 중심으로는 8000억 원 규모의 동해안 ‘수소경제 산업벨트’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6월 20일 경북 경산시 영남대학교에서 ‘동북아 첨단 제조혁신허브, 경북’을 주제로 스물여섯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를 개최하고 “경북이 새롭게 도약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산업구조 혁신이 중요하다”며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이번 민생토론회는 3월 충북 청주시에서 열린 민생토론회 이후 3개월 만에 다시 지방에서 열렸다.
SMR·수소 등 에너지·반도체 거점으로
정부는 SMR을 미래 에너지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보고 경북을 우리나라 ‘SMR 미래 경쟁력 확보 거점’으로 육성하기로 했다. SMR은 이른바 ‘미니 원전’으로도 불리며 현재 상용화를 위한 각국의 경쟁이 가속화하고 있다. 경북에는 6기의 원전, 한국수력원자력, 문무대왕과학연구소 등이 있어 연구개발부터 원전 운영까지 ‘원전산업 전 주기 역량’이 결집돼 있다. 이를 집중 육성해 SMR 제작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경북의 산업구조 혁신에 나선다. 우선 경북 울진과 포항 지역을 잇는 8000억 원 규모의 동해안 ‘수소경제 산업벨트’ 조성 사업을 통해 경북을 ‘수소산업의 허브’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다. 앞서 울진은 2023년 3월 원자력 수소 국가산단 후보지로 지정됐고 최근 국무회의를 통해 예비타당성 조사(예타) 면제 절차를 밟기로 결정됐다. 포항에는 ‘수소연료전지 클러스터’ 구축이 추진되고 있다. 이에 더해 정부는 6월 말부터 울진에 청정수소 생산 기반 조성을 위한 사업 기획·타당성을 검토할 예정이다. 사업 추진의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 대규모 예타 사업 지원도 뒷받침할 방침이다.
윤 대통령은 “울진에서 청정수소가 생산되면 수소 운송을 위해 수소 배관망 건설이 필수적”이라며 “지역활성화투자펀드를 마중물로 해서 수월하게 자금을 조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지역활성화투자펀드는 정부 재정과 지방소멸대응기금, 산업은행에서 1000억 원씩 출자해 3000억 원 규모의 모(母)펀드를 조성하고 지방자치단체·민간이 함께 자(子)펀드를 결성해 추진된다. 지자체가 지역경제 활성화에 효과가 있다고 판단하는 프로젝트라면 유형·규모에 제약 없이 추진할 수 있다.
아울러 ‘원전산업 성장 펀드’ 조성과 기술개발, 시제품 제작 등 인프라 확충을 통해 경주에 3000억 원 규모의 ‘SMR 국가산업단지’를 조성한다. 또한 신한울 3·4호기를 차질없이 건설해 원전산업 생태계 복원에도 나선다. 경북 구미는 반도체 소부장 생산 거점 지역으로 키운다. 2023년 7월 반도체 특화단지로 지정된 구미 산단에는 2026년까지 시스템반도체 설계 검증을 위한 ‘연구개발(R&D)실증센터’가 조성돼 반도체 소재부품의 생산 거점 역할을 하게 된다.
벤처·스타트업 생태계 조성
정부는 또 경북을 스타트업 기업과 스마트팜의 거점으로 육성한다. 먼저 경북의 창업허브가 될 ‘스타트업 파크’를 경산에 조성하고 포항에는 ‘첨단제조 인큐베이팅센터’를 구축해 경북 벤처·스타트업 생태계 조성과 활성화를 지원한다.
경산에 조성되는 스타트업 파크는 창업자가 대기업, 대학·연구기관, 투자자 등과 소통·교류하며 성장할 수 있는 혁신 창업 공간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022년 경북과 경산시를 스타트업 파크 조성사업에 선정, 건축 설계를 거쳐 2026년 완공을 목표로 2023년 말 공사를 시작했다. 포항에는 전국 최초로 첨단제조 인큐베이팅센터를 구축한다. 2025년 완공을 목표로 경상북도와 포항시, 포스코가 제조 인큐베이팅 구축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센터가 문을 열면 첨단기술을 개발한 벤처·스타트업 약 10곳을 선정해 제조 인큐베이팅 센터에 입주시키고 2~3년간 첨단제품 생산을 위한 공정개발 지원, 생산제품에 대한 품질검증 등이 일괄 지원된다.
지역 벤처투자 활력 제고에도 나선다. 정부는 2024년 모태펀드를 통해 지역 분야에 역대 최대인 1000억 원을 출자해 4500억 원 규모의 지역 벤처펀드를 추가로 조성할 계획이다. 3월에는 경북에서 나고 자란 스타트업이 경북에서 직접 투자를 받아 성장할 수 있도록 300억 원 규모의 경북·전남 연합 지역혁신 벤처펀드를 새롭게 선정했다.
윤 대통령은 “경북을 스마트팜의 거점으로 키우고 ‘혁신농업타운’ 성공 모델을 확산시키겠다”며 “2500억 원 규모의 농림축산식품부 첨단 스마트팜 지원 예산을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혁신농업타운은 ‘경북 농업대전환’ 정책의 일환으로 마을 전체가 하나의 영농조합법인으로 구성된다. 스마트팜 등 첨단농업이 구심점이 되고 일반농업은 공동영농을 통해 기술과 인력 문제를 해결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한다. 2023년 구미, 문경, 예천 등 3곳이 선정됐고 2024년 총 7곳을 추가 지정하는 등 시범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교통 인프라 확충, 문화산업 지원도
경북 지역의 혁신을 위해 교통 인프라 확충에도 속도를 낸다. 우선 영일만 횡단고속도로 구간의 영일만 대교 건설 사업이 본궤도에 오른다. 이 사업은 2008년 국가 균형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광역경제권 발전 30대 선도 프로젝트’로 시작된 포항~영덕 고속도로 사업의 일부 구간이다. 포항 남구 동해면과 북구 흥해읍을 잇는 18㎞ 구간으로 총사업비는 3조 3689억 원이다. 경북 성주군 성주읍과 칠곡군 지천면을 잇는 18.8㎞의 성주~대구 고속도로 사업도 본격화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3조 4000억 원 규모의 영일만 횡단고속도로 건설을 빠르게 추진하고 성주~대구 간 고속도로 건설도 더욱 속도를 내서 경북과 전국을 ‘2시간 생활권’으로 연결하겠다”며 “만성 정체 구간인 국도 7호선 경주~울산 구간을 4차로에서 6차로까지 확장하는 계획도 확실히 챙기겠다”고 말했다.
문화산업도 확충한다. 정부는 포항 호미곶에 1300억 원을 투입해 국가해양생태공원을 조성하고 포항, 영덕, 울진 등 동해안 지역에 호텔과 리조트를 건설하는 ‘동해안 휴양벨트’ 조성 사업을 지원해 경북의 관광 인프라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포항에 ‘환동해 호국역사문화관’을 건립하고 경북 학생들의 글로벌 역량을 높이고 다문화가정 학생을 지원하기 위한 ‘국제교육원’ 건립도 추진하기로 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선 경북·대구 통합자치단체 출범 문제도 논의됐다. 윤 대통령은 “경북·대구 통합이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지역 발전에 새로운 동력이 되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강정미 기자
*소형모듈원전(SMR)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냉각재 펌프, 가압기 등 주요 기기를 용기 하나에 일체화한 300메가와트(㎽) 이하 소규모 원전이다. 대형 원전 100분의 1 이하 수준으로 축소돼 건설 기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배관 설비가 필요없어 지진 등 자연재해에도 방사성물질 누출을 원천 차단할 수 있어 안정성과 활용성이 크다.
*신한울 3·4호기
신한울 3·4호기 건설은 2023년부터 2033년까지 경북에 140만 킬로와트(㎾)급 원전 2기를 짓는 사업이다. 2017년 탈원전 정책으로 건설 계획이 중단됐다가 2024년 건설이 재개됐다. 신한울 3·4호기는 신한울 1·2호기와 동일한 신형경수로 APR1400 노형 2기로 구성된다. 3호기는 2032년 10월, 4호기는 2033년 10월 각각 준공될 예정이다.
*스마트팜(Smart Farm)
비닐하우스·유리온실·축사 등에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인공지능, 로봇 등 4차 산업혁명기술을 접목해 작물과 가축의 생육환경을 원격으로 적정하게 유지·관리할 수 있는 농장을 말한다.
박스기사
Q&A | 경산 스타트업 파크 조성의 기대효과는?
경산시는 영남대 등 10개 대학이 밀집돼 대학생 등 청년 이동이 활발하고 대학 창업문화를 기반으로 혁신 잠재력이 높은 지역이다. 스타트업 파크 조성 예정지는 임당역(대구지하철 2호선) 인근으로 교통 접근성이 우수하고 도시계획에 따라 청년과 혁신 스타트업 유치에 필요한 상업·주거·공원 시설 등도 주변에 들어설 예정으로 향후 경북지역 청년 스타트업의 구심점 역할을 하게된다. 다양한 창업지원 역량이 집적돼 지역 주력산업인 자율주행?모빌리티,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스타트업을 집중 육성하고 지역 일자리 창출 및 경제 활성화를 견인할 것으로 기대된다.
포항 제조 인큐베이팅 센터 조성의 기대효과는?
포항 제조 인큐베이팅 센터는 첨단기술을 개발한 벤처·스타트업 약 10개를 선정해 제조공간에 입주시키고 벤처·스타트업의 신속한 시장 진출과 성공적인 제조 창업을 위해 생산시설 공정 개발, 제품 실증 등을 원스톱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우수한 첨단 제조분야 스타트업이 포항에 정착하고 성장하는 거점 기능을 수행해 향후 지역 내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를 견인할 것으로 기대된다.
호미반도 국가해양생태공원의 기대효과는?
풍부한 해양자원을 보유한 호미반도는 해양생태 보전뿐 아니라 지역 활성화 측면에서도 잠재력이 높아 국가해양생태공원을 조성하기에 적합한 지역이다. 그간 해양수산부는 호미반도 일대의 해양생태계를 통합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호미반도 국가해양생태공원 조성 사업을 추진해왔으며 이에 발맞춰 현재 지정된 해양보호구역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환동해 호국역사문화관 조성의 의미는?
경북은 칠곡 다부동전투와 영덕 장사상륙작전 등 6·25전쟁의 역사가 깊이 새겨진 곳이다. 영일만에서는 유엔군 최초의 상륙작전이 펼쳐졌다. 정부는 경북을 호국보훈의 성지로 육성하고 자유 대한민국을 위해 함께 싸워준 유엔군을 추모하기 위해 200억 원을 투입해 2026년까지 포항에 환동해 호국역사문화관을 건립하겠다고 밝혔다.
경북·대구 통합에 대한 정부 입장은?
경북·대구 통합은 인구감소·지방소멸 등 국가위기 극복을 위해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정책 방향에 부합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정부도 행정체제 개편의 선도사례가 되도록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향후 대구·경북에서 합의안을 마련하면 ‘범정부 통합 지원단’을 구성해 지원방안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자료 관계부처 합동
[자료제공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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