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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약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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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평소 알고 지내던 PD에게 연락이 왔다. 해외 명사가 한국에 오는데 독점 출연하기로 했다며 나에게 그를 직접 인터뷰해달라는 요청이었다. 사실 나는 그의 유명세만 들어봤을 뿐 그를 제대로 알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평소의 나라면 바로 승낙했을 것이다. 한마디로 놓치기 아까운 기회니까. 며칠 후 나는 PD에게 전화를 했다.
“죄송하지만 제가 선약이 있어 힘들 것 같아요.”
생각해보니 그날 나는 중요한 ‘선약’이 있었다. 막내딸과의 ‘모닝커피’ 시간이다. 요즘 나는 매일 아침 6시 반이면 일어나 막내와 2시간 정도 함께 보낸다. 각자의 다이어리를 들고 나란히 식탁에 앉아 어제를 돌아본다. 커피 한잔과 함께 감사했던 일들, 스스로를 칭찬할 일들, 반성할 일들을 적으며 사색에 빠진다. 일에서의 성취뿐만이 아니라 가족, 건강, 신앙 등 내 인생의 중요한 기둥들에 대해 다시 돌아보는 과정이다. 그 시간을 통해 나온 깨달음들을 다시 오늘 다이어리 일정에 적는다.
‘남편에게 고마운 일 한 가지를 찾아서 고맙다고 말하기’, ‘이번 주에는 바빠서 운동을 못했으니 오늘은 반드시 집까지 걸어가기’.
그래서 나의 다이어리는 노동자의 투두(to-do) 리스트가 아니라 삶이 담긴 투비(to-be) 리스트,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매일의 대답이다. 내가 하루 중 가장 기다리는 힐링의 시간이기도 하다. 이제 막 성인이 된 막내딸과 함께 다이어리를 쓰며 서로의 고민과 응원을 나누는 그 시간이 내 하루에서 가장 소중하다.
그런데 그 명사의 인터뷰를 승낙하는 순간 나는 영어 인터뷰를 준비하느라 최소 3일은 그 시간을 포기해야 한다. 그분의 유명세가 워낙 반짝거리긴 했지만 막내와의 선약을 깰 정도는 아니었다. 나는 지금까지 참 ‘열심히’ 살았다. 나에게 다가오는 모든 기회들을 놓치지 않고 최대한 성공확률을 높이는 데 집중했다. 그렇게 기회를 잡기 위해 바쁘게 살다보니 정작 가장 소중한 것을 놓치곤 했다. 그래서 인생에는 선약이 필요하다. 미리 내 시간을 약속으로 잡아두지 않으면 시간은 급한 일들, 또는 주변의 강한 자들에게 흘러간다. 오히려 이제는 그만하고 싶은 오래된 습관으로 흐르기도 한다. 더 이상 시간에 쫓기지 않고 소중한 것을 놓치지 않으려면 이 말을 자주 써보자. “선약 있습니다.”


김미경
올해 나이 딱 60이 됐지만 라이프스타일 나이는 40대라고 주장하는 열정만렙 강사. 174만 구독자를 가진 유튜버이자 3050여성들의 온라인학교 ‘MKYU’를 만들어 함께 성장하는 재미에 푹 빠져 살고 있다.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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