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형 실버타운 재도입하고 ‘고령자복지주택’ 연 3000가구 공급 경로당 식사 매일 제공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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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고 행복한 노후
노인 인구 1000만 명 시대를 앞두고 정부가 매년 공급하는 ‘고령자복지주택’을 1000가구에서 3000가구로 늘린다. 2015년 폐지된 ‘분양형 노인복지주택(실버타운)’도 재도입한다. 노인이 끼니를 거르지 않도록 경로당의 식사 제공을 늘리고 노인 일자리를 대폭 확대한다. ‘치매관리주치의’를 도입하고 요양병원 간병 지원을 제도화해 돌봄 부담도 줄인다.
윤석열 대통령은 3월 21일 강원특별자치도 원주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를 주제로 스물두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를 개최하고 주거·식사·의료·돌봄 등 어르신들의 삶과 밀접한 정책에 대한 정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6·25전쟁이 끝난 직후 미국의 맥아더 장군은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 이 나라가 재건하는 데 100년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는데 그 기적을 이뤄낸 것이 대한민국의 어르신들”이라며 “일생을 헌신해온 어르신들을 편안하게 잘 모시는 것이 정부의 중요한 책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히 우리나라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 빠르게 고령사회로 진입하고 있다”며 “주거, 식사, 돌봄과 같은 일상생활부터 의료, 간병, 요양에 이르기까지 어르신들을 위한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우선 “실버타운 공급 확대를 위해 2015년 폐지된 분양형 실버타운 제도를 다시 도입하고 민간 사업자의 진입을 어렵게 하는 관련 제도들을 개선해 실버타운 건설이 활성화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분양형 실버타운’ 재도입
분양형 실버타운은 아파트처럼 60세 이상 고령자의 주거 안정을 위해 1997년 도입됐다. 60세 이상 거주를 근거로 취득·등록세 감면, 용적률 완화 혜택을 줬으나 분양권 전매로 60세 이하 무자격자들이 대거 입소하고 부실 운영 논란이 터지면서 2015년 임대형만 남기고 분양형은 전면 폐지됐다. 그러나 정부는 노인주택의 민간 공급을 늘리기 위해 분양형 실버타운을 되살리기로 했다. 불법 분양과 부실 운영에 대한 보완 방안을 마련해 2024년 하반기 노인복지법 개정을 추진한다. 재도입 대상 지역은 인구감소 지역 89곳이다.
염민섭 보건복지부 노인정책관은 “이번 분양형 주택은 인구감소 지역에서 하다 보니 예전처럼 땅값의 급격한 상승 등 우려가 없다”고 설명했다.
분양형 실버타운은 60세 이상이면 누구나 입소 가능하도록 요건을 완화한다. 과거엔 실버타운 사업 경험이 있어야만 위탁·운영을 할 수 있었지만 호텔·요식업체, 보험사,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회사), 장기요양기관도 진입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추기로 했다. 실버타운에 입주하는 노인들은 실거주 예외 사유로 인정해 주택연금을 계속 받을 수 있다.
무주택 노인가구를 위한 ‘고령자복지주택’의 경우 현재 연간 1000가구 수준으로 공급하고 있지만 신축 매입과 노후 임대 리모델링을 통해 연간 3000가구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고령자복지주택은 무장애 설계가 적용된 임대주택으로 복지관을 복합 설치해 식사·여가 서비스를 제공한다. 추첨제 입주 방식을 도입해 중산층 노인에게도 입주 기회를 부여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중산층 고령가구를 대상으로 한 기업형 장기임대주택 ‘실버스테이’를 2024년 시범 도입하고 경기 화성동탄2지구 내에 국내 최초 ‘헬스케어 리츠’ 방식으로 실버타운을 공급한다. 실버스테이는 동작 감지기, 단차 제거 등 어르신 특화 시설과 의료, 요양을 포함한 노인 돌봄서비스를 제공한다. 헬스케어 리츠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보유한 의료복지시설 용지를 민간 사업자에게 매각하고 사업자는 리츠를 설립해 개발하는 방식이다.
“밥 거르는 어르신 없도록”
아울러 정부는 어르신들이 밥을 거르지 않도록 경로당의 식사 제공을 늘린다. 현재 경로당 6만 8000곳 중 2만 8000곳(42%)에서 평균 주 3.6일 밥을 먹을 수 있는데 그 횟수를 단계적으로 늘려 매일 식사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조리시설이 설치되지 않은 경로당 4만 곳에 대해선 시설·설비를 확충하기로 했다. 2025년에도 식사를 제공하는 경로당을 늘리는 한편 안전관리자도 배치할 계획이다. 경로식당을 운영하고 있지 않은 노인복지관 33곳에도 노인일자리 사업을 활용해 인력을 지원하는 등 식사제공 기반을 강화한다.
이기일 복지부 1차관은 “어르신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게 식사 문제”라면서 “단계적으로 전체 경로당에서 식사를 제공할 수 있게 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민간이 운영 중인 조식서비스 사례를 참고해 아파트나 일반주거지에도 본인부담 방식의 식사서비스 모델을 도입하고 거동이 불편한 노인에게 제공하는 식사배달서비스를 2024년 12곳에서 2025년 전국 대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정부는 전체 노인의 10%가 꾸준히 일할 수 있도록 일자리 사업도 확충한다. 노인 일자리는 올해 103만 개로 2023년(88만 3000개)보다 14만 7000개 늘어날 예정인데 2027년까지 120만 개로 증가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월수입 15만 9000원 정도인 ‘폐지 수집 어르신’을 전수조사해 일자리를 제공하는 한편 보건복지서비스와 연계한다.
정부는 또 ‘시니어(연장자) 친화형 국민체육센터’ 확대, 파크골프 활성화, 어르신 생활체육지도자 배치 지원 사업, 어르신 맞춤형 운동 프로그램 등으로 건강한 생활 여건을 조성한다. 더불어 노인복지법을 개정해 어르신들이 어려움을 겪는 키오스크(무인 정보 단말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등 디지털 기기에 대한 접근성을 높인다.
치매관리·재택 의료 활성화
윤 대통령은 “어르신 건강을 챙기는 일에도 정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어르신을 위한 요양·의료시스템을 제대로 구축하겠다”며 재택의료 활성화, 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 확대, 중증환자 방문 진료비 환자 부담 완화 등을 약속했다.
정부는 먼저 4월부터 요양병원 간병지원 시범사업을 20곳을 대상으로 추진하고 2026년부터 단계적으로 제도화한다. 이를 위해 간병인 관리·운영에 관한 표준 지침과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만든다. 간병서비스 시장의 질을 높이고자 서비스 기관 관리 기준 마련과 등록제 도입도 추진한다.
현재 시행 중인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대상자는 2024년 230만 명에서 2027년 400만 명까지 늘린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을 위해 의사, 간호사가 집으로 방문하는 재택의료를 활성화하고 이를 위해 ‘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를 현재 95곳에서 2027년 250곳으로 대폭 확대한다. 중증 환자의 방문 진료 본인 부담금도 현재 3만 9000원에서 1만 9000원까지 절반 수준으로 낮춘다.
또 퇴원 환자들이 집에서 다양한 간호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재택간호 통합센터’도 7월부터 도입한다. 이와 함께 어르신들이 집에서도 충분히 장기요양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중증 환자의 ‘재가요양급여’를 중증도 1등급 기준 189만 원에서 207만 원으로 올린다.
윤 대통령은 “집에서 우수한 재가요양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 수준을 대폭 높여 시설에 가지 않더라도 집에서 계속 머무르실 수 있게 하겠다”며 “9~12인 소규모 인원을 하나의 유닛으로 묶어 개인적인 삶과 공동체 생활이 동시에 이뤄지는 새로운 형태의 요양시설인 유닛케어를 도입할 것”이라고 했다.
“원주 교통망 확충, GTX-D 노선 연결”
아울러 정부는 원주를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의 중추 도시로 육성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원주는 국내 유일의 자생적인 의료기기 혁신 클러스터를 조성했다”며 “원주가 보유한 보건 의료 데이터를 기반으로 강원의 ‘보건 의료 데이터 글로벌 혁신 특구’와 연계해 원주와 강원의 보건의료 산업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또 “산업이 제대로 발전하려면 교육도 바뀌어야 한다”며 원주고를 자율형 공립고등학교로 지정하고 원주의 특성화고등학교를 협약형 특성화고로 지정해 교육 클러스터를 구축하는 등 혁신도시의 교육환경을 대폭 개선하겠다고 했다.
원주의 교통망도 확충한다. 원주가 중부권 핵심 도시로 발전하도록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D 노선을 원주까지 연결하고 2024년 1월에 착공한 여주~원주 복선전철을 차질 없이 건설해 원주시민들의 교통 여건을 개선할 방침이다.
강정미 기자
[자료제공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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