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 다시 뛰고 우리나라가 또 한 번 도약하는 기회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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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대 김진유 교수가 경기대 수원캠퍼스 자신의 연구실에서 도시경쟁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진유 경기대 도시교통공학과 교수 인터뷰
‘대통령 집무실 용산시대’가 열리면서 서울 용산 일대가 서울의 새로운 중심으로 도약하고 있다. 용산이란 도시가 품고 있는 잠재력은 얼마나 될까? 우리나라 정치의 중심이 옮겨오면서 도시의 경쟁력은 어떻게 달라질까? 도시계획가인 김진유 경기대 교수에게 용산시대 개막과 종합계획(마스터플랜)을 들어봤다.
▶남산타워에서 대통령실 청사와 용산공원, 미군 잔류부지를 바라본 모습
“대통령 집무실이 이전한 지금은 용산의 위상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지리적으로 서울의 중심일 뿐만 아니라 정치의 중심이 돼가고 있습니다. 미국 워싱턴디시(D.C.)의 대통령공원과 유사하게 용산의 위상이 높아졌습니다.”
7월 27일 경기대 수원캠퍼스에서 만난 김진유 도시교통공학과 교수는 달라지고 있는 용산을 이야기했다.
김진유 교수는 “이전의 용산은 국제업무지구, 용산공원, 그리고 주택 대량 공급을 위한 부지. 이 정도의 기능과 역할을 부여받았다면 지금의 용산은 서울, 더 나아가 한국을 대표하는 중심지로서 상징성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반환받은 주한미군 장군 숙소부지 등에 조성된 용산공원이 시범개방된 6월 10일 시민들이 편의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 문화체육관광부
역사성·확장성·입지 두루 갖춰
도시계획가로서 김 교수는 용산이란 지역이 갖고 있는 특색을 우선 짚었다. 그는 첫 번째로 역사성을 꼽았다. “용산은 역사가 깊은 지역이다. 용산공원은 과거부터 외국 군대들이 주둔했던 곳이고 용산정비창은 교통과 물류의 중심축이었다. 거슬러 조선시대엔 지방의 곡식과 온갖 물산이 모이는 주요 포구 지역이었다.”
두 번째는 확장성이다.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의 철거를 동반하지 않고도 신속한 도시개발이 가능한 대단히 큰 땅이 유일무이하게 존재한다.”
세 번째는 입지다. “서울 도심의 주요 업무지구인 광화문과 시청, 여의도 일대와 연결성이 뛰어나다. 또한 한강과 용산공원 등 융복합적 요소가 잘 어우러진 독보적인 입지를 갖췄다.”
김 교수의 표현대로 용산은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지녔다. 용산의 마스터플랜을 바탕으로 서울이 다시 뛰고 우리나라가 또 한 번 도약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바라보는 이유다.
10년 만에 다시 꺼내 든 용산정비창 개발안에 대해 김 교수는 “우리의 산업구조가 4차 산업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국제업무지구로 가는 것은 굉장히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강 변과 연계는 아주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연계가 잘되면 굉장히 국제적인 명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대통령 집무실이 바로 옆에 있고 대통령 집무실과 함께 센트럴파크만 한 용산공원이 만들어질 것이며 바로 옆에 국제업무지구가 있다. “국제업무지구, 대통령 집무실, 용산공원에 이어 한강까지 연결시키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용산 전체의 종합계획”이라고 김 교수는 내다봤다.
▶반환받은 주한미군 장군 숙소부지 등에 조성된 용산공원이 시범개방된 6월 10일 시민들이 편의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 문화체육관광부
“잘 조성하면 센트럴파크 위상 가질 수 있다”
집무실 용산 이전은 구도심의 발전을 견인한다는 평가도 내놨다. 그는 “기존의 청와대를 국민들이 다가갈 수 있는 장소로 만들면서 종로와 중구에 활력을 불어넣는 새로운 포인트가 하나 생겼다”며 “다시 개장한 광화문광장과 지금 진행하고 있는 세운상가 일대의 정비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과거보다 더 활성화된 도심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청계천도 세계적 명소가 됐는데 용산국제업무지구나 용산공원도 세계적 명소가 될 잠재력이 충분하다”며 “잘 조성하면 센트럴파크의 위상까지 가질 수 있다”고 제시했다.
그렇다면 용산공원을 어떻게 조성해야 할까? 센트럴파크는 맨해튼섬 한가운데에 섬 모양과 비슷한 형태로 만들어졌다. 길이 4km, 폭 800m다. 공원 주변은 업무시설과 복합 주거시설이 많다. 작게 보면 맨해튼섬을 위한 공원이지만 크게 보면 뉴욕을 대표하는 공원으로 자리한다.
센트럴파크는 주말에도 평일에도 낮에도 밤에도 늘 사람이 많다. 그럴 수 있는 이유를 김 교수는 ‘폭 800m’에서 찾았다. 사람이 걷는 속도가 1초에 1.2m에서 1.3m 정도라고 한다. 센트럴파크를 10분이면 걸어서 지나갈 수 있다. 왔다 갔다 해도 20분밖에 안 걸린다. 출근할 때, 점심 먹고 산책할 때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는 거리다. 워싱턴디시의 대통령공원은 폭이 500m로 6~7분이면 횡단할 수 있다.
우리의 용산공원을 보자. 김 교수는 “가장 넓은 곳의 폭이 2km가 된다”며 “방향성이 불명확해 길 잃기도 쉽고 통과하는데 20~30분은 걸려 걷기에 부담스럽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김 교수는 “소통하려면 폭을 조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24시간 이용이 가능해야 제일 좋은 공원”이라며 “주민도 이용하고 직장인도 이용하고 관광객도 이용하고 모두가 이용 가능하려면 형태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폭을 800m 이내로 공원의 형태를 만들고 주변을 업무와 주거가 복합된 형태로 개발하면 큰길을 건너지 않고도 마음껏 용산공원을 이용할 수 있다”며 “백악관처럼 관광객도 오고 시민들도 오가야 대통령이 말하는 소통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환받은 주한미군 장군 숙소부지 등에 조성된 용산공원이 시범개방된 6월 10일 시민들이 편의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 문화체육관광부
“공원에 케이컬처 작품이나 공연장 있으면”
김 교수는 용산공원의 역사성 확보에 대해 “몇 가지의 중요한 건물이나 구조는 남겨놓되 보존 차원이 아닌 시민들이 피부로 역사를 느끼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공원의 디자인을 한반도 모양으로 한다거나 일절 손을 대지 않는 것이 역사성 확보가 아니라는 소리다. 그러면서 “주말용 공원이 되면 역사성도 확보하기 어렵다. 박제된 역사를 볼 수 있을 뿐이다. 평상시에 산책하고 업무 볼 때 쉽게 걸어 다니며 역사적 현장을 접해야 비로소 살아 있는 역사공원이 될 수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김 교수는 공원의 나무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큰 공원은 숲으로 봐야 한다”며 “센트럴파크의 큰 나무들과 잔디밭, 그늘진 숲을 잘 봤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김 교수는 “두 가지의 치유를 용산공원이 담당해야 할 기능”이라고 덧붙였다. 하나는 우리의 아픈 역사를 공원에서 체감하면서 고난을 딛고 우뚝 선 지금의 우리나라의 위상에 대한 자긍심을 느끼도록 하는 역사적 치유다. 또 하나는 바쁜 도심의 일상에 지친 시민들이 잠시라도 공원에 와서 산책도 하고 낮잠도 자고 자연을 만나면서 치유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공원 안에 케이컬처 현대미술 작품이나 공연장도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남겼다. 케이파크가 우리나라의 대표 상품이 될 날을 기대해본다.
글 심은하 기자, 사진 곽윤섭 기자
[자료제공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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