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것이 ‘힙’한 것! MZ세대 취향이 기업을 움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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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매니얼
약과 맛 아이스크림, 흑임자 아포가토, 쑥 파르페. 할머니 취향의 메뉴와 청년세대가 선호하는 메뉴의 조합이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유물을 소재로 해 재탄생한 일상품 ‘뮷즈’(뮤지엄과 굿즈의 합성어)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할머니 표 입맛과 패션 등을 좇는 밀레니얼 세대, 일명 ‘할매니얼’ 바람이 꺾이지 않고 있다.
할매니얼은 할머니의 사투리인 ‘할매’와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부터 1990년대 중반 출생자)의 ‘밀레니얼’을 합성한 신조어다. 할머니들이 먹고 입는 취향을 선호하는 밀레니얼 세대를 뜻한다. ‘뉴트로(New+Retro)’가 주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파생된 할매니얼의 인기는 기업까지 움직이고 있다. ‘유명 약과를 구매하기 위한 경쟁’이라는 ‘약게팅’이 나올 정도로 ‘약과’ 오픈런(개점 질주)을 하고 온라인에서도 판매 시작과 동시에 품절 문구가 뜨다보니 소규모 카페부터 대기업까지 앞다퉈 약과 상품을 내놓고 있다. 제약회사들도 최근 할매니얼 입맛을 저격해 약과 등의 맛을 첨가한 음료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식품회사에서도 이런 트렌드를 반영한 약밥, 떡 등의 전통 식품들을 출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가수 비비의 노래 ‘밤양갱’이 큰 호응을 얻으면서 ‘양갱’도 인기 간식 행렬에 합류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동네 마트에서 양갱 10개입 세일하는 거 항상 업어왔는데 갑자기 세일을 안 하기 시작했다. 사장한테 물어보니 비비의 ‘밤양갱’ 노래가 나오고 갑자기 잘 팔려서 물량이 모자란다고 한다. 내 양갱 다시 돌려놔라’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이러한 흐름은 무엇이든 인증하길 좋아하는 세대에게 전통 간식이 주는 색다른 경험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누리소통망(SNS)을 중심으로 줄 잇는 ‘#할매니얼’ 게시물이 이를 보여준다.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 문화와 연관됐다는 분석도 있다. 헬시 플레저는 무조건 절제하는 식의 건강관리 대신 즐겁게 건강을 관리한다는 뜻이다. 매년 대한민국 트렌드를 발표하는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전 세계를 휩쓴 역병의 시대에 건강은 모두의 화두”라며 이미 2022년 트렌드 중 하나로 헬시 플레저를 꼽은 바 있다. 쑥, 약과, 누룽지, 인절미 등 전통 식재료를 첨가해 만든 간식이 상대적으로 건강한 느낌을 주는 것이다.
할매니얼은 입맛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단원 김홍도의 작품 ‘평안감사향연도’에서 착안해 만들어진 ‘취객선비 3인방 변색 잔세트(차가운 액체를 부으면 잔에 그려진 선비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름)’는 국립박물관이 예약판매를 시작하자마자 동났다.
‘트렌드 코리아’ 공저자인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한다혜 박사는 할매니얼이 지속되는 데 대해 “익숙한 듯 새로운 매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할매니얼은 옛 추억에 잠겨 소비하는 복고가 아닌 뉴트로다. ‘K-??’이 날로 인기를 얻으면서 젊은 세대에게 전통은 힙한 것이 되고 있다”는 게 한 박사의 얘기다. 한 박사는 “특히 외식산업에서 할매니얼 성향이 두각을 보이는 건 너무 비싸지 않은 작은 소비재에 새로움을 추구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근하 기자
[자료제공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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