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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대기자 ‘0’ “늘봄학교는 가장 중요한 국가 정책 어린이 위해 돈 아끼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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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내 그림을 좀 보충해주겠니?”
윤석열 대통령은 3월 14일 전남 무안군 오룡초등학교를 방문해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참관했다. 미술수업에는 직접 참여하기도 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새 학기 시작 이후 매주 늘봄학교 관련 일정을 수행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늘봄학교 현장을 자주 방문해 적기에 신속한 지원과 협력이 이뤄지도록 잘 챙기겠다”고 했다.
전라남도는 부산과 함께 도내 모든 초등학교가 늘봄학교에 참여해 참여율 100%로 전국 1위를 기록했다. 윤 대통령은 1학기 늘봄학교 준비와 운영에 힘쓰고 있는 현장의 교원들, 늘봄 전담사, 전남도교육감, 전남도지사, 그리고 늘봄학교를 이용하고 있는 학부모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또 “농어촌 지역이 많은 전남은 도시 지역에 비해 프로그램과 강사 확보가 어려울 텐데도 전남 지역 내 425개 모든 초등학교가 늘봄학교에 참여하고 1학년 학생의 76%가 이용한다”며 놀라움을 표했다.
이 자리에서 4학년과 6학년 아이를 둔 학부모는 “과거 방과후 프로그램은 조건이 맞는 학생들만 참여가 가능했으나 늘봄학교는 모든 학생이 참여할 수 있어서 좋다”며 “예산이 허락한다면 참여 대상을 4학년까지 확대해줬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윤 대통령은 “늘봄학교는 국가정책 중 제일 중요한 것”이라면서 “예산이 많이 들어가도 최대한 투입해서 하겠다”고 답했다.



2학기 전국 모든 초등학교로 확대
2024년 3월 첫 주부터 전국 2741개 초등학교에서 늘봄학교가 시행됐다. 늘봄학교는 초등학교에서 아침 수업시간 전과 정규수업 후 오후 8시까지 원하는 학생에게 돌봄과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제도다. 2024년 2학기부터는 전국 모든 초등학교로 확대된다. 초등학교 1학년은 신청 우선순위나 추첨하는 과정 없이 100% 늘봄학교를 이용할 수 있고 학교 적응을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이 매일 두 시간씩 무료로 제공된다.
늘봄학교는 2023년 1월 도입 방안이 확정돼 3월부터 전국 5개 시·도교육청(인천·대전·경기·전남·경북)에서 총 214개교가 참여해 시범운영을 시작했다. 방과후학교와 돌봄교실에서 채우지 못한 돌봄의 틈새를 공교육 체계 안에서 메우기 위해서다. 특히 초등학교 1학년은 돌봄의 사각지대에 있었다. 육아정책연구소가 2022년 12월 발표한 ‘아동돌봄의 통합적 운영기반 구축연구’ 보고서를 보면 0~12세 자녀를 둔 부모 대상 설문에서 ‘언제 돌봄공백을 느꼈나’라는 질문에 24.0%가 ‘초등학교 1학년’을 꼽았다. 0세(29.7%), 1세(24.6%)에 이어 세 번째로 많았다. 반면 초등학교 입학 후 돌봄 지원체계는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해당 연구에서 대학교수, 연구원 등 아동돌봄 전문가 60명에게 아동의 연령대별 돌봄 지원체계에 대한 평가를 묻자 0~6세의 돌봄 지원체계는 5~5.6점(7점 만점)을 기록했지만 초등 저학년(1~3학년)은 3.7점으로 ‘보통(4점)’에도 못 미쳤다.
애초 계획보다 ‘늘봄학교’의 시계가 빨라지면서 2024년 늘봄학교를 시작한 학교의 1학년 하교 시간은 오후 3시 안팎으로 연장됐다. 어린이집·유치원 졸업 후 초등학교 입학으로 생겨난 돌봄의 공백이 공교육 안에서 채워진 것이다. 두 시간의 맞춤형 프로그램 이후 학생들은 다양한 ‘늘봄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놀이체육뿐 아니라 주산암산, 과학교실, K-팝 댄스, 골프, 펜싱, 승마, 코딩 등 프로그램 선택의 폭은 더 넓어질 전망이다.
교육부는 3월 8일 김덕수 사물놀이패와 늘봄학교 전통연희 프로그램 제공 및 학교예술교육 활성화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사물놀이 단체에서는 초등학교 저학년 대상 전통예술 프로그램과 전문강사를 제공한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즐겁고 신명 나는 전통연희 프로그램이 학생들의 특기?적성 계발에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학교에서 전통문화예술 분야를 포함한 문화?예술교육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다양한 기관?단체와 지속해서 협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늘봄학교 도입으로 초등학교 돌봄교실의 대기자 문제도 대부분 해소됐다. 2023년 3월 돌봄교실 대기자는 약 1만 명이었다. 교육부에 따르면 2023년에는 2741개교 1학년 약 6만 6000명이 돌봄교실을 이용했으나 2024년 3월 늘봄학교 도입으로 두 배 이상인 12만 8000명이 늘봄학교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비율대로라면 모든 초등학교에 늘봄학교가 도입되는 2학기에는 1학년의 70.2%인 24만 4000명이 늘봄학교로 흡수된다.
늘봄학교가 늘어나면 기존 교원의 업무가 과중해질 것이라는 우려의 시선이 많았다. 이에 따라 정부는 늘봄학교 도입으로 발생하는 신규 업무가 기존 교원에게 전가되지 않도록 현재 2741개 늘봄학교에 학교당 평균 1.3명의 행정 전담인력을 배치했다. 3월 11일 기준 기간제교원 2125명이 채용·배치됐고 약 3500명이 늘봄학교 행정업무를 전담하고 있다. 늘봄학교 초1 맞춤형 프로그램을 위한 강사로 약 1만 1500명을 확보했다. ‘2024년 늘봄학교 추진방안’에 따라 83.2%가 외부강사, 16.8%는 희망하는 교원으로 구성됐다. 이는 시·도교육청이 외부강사 채용을 원칙으로 하되 희망할 경우 교원이 참여할 수 있도록 구성한 결과다.



늘봄학교가 폐교 위기 학교도 살리다
교육부는 3월 한 달을 늘봄학교 현장 안착을 위한 집중 지원 기간으로 운영한다. 교육부와 17개 시·도교육청은 ‘늘봄 콜센터’를 설치·운영해 학부모와 학교의 민원을 직접 접수하고 즉각 해결에 나설 예정이다. 또 ‘교육부·교육청 늘봄학교 현장지원단’도 운영해 전국 각지의 늘봄학교 운영 실태를 점검하고 애로사항 해결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이주호 부총리는 3월 12일 충북 진천군 상신초등학교에서 열린 제16차 함께차담회에서 “늘봄학교는 우리 사회의 난제인 저출생 문제 해소를 위해서 어렵더라도 반드시 성공시켜야 할 과제”라며 “헌법이 요구하고 있는 교육기회 균등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고 나아가 우리 사회 통합의 기반을 마련하는 교육정책”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늘봄학교 ‘누구나 이용’ 대상을 2025년까지 초등 1~2학년으로 넓히고 2026년엔 초등 전 학년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학생들은 최대 오후 8시까지 학교에 머물 수 있다. 이 경우 석식비도 전액 지원받는다. 시·도교육청은 지역 여건과 학교별 특성에 맞는 늘봄학교를 운영하면서 더 많은 학생과 학부모가 늘봄학교를 누릴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서울·광주·충남·전북·경북교육청은 3월 중 늘봄학교를 추가 선정해 운영하기로 했다.
늘봄학교로 폐교 위기의 학교가 되살아난 경우도 있다. 논산계룡교육지원청에 따르면 2023년 신입생 1명에 불과했던 충남 논산시 광석초등학교는 2024년 32명이 입학했다. 이 중 원 학구 학생은 6명, 나머지 26명은 타지에서 입학했다. 신입생이 몰린 이유로 늘봄학교가 주효했다. 아침늘봄, 방과후 연계형 늘봄, 저녁늘봄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고 아침·저녁식사 제공에 등하교 차량 운영 등이 학부모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독서·체육활동을 전담하는 전문강사를 섭외하는 등 내실 있는 교육이 이어지면서 아이들의 반응도 좋았다.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도 10년 연속 최하위다. 2023년 합계출산율은 0.72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저출생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돌봄 공백’과 ‘사교육비 부담’이 꼽혀왔다. 늘봄학교가 안착하면 초등학생이 돌봄 공백 때문에 학원을 순회하는 사례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맞벌이가정의 경력단절을 막고 출산율을 높이는 효과도 있다.

범부처 지원본부 주기적 점검
늘봄학교는 윤석열 정부의 주력 정책이다.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저출생·미래세대 정책을 최우선으로 여겼다. 윤 대통령은 2월 KBS(한국방송공사)와의 대담에서 “어떤 대통령으로 기억되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어린이를 많이 아낀 대통령”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정부는 2월 5일 민생토론회에 이어 2월 27일 제6회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도 늘봄학교를 다뤘다. 이 자리에서 주무부처인 교육부는 물론 기획재정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9개 부처 장관과 국무조정실장,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17개 시·도교육감, 17개 시·도지사 등이 참여하는 ‘늘봄학교 범부처 지원본부’를 구성해 늘봄학교 운영 상황을 주기적으로 점검하기로 했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경기도에서 발생한 대기자 524명에 대해 “기존에 학원을 이용하던 학생들이 늘봄학교가 알려지면서 추가적인 참여를 희망해 발생했다”며 “대기 수요를 최대한 빨리 해소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서울시는 ‘꼴찌 탈출 프로젝트’를 강력하게 추진해 참여율을 4분의 1 수준으로 올리고 2학기는 모든 학교에서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삼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정치를 시작하고 나서 방과후 지역 돌봄센터를 방문한 적이 있는데 시설이 너무 열악하고 아이들도 불편해 했다”며 “그때 국가 돌봄 체계를 추진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또 시행 초기 단계인 늘봄학교에 대해 “부족한 부분이나 어려운 점이 있겠지만 늘봄학교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정부, 지역사회, 전문가 등 우리 사회 전체가 함께 나서야 한다”고 당부했다.

유슬기 기자 

박스기사
늘봄학교 궁금증? ‘함께학교’에 물어보세요

1만 명의 선생님이 답해주고
분야별 전문가가 상담해주고
교육부는 3월 11일 디지털 소통 플랫폼 ‘함께학교’를 확대 개통한다고 밝혔다. 학생과 교원, 학부모가 상시 소통하며 교육정책을 논의하는 ‘함께학교’는 2023년 11월 말 처음 개통한 이래 약 50만 명이 방문했고 500여 건의 다양한 교육정책이 제안됐다.
이번 개편으로 교육부 누리집 ‘늘봄학교’ 메뉴와 정책 토론, 정책 알림 등을 연결하고 ‘함께학교’ 메인 화면에 소개해 최근 학부모의 큰 관심사인 늘봄학교에 대한 소통도 지원할 예정이다.
‘함께학교’는 교원뿐만 아니라 학부모, 학생에게 도움이 되는 상담, 소통(커뮤니티 등) 기능을 신설하고 접근 편의성을 개선해 소통을 활성화하는 데 주력했다. 학생과 학부모는 평소 궁금했던 점을 ‘답·답해·요’에 질문하면 ‘함께학교’에 가입된 1만 명의 선생님 등을 통해 답을 구할 수 있다. ‘전문가 상담’ 코너에서는 법률, 마음건강 등 분야별 전문가에게 무료로 비공개 1대 1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현장 요구를 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그간의 소통 방식을 바꿔 설계한 ‘함께학교’는 모두의 관점을 새롭게 연결하는 공간”이라며 “학생, 교원, 학부모 모두가 행복한 학교를 만들어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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