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터 슬라이드 타고 물폭탄 맞고 놀이기구 타듯 물놀이 안전 배워요!
작성자 정보
- 공감 작성
- 작성일
본문

물놀이 가기 전 전북 119안전체험관으로!
아찔한 워터 슬라이드, 물폭탄, 항공기 비상탈출 기구….
9만 9035㎡ 규모의 부지에 놀이공원에서 볼 법한 기구들이 도전을 자극한다. 스릴 넘치는 워터파크 같지만 전북특별자치도가 운영하는 119안전체험관이다. 이곳에서는 물놀이 안전을 비롯해 각종 재난에 대비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폭염이 이어지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계곡과 바다로 향하는 7월, 물놀이 안전사고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9~2023년) 물놀이 사고로 총 122명이 사망했다. 이 중 43%(52명)가 7월에 발생했다. 이에 소방청은 여름휴가철을 앞두고 각종 안전사고에 대비한 소방안전체험관 이용을 독려했다.
소방안전체험관은 서울 두 곳을 비롯해 전국에 14곳이 있고 대전, 전남 등 4곳에 신설이 추진되고 있다. ▲물놀이 안전 ▲응급 처치 ▲선박 탈출 ▲항공기 탈출 ▲해양 생존 ▲방사능 안전 ▲지진 안전 ▲버스 탈출 ▲승강기 안전 ▲산악 안전 등 다양한 위기 대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체험관마다 특화 영역을 갖추고 있다. 체험 예약은 연중 상시 ‘국민안전교육플랫폼 누리집(kasem.safekorea.go.kr)’을 통해 할 수 있다.
본격 휴가철을 맞아 ‘K-공감’이 전북 119안전체험관을 방문해 안전체험 훈련을 직접 해봤다. 이날 기자가 체험한 프로그램은 소화기 사용법, 심폐소생술(CPR), 완강기 하강, 항공기 비상탈출 등이었다.
“아이들이 너무 좋아해요”
2013년 개관한 전북 119안전체험관은 7월 기준 누적 체험객 수가 150만 명을 돌파했다. 연 12만 명 이상이 방문한 셈이다. 그럴 만도 했다. 안전체험 프로그램은 재미없을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놀이공원처럼 흥미진진한 체험 프로그램이 기다리고 있었다. 프로그램은 다섯 개 주제로 총 54종의 체험시설을 통해 이뤄진다.
실제 자동차에 탄 채로 전복되는 아찔한 상황을 직접 경험해보거나 항공기 비상탈출 슬라이드를 타볼 수도 있다. 비상탈출 슬라이드를 직접 체험해봤는데 생각보다 빠른 속도에 놀랐다. 착지 지점에서 촬영하던 사진기자가 놀라서 옆으로 급히 피할 정도였다. 하지만 착지 지점에 정확히 멈춰 서게 설치돼 있어 위험하진 않다. 암벽에서 로프(줄)로 하강한 뒤 헬기에 연결된 바스켓(바구니)으로 직접 인명구조를 해보거나 고공횡단, 외줄도하, 경사강하 시설 등도 체험할 수 있다. 규모 7.0의 강진과 태풍을 생생하게 경험해볼 수 있는 세트장도 마련돼 있다.
특히 여름철(6월 7일~8월 31일)에는 특화 프로그램으로 ‘물놀이 안전체험’을 운영하고 있다. 하루 두 번, 회당 150~180분간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은 물놀이 도중 일어날 수 있는 각종 위기상황과 대처법 8코스 및 생존수영 3코스로 구성돼 있다. 익수 상황, 선박 탈출, 급류 등을 경험할 수 있는 대형 워터 슬라이드와 물폭탄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실제 상황에 가까운 체험시설들을 보고 겁먹을 필요는 없다. 소방 공무원들과 인근 대학 응급구조학과 대학생으로 구성된 자원봉사자들이 체험객들의 안전을 맡고 있다.
손자들과 함께 물놀이 안전체험을 마치고 나온 김미자(69) 씨는 “교육적인 효과도 크고 시설도 워낙 실감 나게 돼 있어서 아이들이 너무 좋아한다”며 만족스러워했다. 남편 강대하(74) 씨도 “이런 (위기) 상황을 직접 경험할 일이 없는데 여기에서 교육을 해주니 참 이롭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아홉 살, 일곱 살인 아이들도 아직 흥분이 가라앉지 않은 얼굴로 “배에서 탈출 훈련을 하는데 게임하는 것 같았다”, “슬라이드가 재미있었다”며 신나했다.
워터파크만큼 짜릿하게!
이번엔 급류 체험을 해볼 차례. 계곡에서 빠르게 흐르는 물결에 휩쓸려 떠내려가는 상황을 가정해 구불구불한 형태의 수영장이 준비돼 있었다. 이곳에 들어가 기둥을 껴안고 앉아 있으면 1톤에 달하는 물이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체험객들을 덮친다. 워터파크에서 볼 수 있는 물폭탄을 떠올리면 비슷하다. 건장한 청년도 기둥을 놓치고 뒤로 밀려날 정도로 물살은 거셌다. 현장에서 안전지도를 하던 소방관이 “실제 급류는 이보다 20~50배 거세다”며 “사람이 버티기 힘들기 때문에 급류가 들이닥치는 상황을 만나면 버티려 하지 말고 무조건 빨리 대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계곡에서 구조되는 상황을 가정한 세트장도 있었다. 수영장을 가로지른 원통형 기둥 위에서 중심을 잡고 건너가는 체험이다. 체험객들은 물에 빠지지 않으려 기둥을 부여잡고 조금씩 움직였다. 요즘은 119구조대가 로프 총을 쏴서 연결된 로프로 인명을 구조하지만 비상상황을 대비해 체험해보는 것도 좋다.
키 120㎝ 이상, 몸무게 60㎏ 미만이어야 탈 수 있는 워터 슬라이드에서는 예상치 못한 사고가 발생했을 때 수습하는 방법을 배운다. 옆에서는 현직 소방관과 응급구조학과 학생들이 안전을 살핀다. 여름방학 때마다 이곳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는 응급구조학과 학생 신모(25) 씨는 “아이들 돌보는 것도 좋아하고 현직 소방관들로부터 많은 걸 배울 수 있어서 좋다”며 “체험을 하던 아이가 힘이 빠져서 얼굴이 창백해진 적이 있는데 소방관들이 재빨리 캐치해서 조치를 취한 모습이 존경스러웠다”고 덧붙였다.
두 자녀를 데리고 방문한 이진경(32) 씨는 “위험할 때 다이빙하는 방법, 물속에서 몸을 뒤집는 방법 등 물놀이 안전을 배울 수 있어서 유익했다”고 했다. 특히 “재난안전 종합체험에서 아이들에게 안전벨트의 중요성을 알려줄 수 있어서 의미가 있었다”고 전했다.
유사시 망설이지 않으려면
구조를 하는 것도 어렵지만 구조를 당하는 쪽도 용기를 내야 하는 상황이 있다. 위기탈출 체험동에서 이를 경험할 수 있었다. 건물 화재 시 사용하는 원통 형태의 수직 강하 미끄럼틀이 눈에 띄었다. 내부에 여러 겹의 주름이 있어서 추락할 염려는 없지만 막상 고층에서 수직으로 쭉 뻗은 원통으로 뛰어내리려 하면 망설일 수밖에 없었다.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안내하던 소방관이 안전모와 주황색 조끼를 건네고는 번지점프대처럼 생긴 위층 구조물에서 완강기를 타고 하강해볼 것을 권했다. 완강기는 화재 발생 시 3~10층 높이에서 창문 등을 통해 건물 밖으로 탈출하기 위한 장비다. 완강기 로프를 연결하고 발판에 섰다. 발밑을 내려다보니 “악” 소리가 절로 나왔다. 불안한 마음에 괜히 로프를 당겨보기도 했다. 점프대에 걸터앉아 “하나, 둘, 셋!” 소방관의 지시에 따라 로프를 잡고 있던 두 손을 벌려 미는 동작을 했다. 실제 상황에선 건물 외벽을 마주 보며 벽을 밀면서 내려와야 한다.
건물 10층에서 외벽을 타고 내려온다고 생각하니 엄두가 나지 않았다. 하지만 완강기는 모든 피난 기구를 통틀어서 가장 중요하다는 게 소방관들의 설명이다. 가장 많이 보급돼 있고 저렴한 데다 최대 1000명까지 살릴 수 있는 내구성을 지녔기 때문이다. 이곳에선 완강기 설치 방법부터 하강까지 직접 체험할 수 있었다. 이날 안내를 맡은 김재영 소방관이 능숙한 동작으로 완강기를 타고 내려오며 말했다.
“어때요? 놀이공원보다 재미있죠!”
김광주 기자
전북 119안전체험관 이용법
2013년 3월 26일 개관한 전북 119안전체험관은 9만 9035㎡ 부지에 54종의 체험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체험료는 주제관에 따라 2000~8000원. 프로그램으로는 재난종합체험과 위기탈출체험이 각각 15종, 어린이안전마을 8종, 전문응급처치 5종, 물놀이 안전체험 11종이 운영되고 있다. 특히 여름철에는 물놀이 안전체험 특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올해는 6월 13일부터 8월 31일까지 운영된다. 단 생존수영은 6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다.
운영일은 매주 월요일을 제외한 주 6일이며 1월 1일과 설·추석 연휴에 휴관한다. 운영 시간은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25명 이내의 체험객이 조를 지어 하루 세 차례 체험 교육을 진행한다.
[자료제공 :

관련자료
-
링크
-
이전
-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