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를 부르는 풀, 익모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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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언덕이나 풀밭에서 잎이 아주 길쭉하고 홍자색 꽃이 층층이 달린 식물을 볼 수 있습니다. 어머니(여성)를 이롭게 하는 풀, 익모초(益母草)입니다.
이 풀은 생리통 등 여성의 임신과 출산에 관한 질병에 좋다고 합니다. 또 원기를 회복하고 식욕을 돋우는 데도 좋아 옛날엔 입맛이 없어 식사를 못할 때 익모초를 절구에 찧거나 달여 먹었다고 합니다.
들이나 길가, 풀밭 등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쓰임새가 많아 집안에 한두 개체쯤 심어놓고 필요할 때 썼다고 합니다.
요즘에도 시골에 가면 마당 가장자리에서 익모초가 자라는 집이 많습니다.
익모초는 7~9월 꽃이 피는 꿀풀과 두해살이풀입니다. 높이가 1m 이상 자라는 것도 있습니다. 언뜻 보면 쑥과 비슷하게 생겼는데 줄기를 따라 꽃잎 끝이 벌어진 통꽃이 층층이 피는 점이 다릅니다. 잎 모양도 차이가 있습니다. 마주 보고 나는 줄기잎은 아주 길고 3개로 가늘게 갈라진 다음 다시 2~3개로 갈라지는 특이한 형태입니다.
일부 지방에서는 익모초를 눈비엿, 눈비얏, 암눈비앗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새벽에 이슬이 내려앉은 익모초를 그대로 채취해 즙을 내거나 생즙을 낸 다음 하룻밤 밤이슬을 맞힌 후 마시라고 하는데 익모초의 쓴맛을 줄이려는 방법인 것 같습니다.
이 꽃을 볼 때마다 어머니가 생각난다는 사람이 많습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최명희 대하소설 ‘혼불’에서도 어려운 처지에 놓인 여주인공 강실이가 익모초를 보고 어머니가 생각나 울음을 삼키는 장면이 있습니다.
얼마 전 고향에 갔을 때 길가에 핀 익모초가 자주 눈에 띄었습니다. 요즘 긴 잎과 층층이 달린 홍자색 꽃이 한창일 때입니다.
싱싱한 익모초 잎과 꽃만 보아도 더위에 지친 몸과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것 같습니다.
글·사진 김민철
야생화와 문학을 사랑하는 일간지 기자. 저서로 ‘꽃으로 박완서를 읽다’, ‘문학 속에 핀 꽃들’, ‘꽃을 사랑한 젊은 작가들’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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