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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개국과 숨가쁜 릴레이 회담 각국 정상 “한국 배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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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한·아프리카 릴레이 정상회담
윤석열 대통령은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기간 중 방한한 아프리카 25개국 정상과 양자회담을 가졌다. 윤 대통령은 5월 31일 줄리우스 마아다 비오 시에라리온 대통령과의 오찬회담을 시작으로 6월 2일에는 사미아 술루후 하산 탄자니아 대통령, 아비 아머드 알리 에티오피아 총리와 만났다. 3일에는 오전, 오후에 걸쳐 각각 6개국, 4개국과 릴레이 정상회담을 열었고 4일에는 오전과 오후로 나눠 4개국 릴레이 정상회담을 소화했다. 5일에도 8개국 정상과 만났다.
5월 31일 시에라리온과의 정상회담에서 윤 대통령과 비오 대통령은 1962년 수교 이래 지속적으로 발전해온 양국 협력 관계를 더욱 강화해나가기로 했다. 1962년 한국과 수교한 시에라리온은 한국의 발전 모델을 참고해 중기 국가발전계획(2024~2030)을 세우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양국의 협력 강화가 국가발전계획의 이행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비오 대통령은 한국이 시에라리온 서부 지역의 학교 밖 여성·청소년에게 중등교육 접근성 향상 사업을 펼치거나 현재 건립 중인 시에라리온 공립병원에 디지털 엑스레이, 초음파 진단장비 등 의료장비 지원을 추진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개발 협력 사업을 펼치는 것에 대해 사의를 표했다.
6월 2일 하산 대통령과의 한·탄자니아 정상회담에서는 ‘K’가 화두에 올랐다. 하산 대통령은 “한국의 K-팝과 K-푸드, K-드라마 등을 인상 깊게 느끼면서 즐기고 있다”며 “K-hospitality(환대)에 대해서도 깊이 인식하게 됐다”고 말했다.
탄자니아는 아프리카 국가 중 처음으로 한국과 ‘경제동반자협정(EPA)’ 협상을 시작한 나라다. 윤 대통령은 “협정이 조속히 체결돼 양국 간 교역 품목을 다변화하고 교역량 증대에 기여하길 바란다”면서 “탄자니아 내 교량, 철도 등 주요 인프라 구축에 한국 기업들이 참여해 많은 성과를 내고 있다”며 인프라 분야에 대한 협력을 강화해나가겠다고 말했다.
6월 5일에는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공동 주재한 모하메드 울드 셰이크 엘 가즈아니 모리타니아 대통령과 오찬회담을 가졌다. 아프리카연합(AU) 의장국 정상이기도 한 엘 가즈아니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 한국과 아프리카가 미래지향적 협력 관계를 공고히 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한국이 개발 협력 사업을 통해 모리타니아 미래인재 양성에 기여해온 데 사의를 표하면서 “해수담수화 플랜트 건설, 교육과 행정의 디지털화와 같이 한국이 강점을 가진 인프라와 디지털 분야에서 한층 협력을 강화해나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상호 호혜적 맞춤형 협력 강화
인프라 구축과 같이 상호 호혜적인 맞춤형 협력은 아프리카 정상들과의 회담에서 지속적으로 언급됐다. 6월 2일 한·에티오피아 정상회담에서 윤 대통령은 더 많은 한국 기업이 에티오피아에 진출해 상호 호혜적인 경제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에 아비 총리도 한국이 그간 에티오피아의 인프라 확충에 기여하고 교육·과학 분야의 인재 양성과 경제·사회 발전에 도움을 준 데 대해 사의를 표했다. 그러면서 광물 개발과 방위산업을 중심으로 한 협력을 확대하자고 약속했다.
6월 3일 프리쓰비랏싱 루푼 모리셔스 대통령과 가진 정상회담에서도 윤 대통령은 “인도양 연안 핵심 국가인 모리셔스와 인프라, 농수산업,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고자 한다”며 “최근 한국도로공사의 설계·감리로 완공된 모리셔스의 SAJ 교량과 같은 성공적 협력 사례가 계속 이어질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루푼 대통령은 “모리셔스는 아프리카에서 가장 기업하기 좋은 국가”라며 “아프리카대륙자육무역지대(AfCFTA)가 이행되는 데 맞춰 양국 간 교역과 투자가 더욱 확대되길 바란다”고 답했다.
아프리카 각국 정상들은 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국의 공적개발원조(ODA) 등 개발 협력이 각국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은초코아네 사무엘 마테카네 레소토 총리는 6월 3일 정상회담에서 한국이 ODA 프로그램을 통해 레소토 내 다양한 협력사업에 기여해온 것에 사의를 표하며 “우수한 기술력을 가진 한국 기업들과 협력을 강화해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6월 3일 윤 대통령과 만난 에머슨 담부조 음낭가과 짐바브웨 대통령도 “한국이 특히 짐바브웨 국가 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농업분야 발전에 기여해온 점에 감사하다”며 “이번에 짐바브웨가 ‘K-라이스벨트 사업’에 참여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포르 에소짐나 냐싱베 토고 대통령도 한국의 개발협력사업을 높이 평가했다. 냐싱베 대통령은 6월 3일 정상회담에서 “수교 이래 60여 년간 지속된 한국의 개발 협력 사업이 토고의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며 “한국으로부터 더 많은 것을 배우면서 긴밀한 협력을 도모하고 싶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토고가 우리나라 대아프리카 교역액의 5%를 차지하는 주요 교역 파트너라는 점을 짚으며 “양국 간 투자보장협정이 조속히 체결돼 안정적인 기업 활동을 위한 제도적 기반이 강화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각국 정상은 한국의 발전상을 배우고 한국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10년 만에 방한한 폴 카가메 르완다 대통령은 6월 3일 정상회담에서 “한국과의 특별한 인연을 기반으로 무역, 투자, 인프라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해나가고 싶다”며 “양국이 체결하는 ‘스마트시티, 인프라, 모빌리티 협력 양해각서(MOU)’가 양국 전문가와 기업 간 교류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를 표했다.



“한국의 발전경험 이상적 모범사례”
라이베리아 역시 한국을 본받을 만한 국가로 꼽았다. 조셉 뉴마 보아카이 라이베리아 대통령은 6월 4일 정상회담에서 “한국이 그간 교육과 농업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라이베리아의 발전을 지원해온 데 감사를 표한다”며 “내전을 극복하고 민주주의와 경제성장을 달성하려는 라이베리아에 한국의 발전경험이 이상적인 모범사례”라고 말했다. 모퀘에치 에릭 마시시 보츠와나 대통령은 6월 5일 열린 정상회담에서 “한국이 높은 교육 수준과 인적 자원을 활용해 경제발전을 이뤄낸 것을 높이 평가한다”며 “보츠와나의 발전에 융합하고 싶다”고 말했다.
각국 정상은 한국에 직접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필리프 자신투 뉴지 모잠비크 대통령은 6월 3일 한국이 모잠비크 경찰의 치안 교육을 맡아달라고 요청했다. 카를루스 마누엘 빌라 노바 상투메프린시페 대통령도 6월 3일 교육·보건·치안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인 한국이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우마로 시소쿠 엠발로 기니비사우 대통령과의 6월 3일 정상회담에서 엠발로 대통령은 “2023년 기니비사우 50주년 독립기념일에 한국이 특사를 파견하고 의전차량을 지원해준 데 감사를 표한다”며 “앞으로 영농기술, 보건 인프라 구축 협력 사업들을 더 구체화해나가길 희망한다”고 응답했다.
아프리카 정상들과의 정상회담에서는 구체적인 협력방안도 여러 차례 논의됐다. 윤 대통령은 6월 4일 안드리 니리나 라주엘리나 마다가스카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자리에서 “마다가스카르와 광물, 농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마다가스카르 정상회담을 계기로 핵심광물 협력 파트너십 MOU가 체결됐다. 라주엘리나 대통령은 “‘암바토비 니켈광 플랜트 사업’ 등의 양국 간 광물협력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어 기쁘다”며 협력 확대를 약속했다.
케냐와의 수교 60주년을 맞아 윌리엄 사모에이 루토 케냐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자리에서도 구체적인 협력 방안이 논의됐다. 윤 대통령이 “앞으로도 식량안보, 해양 등 다양한 분야로 협력의 폭과 깊이를 확대하자”고 말하자 루토 대통령은 “군수 분야 협력도 논의하자”고 호응했다. 양 정상은 경제협력을 한 단계 높이기 위한 경제동반자협정(EPA) 협상을 개시하기로 하고 우리 정부가 지원하고 있는 케냐 과학기술원(Kenya-AIST) 건립 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도록 협력해나가자고 했다.



맞춤형 회담으로 한·아프리카 신뢰 굳혀
윤 대통령은 연일 이어지는 회담에서 똑같은 말을 되풀이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과의 인연이나 에피소드 등을 꺼내 ‘맞춤형 대화’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에티오피아와의 정상회담에서는 “양국이 외교관계를 수립하기도 전에 에티오피아가 6·25전쟁에 병력을 파병해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달려와준 것에 대해 감사하다”고 말했다. 6월 3일 조세 마리아 페레이라 네베스 카보베르데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는 “아프리카의 모범적인 민주주의 국가인 카보베르데는 한국과 자유, 민주주의라는 핵심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각 국가와의 정상회담에서 “이번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는 대한민국이 글로벌 중추국가의 기조 아래 국제사회에 대한 우리의 책임과 기여를 다하기 위한 의지의 표현”이라고 강조하며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국과 아프리카 간 네트워크가 더욱 공고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효정 기자



박스기사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이모저모



“한국에 배울 것 많다” 역대급 흥행
한·아프리카 정상회의에 참석한 국가는 48개국이다. 전체 55개국 아프리카 국가 중 쿠데타 등으로 국내 사정이 여의치 않은 국가를 제외하고 초청한 국가가 48개국인데 모두 참석한 것이다. 이 중 25개국에서 참석한 국가 정상을 포함해 33개국에서 정상급 인사가 한국을 찾았다. 2024년 이탈리아·아프리카 정상회의에 26명의 정상급 인사가 참석하고 2022년 일본·아프리카 정상회의에는 20명의 정상급 인사가 참석했던 것과 비교해보면 매우 높은 참석률이다. 그만큼 아프리카 국가들이 한국과의 협력에 갖는 기대가 높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다.
실제로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첫날 오전 세션에서 각국 정상들은 앞다퉈 한국과의 협력에 대한 기대를 표했다. 아프리카연합(AU) 의장국인 모리타니아의 모하메드 울드 셰이크 엘 가즈아니 대통령은 “아프리카 국가들은 한국에 대한 굳건한 신뢰와 감사를 표현으로 이번 회의에 참석했다”며 “양측은 협력과 응원의 관계이며 앞으로 경제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관계·교류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폴 카가메 르완다 대통령은 “글로벌 중추국가인 한국과 글로벌 중추 대륙인 아프리카 간의 정상회의가 더 일찍 열렸어야 했다”며 “한국은 아프리카에 한국의 성공 경험을 들려줘야 하고 아프리카는 한국으로부터 배울 것이 많다”고 강조했다. 테오도로 오비앙 은게마 음바소고 적도기니 대통령은 “한국은 전 세계에서 아주 안전하고 희망이 가득한 파트너”라며 “아프리카 국가들이 경제적 독립을 이루기 위해서는 대한민국과 같은 국가와의 협력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사전 환담장인 정상 라운지의 한 벽면에선 한국의 경제성장 과정이 담긴 영상이 상영돼 정상들과 수행원들이 큰 관심을 보였다. 이들은 우리 측이 준비한 환영 오·만찬과 문화공연 등 여러 행사에 대해서도 큰 만족감을 나타냈다. 대통령실은 “예상을 초과하는 흥행을 보여 우리 측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측도 놀라워했다”며 “참석국가들 간 회담도 활발히 진행돼 아프리카 외교의 장을 마련한 계기도 됐다”고 전했다.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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