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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 대성전 지붕에 어떤 비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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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문묘·성균관 대성전 지붕 보수공사 현장 가보니
“직선 목재를 곡선으로 쓰려면 다 부러지기 때문에 자른 부분들을 연결해서 씁니다. 평고대가 이렇게 18.8m나 되는 건 놀라운 일이에요. 더욱이 이 길이를 오랜 시간 유지하기도 어렵죠. 여러분은 지금 굉장한 것을 보고 계십니다.”
5월 16일 오후 ‘서울 문묘 및 성균관 대성전 지붕 보수공사’ 현장에 참석한 현창문화재기술단 김현정 감리단장(문화재보수기술자 제812호)의 얘기다.
국가유산청은 2014년부터 해마다 문화유산 수리 현장 중 ‘중점 공개’ 대상을 선정해 시민에게 공개해왔다. 올해는 국가유산청의 출범을 알리기 위해 전국 국가유산 수리 현장 31곳(중점 공개 5곳 포함)을 ‘특별 공개’하고 있다. 중점 공개 대상인 서울 문묘 및 성균관 대성전 지붕 보수공사 현장은 12월까지 매주 목요일 오후 2시부터 2시 30분까지 열린다.
서울 문묘와 성균관은 종로구 명륜동 성균관대학교 안에 위치한 유적으로 1398년 조선 태조가 창건했다. 문묘는 유교를 집대성한 공자와 옛 선현들의 제사를 드리는 사당이고 성균관은 992년 고려 시대 국립대학인 ‘국자감’의 전통을 이어받은 유학 교육기관이다. 대성전은 제사를 담당한 제향 관련 건물이다.
최대한 옛 부재 재사용해 국가유산 복원
국가유산청은 2000년대에 들어 중요 국가유산을 대상으로 모니터링을 해오고 있다. 대성전은 2014년 ‘문화재청 특별종합점검’에서 B등급을 받아 중점 관리 대상이 됐다. 2020년에는 양성마루에 균열이 일고 처마 처짐 현상이 발견되면서 당시 ‘문화재청 안전방재연구실 모니터링’에서 E등급을 받았고 2023년 지붕 보수 공사로 이어졌다.
대성전 지붕 보수 현장은 단순히 국가유산을 관람하는 것을 넘어 국가유산의 내밀한 부분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다. 이날 현장에는 20명에 달하는 시민이 참가했다.
참관자들은 지붕으로 올라가기 위해 모두 안전모와 안전조끼를 착용해야 했다. 지면에서 지붕까지 연결되는 경사로는 꽤 가팔랐다. 지붕에 가까워질수록 흙냄새, 목재냄새가 짙어졌다. 오랜 세월의 깊이가 느껴졌다. 참관자들이 절로 탄성을 질렀다. 김 단장은 “오시는 분마다 비슷한 반응”이라며 웃었다.
현재 대성전 지붕은 뼈대를 드러낸 상태다. 앞서 국가유산청과 종로구청은 이곳 내부 훼손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기와, 철물 등을 모두 해체했다. 그 결과 후면 동측 추녀(처마와 처마가 만나는 부분에 경계를 이루듯 설치된 건축재) 중간 부분이 부러졌고 후면 서까래와 개판의 부식이 심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도리(서까래를 받치기 위해 기둥과 기둥을 건너서 위에 얹은 나무)의 부식도 포착됐다.
김 단장은 “(대성전뿐만 아니라) 오랜 지붕을 들어내보면 목재가 상한 경우가 많다. 흙을 사용하다 보니 물이 침수되면 부식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해체된 부재는 ‘멀쩡한 것’, ‘어느 정도 손상은 있으나 보존처리를 거치면 재사용이 가능한 것’, ‘심하게 부식돼 재사용이 불가능한 것’으로 등급이 나뉜다. 국가유산 보수는 옛 부재를 최대한 재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는다.





처마 곡선을 결정짓는 부재
대성전 해체 과정에서 ‘특이한 부재’가 발견됐다. 총 길이 18.8m의 평고대다. 평고대는 추녀와 추녀를 연결하는 가늘고 긴 곡선 부재로 한옥의 자연스러운 처마 곡선을 결정한다. 평고대는 대부분 나무를 이어붙여 사용하는데, 대성전 평고대의 경우 한 나무가 통으로 사용됐다는 것이 특이하다. 김 부장은 “평고대로 쓰기 좋은 휜 나무를 선별해 가져오는데 이렇게 긴 나무를 찾기 쉽지 않다. 전문가들도 모두 깜짝 놀랐다. ‘보존가치가 상당하다’고 입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대성전 평고대의 나무 종류는 추가 조사를 통해 밝혀질 예정이다.
국가유산에서 보기 드문 피뢰침도 발견됐다. 피뢰침은 천둥번개와 벼락으로부터 구조물을 보호하는 목적으로 설치된 금속 막대다. 과거 자료를 근거로 하면 명륜당에도 피뢰침이 존재했으나 보수 과정에서 제거된 것으로 추정된다. 대성전 피뢰침은 용마루(지붕 중앙에 있는 마루)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뾰족한 침이 없는 채로 밑기둥만 남은 상태였다고 한다. 이 피뢰침의 재설치 여부는 미정이다.
현재까지 확인된 대성전의 지붕 기와는 규격 및 제작 시기가 제각각이다. 이전에 여러 번의 수리가 이뤄졌다는 것을 뜻한다. 문묘 건물 중 유일하게 설치된 잡상(지붕 추녀마루 위에 줄줄이 놓인 와제 토우)은 파손되거나 위치가 잘못 배치된 것이 있는데 국가유산청은 문헌조사를 통해 정확한 위치를 찾아낼 예정이다. 막새(처마 끝 기와) 문양도 주로 궁궐에서 사용되는 봉황(수막새)과 용(암막새)을 비롯해 여러 문양이 혼재하고 있다. 국가유산청은 대성전 건물에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문양을 선정해 제작할 계획이다.
나무 하나, 기와 한 장에 숨은 지혜와 비밀을 눈으로 확인하니 모든 것이 새롭게 보였다. 참관을 마치고 내려오는 길, 올라갈 때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눈에 들어왔다.

이근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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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유산청 새출발



문화재 말고 국가유산으로 불러주세요!
국가유산 데이터 48만 건 무료 개방
“오늘은 문화재라는 오랜 이름이 국가유산으로 바뀌는 역사적인 날입니다. 우리 문화와 우리의 삶의 뿌리인 국가유산 체계 전반이 완전히 새롭게 바뀌게 됩니다. 국가유산을 발굴·보존·계승하는 동시에 이를 더욱 발전시키고 확산하는 미래지향형 체계로 나갈 것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5월 17일 정부대전청사에서 열린 국가유산청 출범식에 참석해 이렇게 밝혔다. 이날 문화재청은 국가유산기본법 시행에 따라 국가유산청으로 새롭게 출발했다. 역사적 장소와 유물을 일컬어왔던 ‘문화재’라는 용어는 ‘국가유산’으로 대체됐다. 1962년 문화재보호법이 제정된 지 60여 년만이다.
국가유산청은 문화재 정책의 한계를 극복하고 국제기준과 연계하기 위해 유산(遺産, heritage)의 개념을 도입하고 국가유산을 중심으로 한 법·행정 체계를 적용했다. 기존 정책국·보존국·활용국 체계의 1관3국19과에서 문화유산국, 자연유산국, 무형유산국과 국가유산 정책총괄, 세계·국외유산, 안전방재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유산정책국 체계의 1관4국24과로 재편했다. 국가유산의 유형별 보존 및 활용 기능을 유기적으로 연계하고 정책 기능을 대폭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국가유산과 연계한 일자리 창출 등을 담당하는 국가유산산업육성팀, 소멸위기의 유산 보호·관리를 소관하는 지방소멸위기유산대응단, 종교 관련 유산 업무를 다루는 종교유산협력관을 신설해 미래지향적인 국가유산 체계로 전환했다.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국가유산 정책들도 추진된다. 국가유산청은 ‘국가유산 방문의 해’ 사업을 제주에서 처음 시행할 예정이며 지역별로 운영해오던 국가유산 활용사업을 광역 단위의 지역유산축전인 ‘국가유산주간’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한편 국가유산 체계로 전환되면서 그동안 생산·축적돼온 국가유산 원형(원천) 디지털 데이터와 콘텐츠 등 약 48만 건을 누구나 내려받을 수 있게 됐다. 국가유산청은 ‘국가유산 디지털 서비스(https://digital.khs.go.kr)’를 통해 해당 자료를 무료로 개방했다. 컴퓨터, 모바일, 태블릿컴퓨터 등 다양한 환경에서 쉽게 접속할 수 있다.
국가유산 디지털 서비스는 정부기관이 최초로 기가바이트(Gbyte) 단위의 대용량 디지털 데이터 내려받기 서비스를 공공부문 민간클라우드 플랫폼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국가유산의 훼손과 멸실에 대비한 ‘국가유산 3차원(3D) 정밀데이터’ ▲게임·영화·엔터테인먼트 등 디지털 콘텐츠 산업분야에 접목해 활용 가능한 ‘국가유산 3D 에셋’ ▲세계유산과 자연유산, 무형유산 등을 고해상도 영상과 가상현실(VR) 콘텐츠로 제작한 ‘테마 콘텐츠’ 등으로 구성됐다.
국가유산청은 산업 활용 수요가 높은 국가유산 디지털 데이터 및 콘텐츠로 서비스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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