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싱·발레·영어뮤지컬… 돌봄과 교육 합하니 아이도 학부모도 “늘봄학교 대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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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원하는 초등학생이라면 누구나 방과후에도 교육과 돌봄을 한자리에서 받을 수 있다. 돌봄공백을 없애고 학생 맞춤형 교육·돌봄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늘봄학교가 학교 현장에서 순탄하게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에 따르면 4월을 기준으로 전국 초등학교 6175개교의 절반에 가까운 학교에서 늘봄학교가 운영되고 있다. 2024년 1학기부터 늘봄학교를 확대 운영한 지 한 달이 지난 시점에 드러난 성과다. 당초 정부는 2024년 2학기에 늘봄학교를 전면 도입한다는 목표 아래 1학기에는 2000개교에 먼저 도입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막상 학기가 시작되자 예상치보다 많은 2741개 초등학교에서 늘봄학교를 시작했다. 이 숫자도 학기가 진행되면서 점차 늘어 4월 중에 전체 초등학교의 절반에 가까운 학교가 늘봄학교를 운영하게 됐다.
늘봄학교에 참여하는 학생 수도 늘어 늘봄학교를 시행 중인 초등학교 1학년 학생 4명 중 3명 정도가 늘봄학교를 이용 중이다. 이 비율대로라면 모든 초등학교에 늘봄학교가 도입되는 2학기에는 약 25만 8000명의 학생이 늘봄학교를 이용할 것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늘봄학교가 안착하고 있는 이유는 늘봄학교가 학생과 학부모가 절실하게 해결되기 원하던 문제를 풀어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간 초등학생 가정들은 돌봄공백에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2023년 방과후학교를 이용하는 학생은 전체의 절반 정도고 돌봄교실을 이용하는 학생은 11.5%에 불과했다. 돌봄공백을 메우기 위해 이른바 ‘학원 뺑뺑이’를 하는 일은 흔하게 찾아볼 수 있었다.
기존의 방과후학교와 돌봄교실은 학생과 학부모의 수요를 모두 채워주지 못했다. 방과후와 돌봄이 따로 운영되면서 발생하는 비효율도 컸다. 예를 들어 방과후는 교원과 외부강사, 돌봄교실은 돌봄전담사가 각각 담당하고 운영하는 교실도 서로 달라 둘 다 이용할 수는 없었다. 인력과 자원을 나누다 보니 학생을 충분히 수용하지도 못했다. 2023년 3월 돌봄 대기자는 1만 5000여 명에 달했고 이 중 97.9%가 초등학교 1·2학년 학생들이었다.
온 사회가 협력해 늘봄학교 추진
정부는 초등 방과후와 돌봄체제에 혁신이 필요하다는 판단하에 늘봄학교를 전면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희망하는 모두가 참여하고 만족할 수 있는 새로운 돌봄체제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늘봄학교는 부족한 공간과 인력을 나누지 않고 학교 안팎의 자원과 연계해 유연하고 확장적으로 운영된다. 학생은 양질의 프로그램을 제공받고 학부모는 만족하는 교육·돌봄이 가능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늘봄학교 도입 전부터 학생과 학부모의 기대가 컸다. 교육부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늘봄학교를 이용하겠다는 학생은 전체의 83.6%에 달했다.
이런 기대 속에 시작된 늘봄학교는 예상을 뛰어넘는 호응을 얻고 있다. 부산과 전남 지역에서는 거의 모든 초등학교에서 늘봄학교가 운영되고 있다. 프로그램 강사도 늘어나 1만 7000여 명의 외부강사와 희망 교원이 참여하고 있다.
늘봄학교로 인해 교사의 행정부담이 늘어나지는 않을 전망이다. 교육부가 2월 발표한 ‘늘봄학교 추진방안’을 보면 2025년까지 초등학교에 늘봄학교 전담 행정조직인 ‘늘봄지원실’이 설치되고 전담 행정인력이 배치될 예정이다. 늘봄지원실에는 늘봄지원실장과 늘봄실무직원, 돌봄을 전담하는 늘봄전담사와 프로그램을 이끌어가는 늘봄프로그램 강사가 소속된다. 늘봄실무직원은 시·도교육청별 여건에 따라 공무원, 공무직, 단기계약직, 퇴직교원 등으로 채용·배치되고 늘봄지원실장으로 지방공무원이 전임발령되거나 늘봄지원센터 공무원 또는 교감이 업무를 맡게 된다.
실제로 늘봄학교를 운영한 지 한 달, 교육부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늘봄학교에는 교당 평균 1.3명의 행정 전담인력이 배치돼 늘봄학교 도입으로 생기는 신규 업무를 담당하고 있었다. 2학기부터는 모든 초등학교에 늘봄실무직원이 배치돼 늘봄 신규 행정업무뿐만 아니라 기존의 초등 방과후 및 돌봄과 관련한 행정업무까지 모두 전담하게 된다.
늘봄학교가 학교 현장에서 빠르게 자리 잡기까지는 지역 사회의 적극적인 협력이 있었다. 교육청과 지방자치단체는 프로그램, 공간, 인력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긴밀하게 협력했고 기업과 지역 대학 등은 자원을 적극 제공했다.
예를 들어 부산에서는 지자체·대학 등 지역사회와 연계한 ‘학습형 늘봄프로그램’이 개발·운영되고 있다. 학교 내에서는 한글놀이, 놀이수학, 놀이영어 등 무료 프로그램이 제공되고 학생들은 ‘AI펭톡 인공지능 영어 말하기’, ‘3R’s 기초학력 프로그램’, ‘부산말하는영어 1.1.1.’ 등의 프로그램으로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을 키워나가고 있다.
또 부산에서는 60여 개 기관에서 500개 넘는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대학이 운영하는 펜싱교실, 놀이로 배우는 영어, 챗GPT로 금융배우기 등의 프로그램이 있다. 지자체 직속 기관에서도 감성발레, 영어뮤지컬, 키즈피아노 같은 예술 프로그램은 물론 해양과학체험교실, 수영, 리듬체조, K-팝 댄스 같은 다양한 프로그램이 풍부한 늘봄학교를 만들고 있다.
늘봄학교는 국가돌봄체계의 핵심
경북에서는 토요 늘봄·마을연계 늘봄·사회공동체형 늘봄 등 지역 특색을 살린 ‘경북형 늘봄학교’가 운영 중이다. 희망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토요 늘봄 프로그램이 마련됐고 지역 대학이 연계돼 양질의 프로그램이 개설됐다. 학교 내 유휴교실이나 지자체 가용공간을 활용해 거점형 늘봄센터를 확대해 공간을 확보했고 소방·경찰·봉사단체 등 지역 인력이 적극적으로 늘봄학교 운영을 돕고 있다. 아이들이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순환버스 운행까지 지원할 전망이다.
개별 초등학교에서 모범적으로 운영되는 늘봄학교 사례도 알려지고 있다. 제주 아라초등학교는 학교만의 맞춤형 늘봄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아라초는 전국에서 돌봄교실 대기 학생 수가 가장 많은 학교였다. 이를 충족하기 위해 학교는 지자체가 협력하는 제주형 늘봄 모델 ‘꿈낭’을 구축했다. 예술활동, 숲체험, 그림책 읽기, 운동장 놀이 등 다양한 교육활동과 돌봄프로그램을 제공하면서 주중에는 학교에서, 주말에는 지자체에서 학생들을 돌보는 방식이다.
대구동도초등학교도 희망한 학생을 모두 수용하는 맞춤형 늘봄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지역사회와 연계한 프로그램이 특징적인데 대구가톨릭대학교가 운영하는 K-팝 댄스, 전래동요 국악 놀이나 문화예술교육진흥원에서 준비한 뮤지컬, 연극 수업 등이 학생들의 호응을 얻었다.
정부는 늘봄학교 전면 도입에 앞서 더욱 철저한 준비를 갖춘다는 입장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3월 6일 열린 제2차 늘봄학교 범부처 지원본부 회의에서 “늘봄학교를 조속히 안착시키는 것이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에 크게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학부모님들의 돌봄 걱정을 덜어드리는 최선의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전 사회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윤 대통령의 말이다. 윤 대통령은 “늘봄학교는 학교를 중심으로 운영되지만 지역사회의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며 “아이들이 행복한 나라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한 소명”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국가돌봄체계의 핵심인 늘봄학교는 되돌리거나 후퇴할 수 없는 국가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김효정 기자
[자료제공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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