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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체육 참여의 새로운 변화 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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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경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연구위원
조진경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연구위원

2020년 1월 20일, 코로나19가 국내에서 처음 발견된 후 2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 바이러스를 대항할 수 있는 면역력을 미처 갖추지 못한 우리는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초강수로 바이러스를 피하기 급급했다. 바이러스에 대항할 백신을 개발하였지만 우리는 여전히 다양한 변이 바이러스와 사투를 지속하고 있다. 유례없는 전염성 바이러스는 직장 및 여가활동을 포함한 전반적인 삶의 양식에 많은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세상은 너무 많이 달라졌다.

삶의 양식 변화 중 가장 큰 특징은 개인 활동유형의 변화로 볼 수 있다. 사람들 간의 접촉을 막기 위한 사회적 통제로 인하여 공공시설이 폐쇄되었고, 학교수업은 온라인을 활용한 비대면 수업으로 진행되었으며 많은 직장이 재택근무를 권장하게 되었다. 이로 인해 자연스럽게 온라인이나 디지털기기를 사용한 비대면 서비스의 이용이 급격히 증가하였다. 또한 공원과 공공 및 개인이 운영하는 체육시설의 폐쇄와 이용인원의 제한은 규칙적인 운동뿐만 아니라 여러 사람이 함께하는 단체종목 참여자의 활동제한으로 이어져 개인의 신체활동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변화된 ‘생활체육’의 패러다임

그렇다면 2년이 넘게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 상황은 국민들의 생활체육 참여에 어떠한 변화를 주었을까? 문화체육관광부에서 10세 이상의 국민을 대상으로 매년 조사하는 <국민생활체육조사>를 살펴보면 생활체육 참여율은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에는 60.1% 그리고 코로나19가 장기화된 2021년에는 60.8%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 대유행 직전 4년간 평균 생활체육 참여율이 61.8%였던 점을 감안할 때 코로나19라는 유례없는 전염병으로 인한 ‘활동의 제약’이 생활체육 참여율을 소폭 감소시켰지만 그리 큰 영향을 준 것 같아 보이진 않는다. 이는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규칙적인 운동과 스포츠를 통해 여가활동을 하고 있던 많은 사람들이 체육활동을 지속하기 위해서 새로운 형태의 활동을 시작했기 때문일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저명한 미국대학스포츠의학회(American College of Sports Medicine/ACSM)는 건강 피트니스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통해 그 해의 피트니스 트렌드 순위를 매년 발표하고 있다. 올해는 스마트워치, 심박수 모니터, 피트니스 트래커와 같은 웨어러블 기술이 1위를 차지하였고 홈트레이닝과 야외스포츠가 각각 2,3위 그리고 온라인을 활용한 운동 참여가 9위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홈트레이닝과 온라인 트레이닝이 2019년 피트니스 트렌드 순위에 나타나지 않는 것과 비교했을 때 코로나19로 인해 피트니스시장이 가정으로 이동한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소규모로 그룹을 만들어 운동하는 그룹운동은 2019년에는 2위를 차지했지만 2021년에는 17위 그리고 2022년에는 20위를 차지하며, 코로나19로 인해 달라진 국제 스포츠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다. 즉, 실내헬스장에서 PT를 받으며 함께 그룹운동을 하던 많은 사람들이 야외스포츠와 홈트레이닝으로 운동형태의 변화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유사하게 코로나19 이후 우리나라의 체육활동 참여형태가 달라진 것은 <2021 국민생활체육조사>에서 생활체육 참여변화 문항을 구성하여 조사한 내용에서 확인할 수 있다. 코로나19에 의해 규칙적인 생활체육 참여빈도에 변화가 있다고 응답한 대상자 중 참여빈도가 증가했다고 응답한 사람은 17.3%로, 2020년 0.2%에서 17.1%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참여 증대 이유로 ‘건강 및 체력에 대한 의식 증대’와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개인시간 증대’가 주를 이루었다. 이러한 현상은 코로나19로 인한 체육시설 폐쇄와 전염의 위험성으로 움츠러들었던 체육활동 참여를 새로운 형태로 시작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야외 생활체육의 활성화, 자전거와 골프산업의 호황

<2021 국민생활체육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유행 이전 대비 ‘자전거’, ‘골프’와 같은 야외스포츠 참여율이 증가하였고 대표적인 생활체육인 ‘수영’과 같은 실내스포츠 참여율은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실내스포츠시설업이 바이러스 전염성이 높은 시설로 인식되어 실내보다는 사람들 간의 거리를 둘 수 있는 야외에서 생활체육을 실천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이 작년에 조사한 자전거제조사 재무현황을 살펴보면 2021년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530% 증가했고, 국내 자전거 수출 1위 기업인 알톤스포츠도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950% 증가하였다. 코로나19로 인해 실내운동과 대중교통 이용을 꺼리는 사람들의 자전거 구매로 수년간 적자를 기록해오던 자전거 기업들이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와 유사하게 적은 인원으로 넓은 야외에서 활동하는 골프의 경우 20~30대의 참여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골프용품 수요가 급등하여 수급이 원활하지 않을 정도로 골프업계가 유례없는 특수를 누리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의 현상이다.

비대면 체육활동의 증가

생활체육 참여의 커다란 변화 중 또 하나는 홈트레이닝족의 증가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계속된 집콕 일상은 많은 것들을 ‘집’으로 모이게 하여 집은 더 이상 휴식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게 되었다. 집은 업무를 하고 학교수업을 받는 곳이며 코로나19 전염의 걱정 없이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는 곳이 된 것이다. 2021년 한국소비자원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홈트레이닝과 관련된 유튜브 동영상 개수가 약 3배가량 증가하였고, 조회 수 또한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30대 젊은 층일수록 집에서 운동을 즐기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어 홈트레이닝이 새로운 체육활동 참여문화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체육시설의 폐쇄는 운동량 저하로 이어져 육체적 건강상의 문제뿐만 아니라 우울감, 좌절, 고립감 등 심리적 문제요인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세계보건기구(WHO), 미국심장협회, 미국대학스포츠의학회 등에서는 건강상의 문제를 예방하고 해결하기 위해 집에서 할 수 있는 신체활동 증진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코로나19 기간 동안 신체활동 및 체육활동 참여 증진을 위해 온라인 콘텐츠를 개발하여 보급하고 있다. 그 예로 국민체육진흥공단의 ‘국민체력 100’에서는 체력항목별, 운동부위별, 목적별 운동루틴을 분류하여 운동처방 동영상을 제작 및 보급하고 있으며, 대한체육회에서는 ‘국가대표 집콕 운동’, 서울특별시에서는 ‘서울아 운동하자’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이와 같이 체육관련기관에서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운동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저하된 생활체육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운동콘텐츠를 개발하고 있으며 주로 온라인을 활용한 동영상 위주의 운동강습프로그램을 보급하고 있다. 운동강습프로그램 외에도 ‘국민체력100 온라인 운동상담’ 게시판을 통한 지속적으로 운동 및 건강과 관련된 질의응답 등 홈트레이닝에서 아쉬운 부분들을 채우기 위한 노력을 시도하고 있다.

<2021년 국민생활체육조사>에 따르면 비대면 체육활동은 20~30대 여성이 가장 활발하게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온라인 동영상자료’를 활용한 참여방법에 가장 많은 응답을 하였다. 상대적으로 온라인 공간에 대한 활용이 취약한 중장년층은 ‘기존에 습득한 체육활동 지식’을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희망하는 비대면 체육활동 참여방법으로 10~30대의 경우 ‘운동관련 어플리케이션’과 ‘게임형식의 기기활용’이 높았고, 중장년층으로 갈수록 ‘전문가의 원격지도’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사람들은 온라인에서의 체육활동이더라도 일방향이 아닌 양방향의 소통을 원하고 있는 것이다.

홈트레이닝의 진화

타인과 관계를 맺어 소통하고자 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다. 집에서 인터넷을 이용한 생활유형은 개인주의를 부추기는 것처럼 보였지만 코로나19가 지속되면서 수업, 회의, 토론회 개최 심지어 종교활동까지 온라인으로 진행되었고, 그 결과 비대면 활동은 오히려 격리된 사람들에게 관계를 맺고 그 관계를 이어갈 수 있는 가교역할을 해주고 있다. 이러한 현상의 연장선상에서 온라인 홈트레이닝기술은 첨단기술의 접목으로 개인과 개인을 이어주면서 동기부여를 얻을 수 있도록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실내체육시설들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문을 닫게 되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자구책으로 온라인 동영상을 통한 운동수업을 제공하기 시작하였고, 실내체육시설들이 다시 문을 열기 시작한 이후에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온라인 동영상을 이용하고 있다. 이러한 운동콘텐츠는 집에서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요가부터 러닝, 고강도 인터벌 운동, 복싱, 필라테스, 줄넘기와 같은 다양한 종류의 운동으로 확대되고 있다. 미국 오픈핏(Openfit.com)의 경우 자신에게 맞는 운동프로그램을 추천해주고 개개인별 맞춤 영양식단도 제공해준다. 무엇보다 실시간으로 강습을 받으면서 전문트레이너의 즉각적인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와 유사하게 펠로톤(Peloton)은 집에서 타는 사이클기기와 트레이너의 수업을 들을 수 있는 구독서비스를 제공하여 집에서 사이클수업에 참여하고, 온라인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함께 사이클을 탈 수 있도록 하여 타인과의 상호관계 속에서 운동에 대한 동기부여를 얻을 수 있도록 했다.

온라인 홈트레이닝을 이용한 체육활동은 유명한 트레이너의 수업을 장소와 시간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어떠한 바이러스의 공격에도 걱정 없이 안락한 집에서 인터넷 접속을 통해 자유롭게 운동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온라인 홈트레이닝을 하면서 스마트워치(Apple Watch, Fitbits 등)와 같은 최신 웨어러블기술을 이용하여 심박수, 소비칼로리 등을 실시간으로 기록하고 모니터링할 수 있다는 장점도 누릴 수 있다. 이러한 장점들로 인해 스포츠업계에서는 코로나19가 끝나도 온라인 홈트레이닝은 새로운 체육활동의 문화로 계속해서 진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사점

IBIS World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피트니스시장은 코로나19 대유행에도 불구하고 2021년 7.2%의 성장률을 보였으며,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우리나라의 디지털 헬스산업이 향후 5년간 15.3%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하였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체육시설의 폐쇄와 이용인원 제한 등 생활체육 참여의 위기가 온 것처럼 보이지만 야외스포츠의 활성화 및 비대면 생활체육의 급격한 발전으로 오히려 기회를 맞이하였다. 생활체육의 새로운 요소 발굴과 다변화를 통한 확대는 코로나19 대유행 위기 속 생활체육의 활성화 기회로 다가온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제한된 여가활동이 비단 체육만은 아니다.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적극적인 노력과 고민이 필요한 중요한 시점이다.

*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이 발행하는 <스포츠 현안과 진단> 기고문 입니다.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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