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린 임금 빨리 받을 수 있게 악의적 체불사업주 엄정 수사

체불예방 및 조기청산 대책
정부는 모든 근로자가 임금체불에 대한 걱정 없이 가족과 함께 설 명절을 보낼 수 있도록 체불예방 및 조기청산에 총력을 기울인다. 1월 11일 고용노동부는 1월 15일부터 2월 8일까지 4주간 ‘체불예방·청산 집중지도기간’을 운영하는 등 ‘체불예방 및 조기청산 대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임금 체불액은 2018년 1조 6472억 원에서 2019년 1조 7217억 원, 2020년 1조 5830억 원, 2021년 1조 3505억 원, 2022년 1조 3472억 원으로 집계됐다. 2023년 11월 기준 체불액은 1조 6218억 원으로 2022년 11월(1조 2292억 원) 대비 32.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부는 이러한 임금체불 증가 실태를 고려해 엄정한 법집행은 물론 건설업 등 취약업종을 중심으로 현장 예방 활동을 강화하고 체불 근로자의 생계를 더욱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2023년 11월 건설업 체불액은 2022년 11월(2639억 원)보다 51.2% 증가한 3989억 원이었다. 부동산 경기 부진,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공사비 증가, 금리인상의 여파로 임금체불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고용부는 근로감독관이 500여 개 건설현장을 직접 방문해 기성금 적기(조기) 집행을 지도할 수 있도록 하고 불법 하도급에 따른 임금체불 여부를 집중 점검하는 등 역대 최대 규모의 건설현장 일제점검을 실시한다. 특히 자금 유동성 위기에 처한 태영건설이 시공 중인 전국 105개 건설 현장을 전수조사하고 기성금 집행 여부를 점검, 협력 업체 근로자의 임금체불 예방에 힘을 싣는다. 국토교통부와 금융위원회 등 관계부처와 협의체를 구성해 부처 간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체불 척결 위한 전방위 대응체계 가동
상습·고의적인 체불 사업주에겐 끝까지 책임을 묻는다. 재산관계 수사를 강화해 악의적인 체불 사업주는 구속수사하고 소액이라도 고의적으로 임금을 체불한 사업주는 법정에 세운다. 임금체불 혐의가 상당한데도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에 불응하거나 불응할 우려가 있는 경우는 적극적으로 체포영장을 신청한다. 이는 ‘벌금만 내면 그만’이라는 그릇된 인식을 개선해나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2023년 고용부가 강제수사를 적극 활용한 결과 2022년보다 3.3배 늘어난 악의·상습적 임금체불 사업주 10명이 구속수사를 받은 바 있다.
신고가 어려운 재직자를 대상으로는 익명제보센터와 연계한 사업장 근로감독을 실시한다. 제보 내용에 관해 근로감독의 필요성을 검토한 후 기획감독을 이행할 예정이다. 노동권 침해 사례가 잦은 청년 취약업종 중심의 기획감독도 이뤄진다.
임금체불로 고통 받는 피해근로자를 위한 생계 지원은 더욱 촘촘해진다. 간이대지급금을 신속히 받을 수 있도록 1월 15일부터 2월 15일까지 처리 기간을 한시적으로 단축(14→7일)한다. 체불 근로자 생계비 융자 금리는 연 1.5%에서 1.0%로, 체불청산 지원 사업주 융자 금리의 경우 담보는 연 2.2%에서 1.2%로, 신용·연대보증은 연 3.7%에서 2.7%로 각각 인하한다. 이는 1월 2일부터 2월 29일까지 한시적으로 적용된다.
아울러 고용부는 1월 중 체불 근로자 생계비 융자상환 거치기간을 현행 1년에서 2년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명절을 앞두고 상환기한이 임박한 체불 근로자의 부담을 경감해주기 위해서다.
휴일·야간에 발생하는 긴급 체불 신고에 대응하기 위해 1월 22일부터 2월 8일까지 ‘근로감독관 비상근무’가 시행된다. 해당 사안이 발생하면 ‘체불청산 기동반’이 즉시 현장에 출동해 청산을 지도한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임금체불은 더 이상 우리 사회에서 용납되지 않는다는 사회적 인식 변화를 반드시 이끌어낼 것”이라며 “신용제재 등 체불사업주의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의 ‘임금채권보장법’이 국회를 통과해 시행을 앞두고 있듯 경제적 제재를 더욱 강화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의 통과를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 장관은 2024년 첫 현장 일정으로 1월 4일 근로복지공단 성남지사를 찾아 체불 근로자 생계비 융자사업 실무자를 격려하고 임금체불 근로자를 위로하기도 했다. 이날 고용부는 고액 임금을 상습적으로 체불한 사업주 125명의 명단을 공개하고 222명을 신용제재한다고 발표했다. 명단은 2027년 1월 3일까지 고용부 누리집 등에 공개되며 해당자는 각종 정부 지원금 및 정부 입찰 제한 등의 불이익을 받는다. 신용제재 사업주는 체불정보가 한국신용정보원에 제공돼 7년 동안 대출제한 등의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이근하 기자

박스기사
‘임금채권보장법’은?
1월 9일 ‘임금채권보장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됐다. 일부개정법률안에는 사업주가 임금체불에 책임을 지고 직접 해결할 수 있도록 ‘사업주 융자 요건’을 완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노동자에게 밀린 임금을 지급하기 위해 융자를 받으려는 사업주는 ‘일시적인 경영상의 어려움’을 증명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이와 함께 ▲변제금 미납 사업주의 미납 정보를 종합신용정보집중기관에 제공해 신용제재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장기 미회수 채권의 효율적인 회수를 위해 한국자산관리공사에 회수 업무를 위탁할 수 있도록 한다. 고용부는 이번 법률안이 차질 없이 시행될 수 있도록 하위 법령 정비 및 홍보에 힘쓸 예정이다.

(www.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