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머 울리는 가짜 확률 그만!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의무화

게임산업법 시행령 개정안
올해부터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가 의무화된다. 확률형 아이템을 제공하는 모든 게임물은 의무적으로 확률정보를 표시해야 하고 확률정보는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에 표시해야 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월 2일 국무회의에서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 의무화 내용 등을 담은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이 의결돼 3월 22일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2023년 11월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정보 미표시, 거짓 확률 표시 등으로부터 게임 이용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입법예고했으며 이번 국무회의에서 최종 확정했다. 확률형 아이템의 정보공개는 윤석열정부의 국정과제 중 게임 분야 핵심 사항으로 문체부는 게임 이용자 권익 보호의 첫걸음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논란은 게임사와 게임 유저들 사이에서 오래된 화두다. 확률형 아이템은 게임사가 정한 확률에 따라 무작위로 강력한 캐릭터나 무기, 장비 등을 제공하는 유료 상품이다. 무작위 뽑기에 따른 스릴과 재미가 있지만 원하는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확률이 극히 낮은 데다 제대로 된 확률이 공개되지 않아 정보 비대칭에 따른 이용자의 불만이 가중돼왔다. 원하는 아이템을 얻기 위해 수천만~수억 원을 쓰는 이용자가 나올 만큼 사행성도 짙다. 확률형 아이템 확률을 조작하거나 과도한 확률형 아이템으로 수익을 올리는 게임사 운영 역시 문제로 지적돼왔다.
이미 유럽 등 다른 국가에서는 확률형 아이템의 사행성에 심각한 문제를 느끼고 확률형 아이템을 금지하거나 관련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2020년부터 법적 규제를 통해 ‘컴플리트 가챠’를 금지해왔다. 컴플리트 가챠는 여러 확률형 아이템을 빠짐없이 모두 모아야 보상을 얻을 수 있는 뽑기 시스템을 말한다. 중국은 확률형 아이템 판매는 허용하나 엄격한 정보공개를 법으로 강제하고 있다.



게이머 입장에서 시행령 마련
우리나라는 2015년부터 한국게임산업협회가 게임사들 스스로 아이템 획득 확률을 공개하도록 자율규제를 시행했지만 강제성은 없었다. 2021년 한 게임사의 확률 조작 논란이 불거지며 이용자를 중심으로 게임 불매 운동이 일어났고 당시 대선 후보였던 여야 후보들이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공약을 내세우면서 규제 법안에 힘이 실렸다.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 “게임 시장의 불공정을 해소하겠다”며 게임 이용자를 위한 다양한 게임 관련 공약을 약속했다. 당선 이후 윤 대통령은 확률형 아이템 정보를 완전히 공개하는 방법으로 게임 시장 내 불공정 이슈를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2023년 11월에는 문체부를 포함한 유관 부처에 “확률 조작 같은 불공정 거래에 의한 폐단을 하루라도 빨리 바로잡아야 한다”며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를 위한 정책을 조속히 시행하라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게임사와 게이머 사이의 정보 비대칭이라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기 위해선 약자인 게이머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게이머들의 목소리를 듣고 게이머들 입장에서 시행령 마련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확률정보·공급 확률 투명하게 공개
3월부터 본격 시행되는 개정안은 게이머를 적극 보호하고, 투명하고 공정하게 확률형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먼저 확률형 아이템 유형(캡슐형, 강화형, 합성형 등)과 유형에 따른 표시정보(확률정보·제공 기간 등) 등을 빠짐없이 규정했다. 또한 새로운 확률형 아이템 유형이 등장할 경우 문체부 장관 고시로 확률정보 등을 표시할 수 있는 근거 규정도 마련했다.
이에 따라 확률형 아이템을 제공하는 모든 게임물은 원칙적으로 확률정보 등을 표시해야 한다. 다만 ▲청소년게임제공업과 일반게임제공업에 제공되는 게임물 ▲교육·종교 등의 용도로 제작되는 등급분류 예외게임물 ▲게임물을 제작·배급 또는 제공하는 자 모두가 3년 동안 연평균 매출액 1억 원 이하인 중소기업의 경우에는 표시의무 대상에서 제외된다.
무엇보다 확률형 아이템의 종류와 종류별 공급확률 정보 등은 게임 이용자가 알아보기 쉬운 형태로 제공해야 한다. 공급확률은 기본적으로 백분율로 표시하되 소수점 이하 특정 자리에서 반올림해 표시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또 ▲표시대상 정보 변경 시 사전공지 원칙 ▲게임물, 인터넷 누리집, 광고·선전물 등 매체별 표시 방법 ▲검색 가능한 형태로 정보제공 등을 규정해 이용자들의 확률정보 접근성을 강화했다.
문체부는 먼저 24명 규모의 확률형 아이템 모니터링단을 설치하고 확률정보 미표시와 거짓 확률 표시 등 법 위반 사례를 철저히 단속할 계획이다. 아울러 표시의무 위반 게임물이 구글, 애플, 삼성전자 등 자체등급분류사업자 플랫폼을 통해 유통될 수 없도록 하고 국내대리인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등 해외 게임사도 확률정보 공개 의무를 준수할 수 있도록 관리할 계획이다. 또한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 제도 시행에 따른 게임업계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 해설서도 1월 중 배포할 예정이다.

강정미 기자 

(www.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