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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겨울 추억을 쌓고 싶다면 바로 이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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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붉은오름자연휴양림
제주도 자연휴양림은 왠지 더 끌린다. 육지와는 다른 온도, 습도, 거기에 바람까지. 제주 자연환경이 빚어놓은 숲의 분위기는 색다르다. 삼나무를 비롯해 붓순나무, 참식나무, 솔비나무, 조록나무 등 낯선 이름도 제주에서는 친숙한 나무들이다. 모든 자연 풍경이 밋밋한 무채색이 되는 겨울에도 난대 식생이 가득한 제주 풍경은 삭막하지 않아서 좋다.

아이 동반 가족들의 베이스캠프
제주에는 모두 네 곳의 자연휴양림이 있다. 서귀포자연휴양림만 서남부권에 있고 절물자연휴양림, 교래자연휴양림, 붉은오름자연휴양림(이하 붉은오름휴양림)은 모두 동쪽에 자리하고 있다. 이 중 교래자연휴양림과 붉은오름휴양림은 거리도 5㎞ 남짓으로 가깝다. 네 곳 모두 분위기가 다르고 개성이 있으니 동선을 고려해 선택하면 좋겠다. 한라산 영실이나 어리목코스 산행을 계획한다면 당연히 서귀포자연휴양림이 우선이다. 제주 동부권·시내권까지 생각한다면 세 곳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동부권뿐 아니라 서귀포권까지 돌아보고 싶고 아이를 동반한 가족이라면 붉은오름휴양림이 베이스캠프로 가장 적당하다. 같은 남조로 라인이고 거리는 가깝지만 교래자연휴양림은 제주시, 붉은오름휴양림은 서귀포시에 속한다.
남조로는 눈으로 통제될 가능성이 적어 1100도로 등의 산간도로에 비해 운전 부담이 적다. 또 노선버스도 오고 가기 때문에 대중교통 여행도 가능한 곳이다. 아이와 함께 몇 년 전 겨울방학 때 붉은오름휴양림에서 보낸 일주일이 생각난다. 버스 타고 천천히 서귀포로 유람갔다 돌아와 휴양림에서 잠들고, 폭설이 내린 날은 꼼짝 못하고 휴양림 눈밭에서 종일 뒹굴어도 마냥 좋았던 기억. 제주에서의 겨울 추억은 그렇게 소복소복 쌓였다.



제주민속촌 같은 자연휴양림
제주 시내에서 출발한 버스가 중산간의 울룩불룩 오름들 사이를 달린다. 곧 붉은오름, 물찻오름, 말찻오름 등에 둘러싸인 붉은오름휴양림에 도착한다. 버스 정류소에서 내려 매표소까지 걸어 들어간다. 어느새 매표소와 커다란 주차장이 나온다. 이제부터 차를 이용해서 왔든 버스를 타고 왔든, 방문객이든 숙박객이든 관계없이 휴양림 숙소까지는 공평하게 ‘걸어서’ 들어가야 한다. 휴양림 내에는 차량진입이 안 된다. 비치된 짐수레를 이용하거나 캐리어를 끌고 들어간다.
먼저 주차장 옆 숲속이 눈에 들어온다. 숲속 야영장이다. 낭만적인 캠핑 장소로 입소문이 나면서 외지 캠퍼뿐 아니라 제주 현지인도 많이 찾는다. 당연히 예약은 치열하다. 이곳에서 캠핑을 꿈꾼다면 비행기표보다 휴양림 야영데크부터 예약해야 한다. 숲속 야영데크는 3가지 유형이 있다. 크기와 모양, 이용료가 다르므로 예약할 때부터 고려해야 한다. 각 사이트로 가는 길은 데크로 돼 있어 깔끔하고 편리하다. 어두워지면 길에 조명도 들어와 운치를 더해준다. 밤새 세찬 비가 퍼붓더니 자욱한 안개가 숲속 야영장을 덮어버렸다. 짙고 푸른 양치식물까지 더해진 원시적인 분위기가 마치 공룡이라도 튀어나올 것 같다. 꽃무늬 텐트만이 현대문명의 티를 내며 빛나고 있다.
매표소에서 숙박시설까지는 10분가량 걸어 들어간다. 가는 길에 붉은오름 정상, 무장애탐방로 등의 입구가 나온다. 어느 순간 시야가 확 트이고 제주민속촌 같은 분위기의 전통가옥들이 부채꼴 모양으로 쫙 펼쳐져 있다. 가장 먼저 등장하는 2층 건물은 ‘삼나무동’이라 불리는 휴양관이다. 1층에는 8인실, 2층에는 4인실이 있다. 휴양관 지붕도 초가 모양으로 멋스럽다. 옹기종기 자리한 가옥들로 가는 길, 현무암 돌담길이 이어진다. 제주 감성을 물씬 느끼게 한다. 4인실은 연립동 형태고 6·7인실은 독채 형태다. 숙소의 이름은 붓순나무, 윤노리나무, 솔비나무, 조록나무 등 제주 자생 나무로 돼 있는데 해당 나무가 숙소 앞에 심어져 있는 것이 인상적이다. 방 이름표도 영어·중국어·일본어 3개 국어로 표기돼 해외 관광객도 배려했다.
한라산에서 폭설을 만났다. 위험한 순간을 넘기고 도착한 안식처 같은 곳이 붉은오름휴양림이었다. 다음날 맞이한 하얀 세상은 어제 한라산과는 너무 달랐다. 어제 폭설이 괴물 같았다면 오늘 붉은오름휴양림의 삼나무숲, 눈 덮인 돌담길은 천사 같다. 특히 아이들에게 삼나무숲 산책로는 이국적인 겨울왕국이다. 눈은 그칠 줄 모르고 꾸준히 내린다. 아이들은 눈사람 만들기에 여념이 없고 내리는 눈을 맞으며 덩달아 눈사람이 돼간다.



경이로운 삼나무숲 트레킹
눈이 내리지 않아도 붉은오름휴양림 안에는 아이들 놀거리가 많다. 숲속의 집 앞, 놀이터는 아침부터 아이들 웃음소리로 시끌시끌하다. 돌담길을 미로처럼 뛰어다니는 아이들은 아침을 먹은 후 목재문화체험장으로 간다. 체험장에서는 연필꽂이 만들기, 장난감 만들기 등 신나는 체험이 기다리고 있다. 넓은 운동장과 유아숲 체험원도 아이들의 에너지 발산 장소다.
다양하고 아기자기한 산책로도 붉은오름휴양림의 자랑이다. 해맞이숲길, 상잣성숲길, 무장애나눔숲길, 붉은오름 등반로 등 다채로운 트레킹 코스가 있어 선택의 즐거움이 있다. 이 중 삼나무 데크길은 필수다. 휴양관 옆에서 시작되는데 길이가 짧고 데크로 돼 있어 누구나 걷기 좋다. 걸어서 주차장까지 오고갈 때 포장길 대신 일부러 이 길로 다닌다. 삼나무 데크길 중간에 붉은오름 정상으로 가는 갈림길이 나온다. 1.7㎞ 거리의 등반로인데 막바지 400m 정도 가파른 계단만 감내하면 주변 풍광을 눈에 담을 수 있다. 오르는 내내 새덕이, 참빗살나무, 까마귀베개 등 생소하고 제주스러운 나무를 만나는 즐거움도 있다. 온대·난대·한대의 다양한 제주 식생뿐 아니라 거친 제주 바람도 온몸으로 느낀다.
붉은오름 정상에 가지 않더라도 계단이 나오기 전까지는 걸어보자. 경이로운 삼나무 숲길이 기다리고 있다. 쭉쭉 뻗은 삼나무가 피톤치드를 뿜어내고 켜켜이 쌓인 형광빛 이끼들은 신비로운 숲의 기운을 전해준다. 눈까지 내린다면 농도 짙어진 숲속의 아침 산책은 만병통치약이다. 폐 속 깊이 상쾌함이 스며든다. 숲의 기운을 받은 다정한 노부부도, 아장거리는 세 살 꼬마도 모두 무병장수할 것이다.

안윤정 여행작가
여행작가이자 휴양림·캠핑 여행 전도사다. 주말마다 전국 방방곡곡에 발도장을 찍고 있다. <우리는 숲으로 여행간다> <캠핑으로 떠나는 가족여행>, <숲에서 놀자>(공저) 등을 썼다. 산림청 매거진 <숲>, 산림조합 월간지 <산림>, 국립공원 블로그 등 각종 매체에 숲 여행을 소개하고 있다.


박스기사

붉은오름자연휴양림 예약방법
제주 붉은오름자연휴양림은 숲나들e(www.foresttrip.go.kr)이라는 휴양림 통합예약시스템을 이용해 예약해야 한다. 수요일 오전 9시 선착순 예약이 2023년 10월부터 매월 1일 선착순 예약으로 변경됐다. 매월 1일 오전 9시부터 전체 휴양림 객실, 야영장의 다음달 예약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2023년 12월 1일은 2024년 1월 1~31일까지 예약할 수 있다. 예약은 1일 기준 시설물(숙박+야영장) 2개까지 가능하며 1회 최대 3박 4일 이내 가능하다. 단 1일 1회 예약으로 횟수가 제한되니 유의해야 한다. 아쉽게도 붉은오름자연휴양림은 대기 제도는 없어서 선착순 예약에 실패했을 경우 수시로 취소분을 노려야 한다. 가능하면 제주 여행 일정을 일찍 잡고 미리 예약해두는 게 좋겠다.

주소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남조로 1487-73
전화064-782-9171
예약숲나들e(www.foresttrip.go.kr)
시설숲속의 집 7동, 연립동 3동(6실), 산림문화휴양관 1동(7실), 야영데크 3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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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오름자연휴양림 주변 돌아보기



조랑말체험공원
붉은오름자연휴양림 옆 동네 가시리에는 조선 시대 국영목장인 ‘갑마장’이 있었다. 그 광활한 초지에 최초의 ‘마을박물관’과 문화공간이 조성됐다. 조랑말박물관에서는 제주 말의 유래, 계통, 특징 등을 살펴볼 수 있다. 박물관은 원형 모양이라 인상적이다. 박물관 옥상에서는 주변 오름, 풍력발전기가 한눈에 보일 정도로 전망도 좋다. 이곳에서는 말 관련 유물들과 잘 어우러진 문화·예술작품도 감상하고 승마체험도 할 수 있다. 봄에는 조랑말체험공원을 중심으로 길게 뻗은 녹산로가 유채꽃·벚꽃 물결로 빛난다.

주소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녹산로 381-15 전화 064-787-0960



따라비오름
제주의 수많은 오름 중 ‘오름의 여왕’이라 불릴 만큼 곡선미를 자랑하는 따라비오름(342m)이 휴양림에서 18㎞ 거리에 있다. 가시리의 오랜 역사를 담아 개장한 ‘갑마장길’ 코스에도 따라비오름이 포함된다. 막바지 경사만 이겨내면 곧 사방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마주한다. 풍력발전기와 억새가 어우러진 정취를 느끼며 3개의 분화구를 따라 천천히 걸어보자. 불어오는 바람에 몸을 맡기며 ‘자유’를 느끼기 참 좋다.

주소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산62



서귀포감귤박물관
제주의 상징으론 바다, 한라산, 현무암, 오름 그리고 감귤이 있다. 제주를 찾는다면 흔한 것이 감귤나무, 감귤농장이다. 서귀포시에는 감귤을 테마로 운영되는 감귤박물관이 있다. 붉은오름자연휴양림에서 30분 거리로 아이들과 방문하면 감귤의 역사, 종류, 재배방법 등을 한눈에 살펴보며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감귤에 대한 퀴즈에도 도전해보자. 박물관 옆 온실에서는 이색적인 세계 감귤도 만날 수 있다.

주소 제주 서귀포시 효돈순환로 441 전화 064-767-3010



성읍민속마을
붉은오름자연휴양림에서 차로 20여 분 거리, 한라산 기슭 아래 성읍민속마을이 자리하고 있다. 제주 정의현의 도읍지였던 곳으로 유형·무형의 문화유산이 잘 유지·보존되고 있다. 오래된 팽나무, 중산간 지대 특유의 가옥 양식, 돌담과 성벽 등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가득하다. 가장 제주스러운 여행지로 오랜 시간 사랑받는 이유를 알 수 있다.

주소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정의현로 19 전화 064-710-6797



제주돌문화공원
붉은오름자연휴양림에서 남조로를 따라 조금 더 가면 제주시 조천읍으로 행정구역이 바뀌고 교래자연휴양림이 나온다. 그곳에 제주 특유의 돌문화를 집대성한 돌문화공원이 서 있다. 공원 부지 330만㎡(100만 평) 중 약 70%는 돌, 나무, 덩굴이 어우러진 곶자왈 지대다. 제주돌박물관, 돌문화전시관, 야외전시장, 전통초가공간으로 구성돼 방대하므로 여유를 갖고 둘러봐야 한다. 걷기 힘들면 전기차 셔틀버스를 이용해도 좋다. 다양한 코스가 있으니 취향에 맞게 제주 분위기를 느끼며 산책하면 된다.

주소 제주 제주시 조천읍 남조로 2023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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