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궤도선 ‘다누리’ 성공적 발사와 달 착륙선의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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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진 건국대학교 기계항공우주공학부 교수 |
대한민국 최초의 우주 탐사선 다누리호가 지난 5일 미국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되었다. 발사 직후, 태양전지판을 전개하고 달로 가는 원거리 궤도에 진입했다. 4개월 반 동안 장장 600만 km를 날아 달 궤도로 들어간다.
2015년 탐사선의 설계를 시작해 약 8년의 개발을 마치고 발사에 성공한 것이다. 달 궤도에서 임무를 시작한다면 세계 7번째로 달 탐사에 성공한 나라가 된다.
1990년대 초에 우주개발을 시작한 우리나라는 선진국보다 시작이 한참 뒤졌음에도 정부의 강력한 지원과 연구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에 힘입어 30여년 만에 우주발사체 누리호 발사도 성공하고 이제는 달까지 탐사하는 대단한 성과를 이룬 것이다.
다누리호는 흔하지 않은 궤도로 달까지 간다. 탐사선 중량이 당초 계획보다 증가되어 부득이 달까지 가는 데 소비되는 연료의 양을 줄일 수 있는 궤도를 선택했다.
탄도형 달 전이궤도(BLT; Ballistic Lunar Transfer)를 따라 비행하는데, 첫번째 여정은 태양을 향해 출발하는 것이다. 태양의 중력이 매우 크기 때문에 태양을 향해 출발한 탐사선은 태양과 지구의 중력이 서로 상쇄되는 L1 지점에 도달하고 여기서 탐사선의 추력을 사용해 다시 지구로 비행 방향을 돌린다.
이후 달에 접근하기 위해 여러 번 정밀한 궤도 수정을 하는데, 달 탐사선의 성공여부는 정밀한 궤도 수정 여부에 달려있다. 달까지 직선 거리는 대략 38만 km이지만 다누리의 비행거리가 약 600만km 로 길어진 이유다. 우리나라는 이 궤도를 비행한 경험도 없고 지구궤도를 벗어난 먼 거리까지 탐사선과 교신을 시도한 적도 없어, 이런 기술의 확보가 탐사선 개발에서 마주친 가장 큰 기술적 난제였다.
다행히 다누리는 NASA의 섀도우 캠(Shadow Cam)를 탑재해 햇빛이 안 드는 음영 지역을 관찰해 물이 있는 곳을 찾는 임무도 수행한다. 이런 협력적 관계 때문에 NASA는 BLT궤도 설계에 대한 기술 협력은 물론 심우주 통신서비스도 제공하며 다누리가 임무에 성공하도록 여러 방면에서 돕고 있다.
지난 5일 오전 8시 8분(한국 시간) 미국 플로리다 케이프커내버럴 미 우주군기지 40번 발사장에서 다누리를 탑재한 스페이스엑스의 팰컨-9 발사체가 발사됐다. (사진=저작권자(c) UPI/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선진국들 조차도 독자적으로 우주탐사를 추진하는 것은 실패 가능성이 높고 비용과 시간도 너무 많이 드는 위험한 시도임을 잘 알고 있다. 이런 이유로 심우주탐사는 반드시 여러 나라의 다양한 강점 기술과 자본을 결합하여 실패 위험을 낮추려고 노력한다.
여기서 협력이란 우주과학 분야의 협력이 아니라 우주기술의 협력을 의미한다. 우리나라도 미국이 주도하는 아르테미스 계획에 참여하는 협력국이다. 미국이 우리나라 우주기술 수준을 높게 평가한 이유도 있지만 다양한 기술과 자본을 결합하여 실패 가능성을 낮추려는 미국의 의도를 엿볼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내세울 만한 경쟁력 있는 우주기술은 무엇인지, 그리고 지속적 우주개발에 도움이 되는 선진국 기술이나 경험은 무엇이 있는지 미리 찾아 보고 참여 방향을 결정하는 전략적 태도가 필요하다. 아르테미스 사업에 참여가 확정되었지만 어떤 분야에 어떻게 참여할 지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사실 미국은 우리나라의 우주개발에 적극적인 지지를 표명하고 있지만 대륙간 탄도 미사일로 전용이 가능하다는 이유로 우주발사체 개발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10여년 넘게 유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 발사체로 위성을 보내려면 미국 부품이나 기술을 사용하지 않아야 하는 제약조건이 있으며, 앞으로 달 착륙선을 개발할 때도 미국은 이 제약을 적용하려 한다.
따라서 2031년 우리기술로 개발한 고성능 우주발사체로 달 착륙선을 발사하려면 다누리호 개발에서 얻었던 기술 협력 뿐 아니라 우주발사체 사용에 대한 미국의 긍정적인 태도 변화도 얻어내야 한다. 미국의 협력이 불필요하다면 물론 우리의 기술역량 만으로 우주탐사가 가능하지만 성공 가능성은 매우 낮아지게 된다.
우주개발이 단순히 과학과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 외교, 국방 등 전반적인 역량과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예이다. 과학과 기술이 아닌 국가의 역량개발과 관계된 차원에서 우주개발을 바라봐야 한다는 시사점을 던진다.
세계가 달 탐사 경쟁을 다시 가속화 하고 있다. 앞으로 10년 동안 100회 넘는 달 탐사계획이 있어 그야말로 ‘문(Moon) 러쉬’다. 선진국들은 달과 화성이나 소행성 탐사와 같은 심우주탐사 개발에 눈을 돌리고 있다.
심우주개발에 필요한 우주기술을 개발하고 기존 기술은 상업화로 연결시키는 선 순환 구조를 확립하는 것이 선진국들의 궁극적 목표이다. 우리도 선진국들의 우주기술을 따라 잡으려는 추격자 위치에서, 달, 화성 탐사에 필요한 창조적 우주기술을 개발하여야 하는 입장도 함께 갖게 되었다.
달 착륙이 예정된 2031년에는 이미 많은 나라들이 달 표면에 착륙해 다양한 과학 임무와 달 기지 건설을 하고 있을 개연성이 매우 높다. 심지어 미국은 아르테미스 사업의 하나로 달 궤도에 우주정거장을 건설하여 운영할 계획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달 착륙은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우주기술을 창조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합당한 것은 아닐까. 결국 차별화된 기술들이 아르테미스 협력에서 제시할 수 있는 우리의 강점 기술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말 12월 31일 경에 다누리호는 달 상공 100km 임무 궤도에 도달해 1년 동안 우주개발의 새역사를 만들어 간다. 그때까지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강점 기술들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달 착륙 계획에 포함되기를 희망해 본다.
전자나 IT, 그리고 이번에 BTS 뮤직 비디오 파일로 시현할 우주인터넷 기술 등이 대상이 될 수 있으며 달 표면토로 벽돌을 만드는 기술은 단연코 우리가 세계 최고다. 강점 기술들로 임무를 구성해 우리 우주기술이 한 단계 더 발전하는 계기로 달 착륙선이 활용되기를 바란다.
[자료제공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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