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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중심, 영국과 프랑스 방문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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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휘 이화여대 국제학과 교수박인휘 이화여대 국제학과 교수

윤석열 대통령이 영국과 프랑스를 상대로 성공적인 순방을 마쳤다. 지난 4월의 워싱턴 선언과 8월의 한·미·일 캠프 데이비드 협력이 있었고 그 사이 일본에서 G7 정상회담 참가가 있기는 했지만, 우리 외교안보 자원이 미국과 일본에 다소 과다하게 집중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일던 차에 윤 대통령의 의미 있는 방문이 이뤄졌다.

세계 민주주의 본산인 영국을 상대로는 민주주의를 매개로 유럽의 한복판에서 유례가 없는 최고 수준의 외교 파트너십을 구축했고, 프랑스를 찾아서는 엑스포 외교에 집중하면서 한국 특유의 ‘총력 외교’를 전개했다.

영국 국빈 방문을 통해 국방 안보와 탄소 문제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국가 이익의 모든 영역을 다뤘다. 언론의 보도처럼 이번 윤 대통령의 영국 방문은 찰스 3세 국왕이 초청한 첫 국빈 자격이었다. 왕실 주최의 성대한 공식 환영식과 버킹엄궁 국빈 만찬이 이어졌는데 이런 형식에 현혹되지 말자는 일부 의견이 있을 수 있겠지만, 대부분의 외교 전문가가 말하듯이 외교는 의전(儀典)과 형식이 내용을 지배한다.

한·영 수교 140년을 계기로 한·영 관계의 분기점이 마련되었다. 140년 전 영국군이 처음 한반도에 발을 내디뎠을 순간을 떠올려 보면 실로 감회가 새롭다. 140년의 역사 동안 일제 강점기, 한국전쟁, 경제성장, 민주화 운동 등 한국의 근현대사에는 유난히 굴곡진 사건들이 많았지만, 그럼에도 성장·민주주의·선진화를 목표로 쉬지 않고 나아갔다. 이번 한·영 정상회담은 이러한 나아감이 빚어낸 상징적인 결과로 평가된다.

백악관, 조어대, 총리관저(일본)와 관련한 보도에 익숙하던 우리에게 ‘다우닝가 합의’ 역시 충분히 신선했고 내용도 매우 풍부했다. 이번에 합의한 풍부한 어젠다는 양국 간 외교를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끌어 올리게 되었는데, 필자의 눈길을 끄는 또 다른 대목은 ‘사이버 파트너십’ 관련 부분이다.

사실 사이버 분야는 아직까지 국제사회에서 보편적인 합의와 룰이 매우 빈약한 상태다. 자칭 타칭 세계 최고 수준의 IT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한국의 입장에서, 세계 최고(最古)이자 최고(最高) 수준의 민주주의를 실천하고 있는 영국과 사이버 분야의 협력과 글로벌 룰을 주도해 나간다면 상당한 의미가 있을 것이다. 

프랑스의 경우 언론 보도에 따르면, 처음부터 끝까지 부산엑스포 유치전이었다고 알려졌지만 필자는 이런 분석에 50%만 동의한다. 물론 엑스포 유지에 대한 윤 대통령의 의지는 충분히 강했고, 프랑스 방문의 목적 또한 여기에 부합하는 점은 이해한다. 동시에 프랑스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세계화 30년 시간 동안 진행된 독일의 독주와 격차를 만회하고자 최근 적극적인 외교를 전개하고 있다.

유럽 주요 국가들 사이에서 전개되는 외교전(外交戰)은 한국에게 큰 의미를 가진다. 기존의 양자 및 다자주의 외교에 더해서 다양한 ‘소다자주의’ 외교 네트워크가 등장하는 시점에서 행정부와 경제계 리더들의 대규모 방문은 외교 현안이 무엇인가를 떠나서 급변하는 국제질서에서 외교의 중요성을 이해하는 한국의 국가 정체성을 전달하기에 충분했다고 본다. 

아시아 50여개 국가 중에서 한국은 명실공히 최고 수준의 경제성장과 가장 앞선 민주주의를 이룩한 나라다. 한국 외교는 한반도를 대표하지만 동시에 아시아를 대표하는 의미를 가진다. 이런 맥락에서도 세계 민주주의 본산인 영국과 치열한 외교전의 현장인 프랑스, 이 두 나라를 상대로 한 정상외교의 중요성은 매우 크다.

세계화 이후 모든 나라들이 그러하듯 국경이 사라지고 전 세계가 하나로 통합되는 현실에서 한국처럼 이제는 상당한 체격을 갖춘 나라의 활발한 정상외교는 불가피해 보인다. 외교 강국으로서의 입지를 다지기 위해 국가 자원이 더욱 효율적으로 사용되기를 기대해 본다.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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