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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전지 게임체인저 페로브스카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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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페로브스카이트(Perovskite)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 초 울산과학기술원(UNIST) 석상일 교수팀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효율 26.08%를 달성해 ‘네이처’에 발표했고 2022년 11월에는 서울대 재료공학부 이태우 교수팀이 페로브스카이트 디스플레이 발광 소자의 효율을 이론상 최대 가능한 수준인 28.9%로 끌어올려 ‘네이처’에 발표한 바 있다. 모두 세계 최고의 효율 기록이다.
하지만 상용화 속도는 뒤처지는 상황이다. 일본을 비롯해 기술 수준이 낮다고 평가받는 해외 벤처들이 투자와 연구 인력 모두 한국을 압도하고 있어 발 빠른 상용화로 시장을 선점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대체 페로브스카이트가 어떤 물질이기에 세계 각국이 상용화를 서두르는 것일까?

실리콘보다 값싸고 공정 쉬워
페로브스카이트는 특이하게 두 개의 양이온과 하나의 음이온이 결합한 규칙적 입체구조(육방면체)를 갖는 광물이다. 도체·반도체·부도체 성질은 물론 초전도 현상까지 나타내는 독특한 금속 산화물이다. 이 광물을 처음 발견한 러시아의 광물학자 레프 페로브스키에서 이름을 따왔다. 1839년 러시아 우랄산맥에서 처음 발견됐고 이후 화학식(CaTiO3)이 밝혀지면서 이 화학식과 동일한 구조를 갖는 모든 물질을 지칭하는 용어로 쓰이고 있다.
페로브스카이트의 가장 큰 특징은 햇빛을 흡수해 빛을 전기로 바꾸거나 전기를 빛으로 바꾸는 성질이다. 이 때문에 태양에너지를 전기로 전환하는 태양전지(Solar Cell)에 페로브스카이트를 응용하는 연구가 활발하다. 태양전지는 대표적 신재생에너지다. 태양전지의 효율은 태양광(빛)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얼마나 전환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그 효율을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은 소재다. 소재에 따라 태양전지는 크게 실리콘 태양전지와 화합물 계통의 태양전지, 페로브스카이트 같은 유기물을 이용한 태양전지 3가지로 나뉜다. 이는 다시 소재 형태에 따라 기판형과 박막형으로 분류한다.
현재 시장에서 유통되는 약 95%는 실리콘(규소) 태양전지다. 실리콘 반도체 소재가 태양전지의 효율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실리콘 태양전지는 태양광을 전기로 전환하는 효율이 20%를 넘을 만큼 성능이 좋다. 효율성의 이해를 돕기 위해 원자력에너지를 예로 들어보자.
원자로에서 생성된 열에너지는 100% 전기에너지로 바뀌지 않고 중간 과정에서 많은 열 손실이 발생해 30% 정도만 전기에너지가 된다. 이때 열에너지가 전기에너지로 전환되는 비율을 열효율이라 한다. 경수로는 보통 33%, 흑연감속로는 25% 정도다. 실리콘 태양전지는 주로 태양광 발전용으로 사용된다. 문제는 생산 단가가 비싸고 제조공정이 복잡해 대량 보급에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실리콘은 보통 모래에서 규소(Si) 성분을 추출해 초순도로 가공한 다음 이를 녹여서 원기둥이나 사각형 모양으로 만든다. 이 과정에서 비용이 많이 발생한다. 발전 효율을 높이는 데도 한계에 다다른 상태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할 차세대 태양전지로 주목받는 물질이 페로브스카이트다. 페로브스카이트는 딱딱하고 무거운 실리콘보다 공정이 간단해 비용이 저렴하고 가벼우며 에너지 효율 또한 높다. 분말 형태의 요오드화납과 암모니아 화합물을 섞어 용매로 녹인 액체를 전극 기판이나 플라스틱 필름에 발라 휘어지는 태양전지로 만들 수 있다. 페로브스카이트가 차세대 태양전지의 ‘게임체인저’로 불리는 이유다.

한국, 세계 최고 수준 ‘페로브스카이트’ 효율 기록
전 세계 과학자들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경쟁해왔다. 페로브스카이트가 어떤 구조일 때 빛 흡수 능력이 가장 뛰어나고 전기 전환 효율이 좋은지 찾아내고 있다. 겉보기엔 똑같은 결정(구조)이지만 만들어진 과정에 따라 내부에 결함들이 많이 생길 수 있다. 이 같은 결함으로 안정성이 낮다는 게 페로브스카이트의 가장 큰 단점이다.
태양전지의 기술력은 효율을 높이 끌어올리는 게 관건이다.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페로브스카이트 효율을 자랑한다. UNIST 석상일 교수, 성균관대 박남규 교수, 서울대 이태우 교수 등이 국내 페로브스카이트 연구를 이끌고 있다. 석상일 교수는 페로브스카이트 입자 크기를 키워주는 첨가제를 넣어 태양전지 결함을 획기적으로 낮춘 페로브스카이트를 개발해 세계 최초로 효율 20%를 넘긴 뒤 계속 기록을 경신 중이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효율은 이미 실리콘 태양전지와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와 있다. 태양전지 효율 1%를 끌어올리는 일이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엄청난 기술이 뒤따라야 한다. 발전 효율이 높고 대량생산이 가능하며 안정성을 담보할 수 있다면 실리콘 태양전지의 3분의 1 비용으로 상용화가 빨라질 것이다.
현재 일본을 비롯한 세계 기업들이 페로브스카이트의 상용화를 서두르고 있는 이유다. 일본은 재생에너지 중 태양광 발전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다. 일본 자원에너지청 자료에 따르면 일본은 국토 면적당 태양광 설비 용량에서 세계 주요국을 크게 앞선다. 미국의 최대 태양광 회사인 퍼스트솔라는 유럽의 페로브스카이트 기술 회사 이볼라를 인수해 태양전지 상용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와 텍사스에 본사를 둔 큐빅피브이는 2019년부터 바닥 실리콘층과 상부 페로브스카이트층으로 구성된 모듈을 개발 중이다.
그렇다면 한국의 상황은 어떨까? 국내에서는 한화솔루션이 상용화에 적극적이다. 다른 기업들도 상용화를 향한 연구를 하고 있지만 해외와 비교했을 때 한국은 상용화를 위한 투자 규모와 인재 유입이 턱없이 부족하다. 페로브스카이트는 탄소중립을 위한 재생에너지라는 점에서 차세대 노벨상으로도 꼽히는 주제다. 세계 최고 효율을 달성한 한국이 상용화에서도 선점할 수 있도록 정부의 아낌없는 지원이 이어지길 기대한다.


김형자
편집장 출신으로 과학을 알기 쉽게 전달하는 과학 칼럼니스트.
<구멍으로 발견한 과학>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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