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 회복력 강화를 APEC 최우선 협력과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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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APEC 첫 참석 기조연설
‘연대’는 윤석열정부의 핵심가치 중 하나다. 윤석열 대통령은 그간 글로벌 복합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연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해왔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방문한 미국에서도 마찬가지다. 윤 대통령은 11월 15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통해 “APEC이 중심이 돼 세계 경제의 연결성을 가속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먼저 “오늘날 세계 경제는 또 한 번의 거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전 세계가 직면하고 있는 위기를 상기시켰다. “연결의 힘은 약화되고 곳곳에서 분절의 힘이 세력을 얻고 있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그 이유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사태, 심화하는 기술 패권주의와 자원 무기화를 들었다. 여기에 “팬데믹을 계기로 부각된 공급망 리스크는 특히 자유무역을 통해 발전해온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에 큰 위협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디지털 경제의 무한한 가능성에도 국경을 넘는 데이터의 연결과 이를 통한 가치 창출은 아직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윤 대통령의 문제의식이다.
이를 극복하는 방법은 연대다. 윤 대통령은 “APEC 경제인과 함께 추진할 세 가지 ‘연결성’ 과제를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세 가지 연결성 과제란 ▲교역·투자·공급망 ▲디지털 ▲미래세대 간 연결성의 강화를 의미한다.
윤 대통령은 APEC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APEC은 아·태 자유무역지대라는 경제통합 비전 아래에서 역내 상품과 서비스의 자유로운 이동을 추구해왔다”며 “그 결과 APEC 회원국은 이제 전 세계 무역의 절반을 담당하게 되었으며 APEC 회원국의 1인당 소득도 발족 당시보다 3배 이상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므로 “다자무역체제의 수호자로서 APEC의 역할과 위상은 계속 확대돼야 한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공급망 리스크는 국가 차원에서는 안보, 기업 차원에서는 생존의 문제”라며 “역내 공급망의 연결성 강화를 위한 보다 선제적이면서도 체계적인 대응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윤 대통령은 “APEC 회원국과 역내 기업들이 공급망 대응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APEC 차원의 지원방안을 강구하는 한편 조기경보시스템 구축 등 과거 위기에서 축적한 경험을 서로 공유하면서 공급망 회복력 강화를 APEC의 최우선 협력과제로 추진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모범국가로서 디지털 연결성 강화
윤 대통령은 디지털 연결성도 강조했다. “디지털 심화 시대는 연결성과 즉시성이 핵심”이라며 “국가를 넘나들며 데이터가 막힘없이 연결돼야 하고 국가 간 디지털 격차도 사라져야 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디지털 신질서를 수립하는 일이 필요하다. 윤 대통령은 “인류는 16세기 대항해 시대에 근대적 의미의 소유권과 자유계약 질서를 만들었다”며 “디지털 시대에 적합한 새로운 규범과 질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9월 디지털 환경에서의 자유와 권리, 공정과 안전 등의 원칙을 담은 ‘디지털 권리장전’을 발표한 바 있다. 디지털 권리장전은 2022년 9월 윤 대통령이 제시한 ‘뉴욕 구상’에서 시작했다. 당시 미국 뉴욕대에서 열린 ‘뉴욕 디지털 비전 포럼’ 기조연설을 통해 윤 대통령은 “정치·경제·사회·문화의 중심부를 관통하는 디지털 변화를 수용하면서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는 새로운 차원의 디지털 질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나아가 윤 대통령은 국제사회에서 새로운 디지털 규범을 선도하는 데 역점을 둬왔다. 2023년 9월 21일 1년 만에 다시 찾은 뉴욕 디지털 포럼에서도 “AI를 비롯한 디지털 혁신의 혜택을 모두가 정의롭고 공정하게 누리는 디지털 공동번영사회 실현에 여러분이 모두 함께해주실 것을 제안한다”며 의제를 이끌었다. 윤 대통령은 APEC CEO 서밋 기조연설에서도 “심화된 디지털 시대의 모범국가로서 그 성과를 세계 시민들, 개도국 국민들과 공유하겠다”며 “대한민국은 디지털 전략을 정밀하게 수립하고 국가 차원의 역량을 총결집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청년 과학자 교류 이니셔티브’ 제안
세 번째 연결성 과제는 미래세대 간 교류를 확대하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혁신적인 아이디어 발굴과 이를 통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와 가치 창출은 결국 사람과 사람 간의 교류와 소통을 통해 만들어지는 것”이라며 “아·태 경제가 현재를 넘어 미래에도 연결성을 유지하려면 청년들의 활발한 교류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역내 인구의 3분의 1이 24세 이하 젊은층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APEC 국가들이 청년들의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해 성장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뜻이다.
이런 맥락에서 윤 대통령은 역내 ‘청년 과학자 교류 이니셔티브’를 제안했다. 1997년 역내 무역, 투자와 인적교류 활성화를 위해 도입됐던 APEC 경제인여행카드(ABTC) 제도를 언급한 윤 대통령은 “한국은 ABTC의 성공적 경험을 토대로 역내 청년 과학자 교류 이니셔티브를 제안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과학 분야에서 일정한 학위를 취득하고 연구개발에 종사하고 있는 청년들의 자유로운 역내 이동을 보장하자는 것”이라며 “학회, 워크숍 참석, 연구개발 기획 등을 위해 APEC 회원국을 방문한 경우 비자를 면제하고 신속한 출입국을 지원하는 방안을 APEC에서 논의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윤 대통령이 국제사회의 연결성을 앞장서 강조하는 것은 취임 이후 지속된 ‘책임외교’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대통령실은 지난 6월 정부의 외교안보 비전을 발표하면서 세 가지 추진과제를 제시한 바 있다. 인류 보편 가치와 규범에 기반한 국제질서 수호가 첫 번째라면 두 번째는 다자 외교에 적극 참여하면서 글로벌 현안 논의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는 것이다. 세 번째는 우리나라의 위상과 국격에 걸맞은 책임외교를 수행하는 것이다.
대통령실은 APEC 정상회의에 앞서 이번 순방의 의미를 “올해 숨 가쁘게 전개된 글로벌 책임 외교의 방점을 찍는 기회”라고 설명했다. 하반기에만 7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9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및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유엔총회 참석 등을 통해 세계의 자유·평화·번영에 기여하는 대한민국의 책임과 역할을 강조해왔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 역시 순방 전 ‘AP통신’과 가진 서면 인터뷰에서 정상회의 참석을 통해 “APEC이 상호 연계되고 혁신적이고 포용적인 미래를 만들어가는 데 있어 대한민국의 기여와 연대 방안을 제시할 것”이라며 “대한민국은 다자무역체제 회복, 역내 상호연계성과 공급망 강화, 그리고 국제사회의 디지털 규범 정립을 중심으로 회복력 있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책임과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효정 기자
박스기사
윤 대통령, 팀 쿡 애플 CEO 접견
쿡 “나는 한국전 참전용사의 아들… 한국 덕분에 현재의 애플 있게 된 것”
윤석열 대통령은 11월 15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에서 기조연설을 하며 세계 경제의 연결성 강화를 강조했다. CEO 서밋은 APEC 부대행사 중 하나로 윤 대통령 외에 미국, 베트남, 페루, 태국, 칠레 등 APEC 회원국 정상과 앨프리드 켈리 비자 회장,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사장, 사티야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사장 등 역내 경제계 리더와 석학 1200여 명이 참석한 행사다.
윤 대통령은 CEO 서밋에 참석한 이후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와 만났다. 윤 대통령과 쿡 CEO의 만남은 처음이다. 쿡 CEO는 CEO 서밋에는 참석하지 않고 윤 대통령과 별도 일정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쿡 CEO는 윤 대통령에게 “영광이다”라며 인사했고 윤 대통령은 “한번 뵙고 싶었다”고 답했다. 이어 열린 접견에서 윤 대통령은 쿡 CEO와 함께 세계 디지털 기술 발전 방향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접견에서 쿡 CEO는 “한국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면서 부친이 한국전 참전용사라는 사실을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 협력업체와 정부의 도움이 없었다면 애플은 현재 위치에 오르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쿡 CEO는 “애플은 한국 기업과 최근 5년간 1000억 달러 이상 계약을 체결했고 앞으로도 협력과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세계 최고의 기술력과 역량을 갖춘 한국 기업과 협력을 지속 확대해달라”며 “정부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답했다.
대통령실은 “애플은 전 세계 매출 1위의 세계 최대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으로 스마트기기 제조에 있어 국내 부품 기업이 중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면서 “윤 대통령의 쿡 CEO 접견은 애플과 한국 부품 업체 간 공급망 협력을 견고히 하는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자료제공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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