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증의 O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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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비부터 줄이세요!’ 2030 경제 미디어 ‘어피티’는 재테크를 시작하는 분들에게 이 말부터 건넵니다. ‘고정비’는 대출 이자, 통신비, 보험료 등 매달 고정적으로 지출하는 비용을 뜻해요. ‘숨만 쉬어도 나가는 돈’이라고 표현하기도 하죠.
고정비와 대조되는 개념으로는 ‘변동비’가 있어요. 외식비, 쇼핑비 등이 대표 사례예요. 내가 줄이려고 마음먹으면 줄일 수 있는 변동비와 다르게 고정비는 줄이거나 없애기 어려워요. 그런데 고정비에 새로 들어온 항목이 있습니다. 바로 유료 구독 서비스예요. ‘쿠팡와우’ 등 쇼핑몰 멤버십, ‘넷플릭스’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부터 MS 오피스365, 어도비 등 업무용 도구까지 유료 구독 서비스는 점점 다양해지는 추세예요.
이렇게 구독 서비스로 이뤄지는 경제를 ‘구독 경제’라고 부릅니다. 글로벌 투자은행 UBS는 구독 경제 시장이 2025년 1조 5000억 달러(약 2004조 원)에 달할 거라고 전망하고 있어요. 일상에서 유료 구독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나치게 커지면 가정 경제에는 큰 부담이 될 수 있어요. 구독 경제 시대에 앞서 소비자의 권리를 보호할 장치가 필요하다는 얘기도 나와요.
한 예로 지난해 글로벌 완성차 기업이 자동차 열선시트와 운전대 온열 기능 등에도 유료 구독을 도입하려고 해 논란이 된 적이 있어요. 이전까지는 자동차를 구입할 때 하드웨어를 ‘옵션’으로 추가하면 그만이었습니다. 결국 완성차 기업의 계획에 소비자들은 반발했고 회사는 계획을 철회했어요. 얼마 전 미국에서는 자동차에 대한 구독형 서비스 일부를 금지하는 법안이 발의되기도 했습니다. 소프트웨어는 구독 서비스가 필요하지만 하드웨어는 구독형 서비스를 제공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었죠.
요즘 특히 화제가 되는 유료 구독 서비스가 있습니다. 바로 OTT예요. ‘있으면 좋은 것’이었던 OTT가 ‘없으면 안 되는 것’으로 바뀌어가고 있거든요. 한동안 넷플릭스가 OTT의 대명사 역할을 했지만 코로나19를 거치면서 다양한 OTT가 등장했고 이제 OTT 구독은 ‘높아진 삶의 질’, ‘여가생활의 뉴노멀’을 유지하기 위한 고정비로 자리잡았습니다.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는 OTT의 대안으로 광고를 보는 대신 무료로 스트리밍을 시청하는 ‘FAST(Free Ad-supported Streaming TV)’가 떠오르고 있습니다. OTT 월평균 구독료가 1만 원대인 걸 감안하면 크게 부담스럽지 않을 것 같지만 현실은 다릅니다. 다른 소비재의 경우 가격이 인상되면 대체재로 갈아탈 수 있지만 OTT는 콘텐츠가 잘 겹치지 않아 현명하게 소비하기 어려워요.
두 개 이상의 OTT를 구독하는 ‘다중구독(Multiple Subscription)’이 많은 이유입니다. 2020년엔 OTT를 가구당 약 1.3개 구독했는데 2023년에는 2.3개까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어요.
최근에는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가 멤버십 가격을 올리고 계정 공유를 전보다 어렵게 바꿨죠. 국내 OTT도 가격 인상 타이밍을 엿보고 있고요. ‘삶의 질을 유지하기 위한 고정비’ vs ‘고물가에 지갑을 더 얇게 만드는 부담스러운 고정비’. 아직은 저울이 팽팽하지만 OTT를 진짜 ‘필요’한 서비스라고 말하기는 쉽지 않아 보여요.
박진영
금융·경제 콘텐츠를 26만 MZ세대에게 매일 아침 이메일로 전달하는 경제미디어 <어피티> 대표
[자료제공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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