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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리를 가는 금목서의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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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좋아하는 건배사는 ‘화향백리, 주향천리, 인향만리(꽃향기는 백 리, 술 향기는 천 리, 사람 향기는 만 리를 간다)’이다.
그런데 꽃 이름에도 백리, 천리, 만리가 들어간 것들이 있다. 모두 향기가 좋아서 들어간 이름이다. 그중 만리향(萬里香)은 일반적으로 목서 종류를, 그 가운데서도 금목서를 이르는 말이다.
금목서는 가을이 오고도 한참 지나서야 피는 꽃이다. 꽃이 귀한 초겨울에 이를 즈음에야 볼 수 있는 꽃이라 더욱 사랑받는 것 같다. 아주 자잘한 꽃이 잎자루마다 가득 달려 있는 형태다. 등황색의 꽃은 금색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 같다.
꽃도 예쁘지만 향기가 장난이 아니다. 꽃에서 나는 달짝지근한 향기가 정말 좋다. 꽃이 절정일 즈음엔 근처에만 가도 이 꽃을 찾을 정도로 달콤한 향기가 주변을 감싼다. 황홀한 향기라고 표현해도 무색하지 않을 것 같다.
유명한 향수 ‘샤넬 넘버5’에 비교하기도 하고 복숭아나 살구 향 같다는 사람도 있다. 금목서 꽃향기가 가을 꽃향기 중 으뜸이라는 데 이견이 없을 듯하다.
금목서는 중국이 고향인 상록수로 추위에 약해 중부 이북에서는 볼 수 없는 나무다. 제주도와 남해안 등 남부지방에 가야 이 꽃향기를 제대로 맡을 수 있다. 그런데 이 금목서가 전북 군산에서도 양지바른 곳에 심으면 잘 자라 꽃을 피운다.
겨울 내내 푸른 잎을 유지하는 상록수라 정원에 심기에 더없이 좋은 나무다.
요즘 서울에서 공원이나 화단을 지나다 좀 놀랄 때가 있다. 분명히 남부수종이라고 배운 나무들이 서울에서도 잘 자라는 것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지구온난화 때문에 남부수종들이 북상하며 세력을 넓히고 있다. 홍가시나무가 서울 길거리 화단에서 자라고 구골목서·멀꿀·호랑가시나무도 서울 수목원이나 공원에서 볼 수 있다.

글·사진 김민철
야생화와 문학을 사랑하는 일간지 기자. 저서로 ‘꽃으로 박완서를 읽다’, ‘문학 속에 핀 꽃들’, ‘꽃을 사랑한 젊은 작가들’ 등 다수가 있다.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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