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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변주가 필요할 때 바다를 품은 사찰에서 테마파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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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동용궁사 & 오시리아관광단지
바위 절벽을 사이에 두고 파도 소리와 염불 소리가 섞인다. 바다와 가장 가까운 사찰, 부산 기장군 해안 절벽에 자리한 해동용궁사는 바다가 곧 경내다. 절 앞으로 탁 트인 동해 바다를 보는 것만으로도 속세의 번뇌가 씻기는 듯하다.
해동용궁사는 색다른 풍경이 많은 사찰이다. 입구로 향하는 비탈길에 줄지어 있는 간식 노점이 그 첫 번째다. 십원빵, 호떡, 달고나, 아이스크림 등 사찰의 고요함과 대비되는 이 작은 활기가 여정의 시작을 기분 좋게 만든다.
노점을 지나면 ‘십이지신상’이 등장한다. 동물의 머리에 사람의 몸을 한 열두 수호신이 무기를 들고 도열해 있다. 예로부터 절에서는 잡귀를 막고 복을 비는 의미로 ‘십이지 그림’을 활용하는 경우는 많았지만 이곳처럼 실제 석상을 세운 곳은 흔치 않다. 누군가는 석상 앞에서 두 손을 모아 발원을 하고 또 누군가는 자신의 띠를 찾아 기념사진을 남긴다. 석상 뒤로 등장하는 교통안전기원탑은 교통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무사고 운전을 기원하는 다층 석탑이다. 1997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세워진 것으로 이 역시 사찰에선 보기 드문 풍경이다.

108계단 내려가며 근심 내려놓고
십이지신상과 교통안전기원탑을 지나서야 황룡이 기둥을 휘감은 일주문(사찰에 들어서는 첫 번째 문)을 만난다. 간절히 기도하면 소원이 이뤄진다는 사찰의 전설처럼 ‘한가지 소원을 꼭 이루는 해동용궁사’라는 표석이 눈에 들어온다. 이 지점부터는 소원을 되새기며 대나무 숲이 드리운 ‘108 장수계단’을 내려가면 된다. 108가지 번뇌를 참회와 정진으로 승화시키는 108배에서 유래해 한 계단씩 내려갈 때마다 번뇌가 조금씩 사라진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마지막 계단을 밟고 내려섰을 때 근심이 덜어진 듯한 기분이 우연만은 아닐 것이다.
일주문을 지나면 배가 반질반질해진 ‘득남불’이 반긴다. 배를 만지면 아들을 얻을 수 있다는 전설로 인해 유난히 배에 손때가 남아 있는 석상이다. 합격을 기원하는 ‘학업성취불’, 몸이 아픈 사람의 치유를 기원하는 ‘약사여래불’도 볼 수 있다. 곳곳 바위틈에는 작은 동자승 석상과 인형들도 놓여 있어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판판한 암반으로 된 ‘제룡단 방생터’는 해동용궁사 안에서도 해돋이 명소로 손꼽힌다. 햇빛이 바다 위로 번져 오를 때 비로소 바다를 품은 사찰의 진면목이 드러난다. 해동용궁사가 직접 선정한 ‘8경’ 중 하나기도 하다. 그 밖에도 보름달 뜬 밤 108계단을 내려오며 바라보는 풍경, 이른 새벽 안갯 속에서 꿈과 현실의 경계가 흐려지는 순간, 바위에 부딪힌 파도가 물보라를 일으키는 장면 등이 포함됐다.



꿈틀거리는 용의 모습 닮아
해동용궁사는 1376년 공민왕의 왕사를 지낸 나옹화상이 창건했다가 임진왜란 때 소실된 이후 1930년대 보문사로 재건됐다. 현재 이름은 1974년 주지 정암 스님이 백일기도 중 ‘흰옷을 입은 관세음보살이 용을 타고 승천하는 꿈’을 꿨다고 해서 붙여졌다. 높은 데서 바라본 사찰 전체의 모습도 용과 닮았다. 용문석교에서 바다 쪽으로 나 있는 ‘용두암’을 시작점으로 사찰 곳곳의 전각과 조각상 등을 이으면 꿈틀거리는 용의 형상이 그려진다.
용문석교는 바다 위에 놓인 아치형 다리다. 사찰 방향으로 다리를 건너며 만나는 ‘소원성취연못’에는 동전이 수북이 쌓여 있다. 돌바구니 안으로 동전을 넣으면 소원이 이뤄진다는 전설 때문인지 지나는 사람마다 옷 주머니 속 동전 찾기에 바쁘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아름다운 사찰’이라는 안내문이 걸린 만복문을 지나면 본격적인 경내다. 가장 먼저 두 마리 황금빛 복돼지상이 방문객을 맞고 경내 가운데 대웅보전이 장엄한 위용을 자랑한다. 그 옆에는 우람한 덩치에 배를 내놓고 미소 짓는 ‘포대화상’이 있다. 공양물을 포대 속에 넣고 다니면서 어려운 이웃에게 나눠주던 승려라고 해 붙은 이름이란다. 사찰의 너른 마음이 그대로 담긴 표정 덕에 자연스레 발걸음이 멈춘다. 포토존까지 마련돼 있어 포대화상과 사진을 찍으려는 행렬이 줄을 잇는다.
더 안쪽으로는 조선시대 근방의 제단을 옮겨온 ‘용궁단’이 있다. 어업으로 살아가던 마을 사람들이 바다의 안녕과 안전을 빌던 풍습이 깃든 곳이다. 용궁단 옆길을 따라 올라가면 이 사찰의 상징인 해수관음대불(관음보살상)과 마주하게 된다. 높이 약 10m의 석상이 바다를 내려다보는 모습 자체가 하나의 절경이다.
해수관음대불 앞에 서면 바람도 세지고 파도 소리도 커지지만 마음은 고요해진다. 그 사이로 목탁 소리가 울리면 해동용궁사가 바다와 함께 숨 쉬는 사찰이라는 말이 더욱 더 와닿는다.





해안 산책로로 이어진 수산과학관, 속도 즐기는 테마파크
고요함이 몸에 익어갈 즈음 발걸음은 사찰을 나와 바다 쪽으로 향한다. 곧 해안 산책로가 이어진다. 해동용궁사에서 연화리 방향으로 난 이 길은 부산갈맷길1코스와 겹치는 구간이다. 바위와 파도가 맞닿은 해안 절벽 위로 데크길이 놓여 있어 바다를 가까이 두고 걸을 수 있다.
약 500m를 걸으면 국립수산과학원 수산과학관에 닿는다. 1997년 개관한 우리나라 최초 해양수산 전문 과학관으로 바다 생태와 수산 기술의 변화, 해양의 미래상을 소개한다.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전시가 구성돼 있어 찬찬히 둘러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가족 단위 방문객이라면 사찰 다음 여정으로 제격이다.
사찰의 고요와 해양의 역사를 지나오면 또 다른 풍경이 기다리고 있다. 쇼핑과 휴식, 체험 시설이 한자리에 모여 있는 366만㎡ 규모의 복합 관광지 ‘오시리아 관광단지’다. 여정의 속도도 자연스럽게 달라진다. 그 중심에는 롯데월드 어드벤처 부산이 있다. 짜릿한 스릴을 즐길 수 있는 놀이기구는 물론이고 어린이를 위한 놀이기구도 다양하다. 해가 지면 불꽃놀이와 조명쇼가 펼쳐져 여행의 결을 바꾼다.
인근 루지 체험장도 좋다. 스카이라이드에 앉아 언덕 위로 천천히 올라가면 발 아래로는 테마파크가, 저 멀리에는 바다가 펼쳐진다. 속도가 빠르지 않아 주변을 천천히 바라볼 수 있다. 정상에 도착하면 루지 카트가 기다린다. 핸들을 쥐고 브레이크를 밟으며 속도를 스스로 조절하는 방식이다. 처음 출발할 때는 미끄러지듯 내려가다가 트랙이 굽어지는 지점에서 속도를 올리거나 내릴 수 있다. 프리미엄 아울렛도 들러볼 만하다. 넓은 공간에 국내외 브랜드들이 입점해 있어 걷기 쾌적하고 곳곳 카페와 식당에서 잠시 쉬어갈 수 있다.
바다와 맞닿은 사찰에서 시작한 하루는 해안 산책로를 지나 도심형 관광지에서 마무리됐다. 장소가 바뀔 때마다 속도와 풍경도 달라졌지만 그 다름이 오히려 여정을 풍성하게 했다.





이근하 기자

함께 들르면 좋을 곳
해운대 달맞이길
바다와 숲, 카페가 어우러진 산책 코스로 ‘부산의 몽마르트르’라고도 불린다. 해운대해수욕장에서 송정해수욕장으로 이어지는 길목으로 길이 15번 굽는다 해서 ‘15곡도’라는 별칭도 있다. 바다를 내려다보며 걷거나 차로 드라이브해도 좋다. 동백 숲과 소나무 숲이 이어지고 갤러리와 카페들이 곳곳에 자리해 머무는 시간을 더한다. 특히 봄이면 벚꽃이 터널처럼 피어올라 환상적인 풍광을 만든다.

누리마루 APEC 하우스
‘세계의 정상’이라는 뜻의 누리마루는 해운대 동백섬에 위치한 국제회의시설이다. 200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며 국제회의장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전통 정자의 형태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설계했으며 지붕선은 동백섬의 능선을 본떠 만들었다. 건물 내부에는 당시 정상회의의 주요 장면과 의장 테이블, 기념 전시물이 전시돼 있어 관람할 수 있다.

해운대 그린레일웨이
동해남부선 옛 철도 구간을 재정비해 만든 해안 산책로다. 특히 미포에서 청사포를 거쳐 송정으로 이어지는 구간은 바다를 가까이 두고 걸을 수 있어 인기다. 방향에 따라 광안대교, 마린시티 등 인근 대표 관광지를 한눈에 담을 수 있다. 해변열차도 운행하고 있으니 걷는 대신 열차를 타고 해안을 감상하는 방법도 추천한다.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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