퉁퉁퉁 사후르? 느좋? 밈 모르면 대화 안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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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퉁퉁퉁 사후르’, ‘농협은행’, ‘느좋’, ‘~가 되(예: 밥을 많이 먹어서 돼지가 되)’. 이 표현들의 의미를 아나요? ‘퉁퉁퉁 사후르’는 한 유튜브 영상에서 나와 유행한 캐릭터고 ‘농협은행’은 ‘너무 예쁘네’의 신조어예요. ‘느좋’은 ‘느낌 좋다’, ‘~가 되’는 ‘~하게 돼’를 맞춤법을 파괴해서 쓴 밈(유행 이미지)이에요. 요즘 MZ세대 사이에서는 이런 줄임말과 밈이 일상 언어처럼 사용되고 있어요. 문제는 유행의 속도입니다. ‘어쩔티비’를 쓰는 사람은 구닥다리 취급을 받고 한동안 누리소통망을 도배했던 ‘퉁퉁퉁 사후르’도 한 달을 못 넘겼어요. 빠르게 생성되고 소멸하는 밈 문화 속에서 MZ세대는 어떤 경험을 하고 있을까요? 줄임말과 밈의 범람은 언어의 진화일까요? MZ세대의 생각을 들어봤어요.
참가자
폭닥(31세, 대학컨설턴트)
오하아사1위(26세, 개발자)
뽀대리(31세, 재무)
상상구리(32세, 프리랜서)
귄카(32세, 승무원)
섹시푸들(28세, 승무원)
젠슨이랑깐부치킨(30세, 강사)
히힣(19세, 고등학생)
Q. 신조어나 밈을 얼마나 자주 사용하나요? 또 얼마나 많이 알고 있나요?
귄카
‘존맛’, ‘느좋’처럼 줄임말을 평소에 많이 사용하는데 최근 누리소통망 X(옛 트위터)에서 유행한 ‘하룰라라(하늘나라)’는 조카들 말투를 따라하는 느낌이라 잘 안 써요. ‘~가 되’처럼 맞춤법을 파괴한 단어도 잘 안 쓰고요.
섹시푸들
유행하는 밈은 한 번씩 써보는 편인데 요즘 유행이 너무 빨리 지나가더라고요. 올해 상반기에 유행했던 ‘퉁퉁퉁 사후르’ 밈도 겨우 외웠는데 이미 유행이 지나갔고 ‘칠가이(차분하고 여유로운 사람)’도 그렇고요.
젠슨이랑깐부치킨
친구들에게 문자를 보낼 때는 쓰는데 평상시 사람들 앞에서 밈을 남발하는 건 쑥스러워 잘 안 쓰게 돼요.
상상구리
친구들과 길을 가다 예쁜 걸 보면 “헐, 농협은행”이라고 말하거나 “느좋 그 자체다”, “알잘딱깔센(알아서 잘하고 딱 깔끔하고 센스있다)” 등 줄임말이나 밈을 자주 내뱉긴 해요. 친구하고 메신저를 할 때도 거의 밈으로 말을 대신하거나 웃긴 사진을 보내는 걸로 대화를 이어가고요.
Q. 줄임말, 밈을 몰라서 대화가 끊긴 적이 있나요? 또는 본인이 쓴 표현을 상대가 못 알아들어서 당황한 적이 있나요?
뽀대리
한 걸그룹의 외국인 멤버가 틀리게 말해서 유명해진 “준비 갈 완료” 때문에 민망해진 적이 있어요. 친구가 그 밈을 사용했는데 제가 맞춤법이 틀렸다고 지적했다가 분위기가 싸해졌거든요. 누리소통망을 잘 안 써서 밈을 잘 모르다보니 친구들 대화를 따라가기 벅차요.
상상구리
밈을 잘 알고 잘 쓰는 편인데 너무 앞서가는 밈은 일상에서 사용을 자제해요. 그런데 잘 알려진 밈을 사용했을 때 상대방이 못 알아들으면 저도 모르게 “그것도 몰라?”라고 말해서 상대방이 기분 나빠한 적이 있어요. 그걸 왜 꼭 알아야 하냐면서요. 생각해보니 그 말이 맞더라고요.
섹시푸들
소통 채널이 다양해진 만큼 밈 종류도 많아서 다 알 수는 없어요. 그래서 모르는 밈이 생기면 링크를 보내달라고 하고 정독합니다. 시대에 뒤처진 느낌이 들어서요.
오하아사1위
대부분의 밈을 다 알고 활용하는 편이라 못 알아듣는 지인이 많아요. 그래서 새로운 밈은 설명을 덧붙이곤 하는데 명확한 의미를 전달하는 게 힘들긴 해요.
Q. 신조어와 줄임말 범람을 문제라고 생각하나요? 아니면 언어의 진화로 받아들여야 할까요?
히힣
친구들 사이에서도 이해할 수 없을 만큼 밈이 밈을 낳고 있어요. 예를 들면 너무 웃긴 상황을 표현하는 ‘도티 낳았다’라는 표현이 있는데요. 이걸 ‘도티 유산함’으로 변형해서 쓰더라고요. 이런 분위기가 더 심화될까봐 걱정됩니다.
귄카
신조어가 아예 나쁘다고는 할 수 없죠. 언어는 변화무쌍하니까요. 그러면서 더 발전하는 거겠죠? 그렇지만 일본어 ‘아리가또 고자이마스(고맙습니다)’를 줄여서 누군가를 비하하는 뜻으로 쓰는 ‘아자스’ 같은 말은 안 썼으면 좋겠어요. 한국어로도 재밌게 표현할 수 있는데 굳이 이런 밈을 만드는 건 이해할 수 없어요.
폭닥
밈은 소소한 웃음거리기 때문에 올바르다 아니다를 따지는 건 너무 과한 것 같아요. 어떤 상황에 대해 설명하기 어려운 표현이 있을 때 뭐라고 말해야 할지 고민되는데 밈이 그걸 대체해줘서 좋더라고요.
뽀대리
밈 때문에 의도치 않게 상처받는 사람도 많은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양이 적은 음식을 팔았던 연예인의 이름을 사용한다든가 뉴스에 등장한 일반인의 이름을 딴 밈처럼요. 누군가를 기분 나쁘게 하는 밈이라면 안 쓰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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