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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최초 여자 프로야구 선수 탄생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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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최초의 여자 프로야구 선수 탄생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무대는 야구 종주국인 미국이다. 그곳에서 여자 프로야구 리그가 72년 만에 부활하면서다. 대망의 미국 입성을 눈앞에 둔 한국 선수는 모두 네 명이다. 투수 김라경(25), 포수 김현아(25), 유격수 박주아(21), 그리고 ‘야구 천재’라 불린 박민서(21)가 꿈의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여자 야구 4인방 美 무대 도전
미국 여자 프로야구 리그(WPBL)는 2026년 6개 팀으로 시작한다. 리그를 치르려면 최소한 팀당 25명, 6개 팀 전체를 합치면 150명의 선수가 필요하다. 리그에 출전할 후보 선수를 뽑는 트라이아웃(선수 실력을 평가하는 공개 테스트)은 8월 22일부터 나흘간 미 프로야구(MLB) 워싱턴 내셔널스의 홈구장에서 치러졌다. 전 세계 10개국에서 18세 이상의 선수 약 600명이 지원했고 이 중 200여 명이 직접 미국을 찾아 현장에서 실전 테스트를 받았다. 이번 트라이아웃에서 선발된 150명의 선수가 11월 개최될 예정인 드래프트(신인 선수 공개 선발 제도)에서 각 구단의 지명을 기다리고 있다.
새로운 역사를 쓸 주역이 되기 위한 첫 관문은 녹록지 않았다. 주최 측은 이번 트라이아웃 첫 3일 동안 기본기와 체력 테스트를 통해 선수들을 종합 평가한 뒤 1차 컷오프를 진행했는데 상당수의 선수가 실전도 치르기 전에 탈락의 쓴잔을 마셨다. 그리고 마지막 날인 8월 25일에는 실제 경기를 통해 최종 150명을 가려냈는데 우리나라 선수 네 명이 치열한 경쟁의 바늘구멍을 통과했다.
투수 김라경은 중학생 시절부터 ‘여자 야구의 간판’으로 활약해온 대표팀 에이스다. 한국 리틀야구 최초의 여성 선수이자 대학리그 최초의 여성 선수다. 15세 때인 2015년 대한민국 여자 야구 국가대표팀 최연소 선수로 발탁된 기록도 갖고 있다. 특히 야구 선수가 되기 위해 서울대에 진학했다는 일화로 유명하다. 서울대 야구팀만이 특기생이 아닌 일반 학생도 대학 리그에 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라경은 일본 프로야구(NPB) 산하 여자팀인 사이타마 세이부 라이온즈에서 투수로 뛰다가 최근 4년 만에 국가대표팀에 복귀했다.
포수 김현아는 이번 트라이아웃에서 선발 포수로 출전해 4이닝을 뛰었다. 김현아는 여자 야구의 ‘살아 있는 전설’인 일본 사토 아야미를 상대로 안타를 뽑아내며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유격수 박주아도 탄탄한 실력을 보이며 합격 통보를 받았다. 직접 트라이아웃에 참가해 관문을 뚫은 우리 선수들과 달리 박민서는 주최 측에 자신의 프로필과 플레이가 담긴 영상을 제출해 드래프트에 나설 티켓을 거머쥐었다. 초등학교 6학년 때인 2016년 구속이 이미 100㎞를 넘었고 그해 한국 여자 초등학생 중 첫 홈런을 날려 야구 천재로 불렸는데 이후 골프 선수로 전향했다가 야구의 꿈을 포기하지 못해 다시 도전장을 내밀었다.
야구의 본고장 미국에서도 여자 프로야구는 잠시 등장했다가 이내 사라졌다. 한국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국내 프로야구는 올해 단일 시즌 1200만 관중 시대를 열며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하지만 여자 야구는 오랫동안 불모지였다. 이런 와중에 안향미는 국내 여자 야구의 개척자로 꼽힌다. 그는 대한야구협회에 등록된 국내 최초의 여성 야구 선수로 열여덟 살이던 1999년 대통령배 고교야구대회에서 여성으로는 최초로 등판했던 투수다. 국내 프로야구 입단 테스트에서 떨어진 그는 일본 세미프로 여자 야구팀 ‘드림윙스’에서 2년간 4번 타자로 활약하다 ‘비밀리에’라는 여자 야구팀을 창단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지만 프로 선수의 꿈은 끝내 이루지 못했다.

여자 프로야구 독자 흥행 기대감
하지만 이젠 시대가 완전히 달라졌다. 올림픽에서도 성평등이 이뤄져 종목별로 걸린 남녀 선수의 금메달 수가 거의 같고 2028 로스앤젤레스올림픽에서는 출전 선수의 숫자가 사상 처음으로 남성보다 여성이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에서 여자 프로야구 리그가 부활하게 된 것도 이런 시대적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여성 스포츠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서 여자 프로야구도 독자적으로 흥행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힘든 환경에서도 야구에 대한 사랑으로 열정을 불태워온 우리 선수들은 단꿈에 빠져 있다. 김라경은 “초등학교 때부터 프로야구 선수가 되겠다고 하면 다들 그게 어떻게 가능하냐고 했는데 이제는 진짜 프로 선수가 되는 무대에 서 있다. 이 과정이 너무 행복하고 즐겁다”고 말했다. 김현아는 “뭘 해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도전하는 게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고 했으며 박주아는 “MLB 구장의 잔디를 밟고 그곳의 더그아웃에 있는 스스로가 너무 신기했다. 정식 프로 선수로 미국 땅을 다시 밟고 싶다”며 포부를 밝혔다.
우리나라 여자 야구 대표팀 주축 선수인 김라경, 김현아, 박주아는 10월 말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는 2025 아시아야구연맹(BFA) 여자 야구 아시안컵 첫 결승 진출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그리고 11월 WPBL 드래프트를 통해 미국 야구팀의 유니폼을 입는 순간, 즉 프로 선수의 꿈이 현실이 되는 순간을 가슴 벅찬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 오랫동안 꿈을 키워온 네 명의 선수 모두 미국 6개 구단의 선택을 받아 새로운 신화를 쓰기를 기대해본다.

권종오 SBS 기자
1991년 SBS에 입사해 30년 넘게 축구, 야구, 농구, 골프 등 모든 종목의 스포츠 경기 현장을 누볐다. SBS 유튜브 채널인 ‘스포츠머그’에서 ‘별별스포츠’ 코너를 진행하고 있다.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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