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호수가 차려낸 ‘추경 성찬’ 맛보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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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파주시 ‘마장호수’
주소 경기 파주시 광탄면 기산로 313
시간 오전 9시~오후 8시(5~10월)
문의 (031)950-1942
경기 파주시 광탄면 기산리에 있는 마장호수는 2000년 농업용수를 확보하기 위해 조성한 ‘마장저수지’로 출발했다. 이후 2015년 마장호수로 명칭을 변경, 2016년 8월부터 파주시 ‘마장호수 휴(休) 프로젝트’의 하나로 마장저수지 일대 20만㎡를 마장호수공원으로 조성하면서 힐링 명소로 거듭났다. 여기에 더해 2018년 3월엔 관광 콘텐츠인 ‘마장호수 출렁다리’가 개통되고 문화체육관광부의 ‘2024년 열린관광지 공모 사업’에 선정되면서 근교 나들이 일번지로 자리매김했다. 가을이 성큼 다가와 걷기 좋은 계절 ‘사색 맛집’으로 소문난 마장호수 산책에 나섰다.
파주 명물 ‘마장호수 출렁다리’
마장호수 둘레길에선 네 살배기 아이도, 아흔이 넘은 노인도, 반려견도 호수를 마음껏 품고 걷는다. 둘레길만 놓고 보자면 경사가 거의 없는 데다 걷는 내내 호수, 산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에 호수가 차려낸 ‘추경(秋景) 성찬’을 코스 요리처럼 맛보며 산책할 수 있다.
연간 130만 명이 찾는 파주의 대표 관광지, 마장호수의 중심은 단연 출렁다리다. 잔잔한 호수 위를 가로지르는 길이 220m, 폭 1.5m의 출렁다리는 흔들림의 강도가 제법 크게 느껴져 전국 출렁다리 중에서도 스릴 있기로 유명하다. 주말이나 공휴일에 통행 인원이 증가할 때나 바람이 불 땐 흔들림이 더욱 심해지는데 탐방객들 사이에선 “놀이공원의 어트랙션 수준”이라는 소리도 들린다. 하지만 겁낼 것 없다. 파주도시관광공사에 따르면 마장호수 출렁다리는 몸무게 70㎏인 성인 1280명의 동시 통행이 가능하다. 초속 30m 강풍이나 진도 7도의 지진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단 강풍 등 기상 악화 시 시야가 확보되지 않을 경우엔 통행을 제한한다.
무섭다고 눈 질끈 감고 건너면 후회하기 쉽다. 출렁다리는 이색 체험을 제공하는 공중 보도교일 뿐 아니라 마장호수의 최고 전망대기도 하다. 출렁다리에선 맑은 날엔 푸른 하늘과 산을 담아내는 수채화 같은 풍경을, 구름 낀 날엔 진초록의 물감을 뿌려놓은 듯 오묘한 색감의 호수와 조우할 수 있다. 출렁다리 중간쯤에 있는 18m의 투명 강화유리 바닥 구간에선 발아래로 호수가 내려다보인다. 다리의 양쪽 출입구엔 출렁다리를 배경 삼아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는 액자 모양의 포토존이 기다린다. 한쪽에 슬며시 기대어 사진을 찍으면 출렁다리와 호수, 고령산(해발 622m) 자락이 한 폭에 담긴 그림 같은 사진을 얻을 수 있다. 호수 주변에 분포돼 있는 공영 주차장 중 제2주차장이 출렁다리와 가장 가까우니 노약자 동반 시 참고하자.
‘도산의 숲’ 두른 호수 둘레길 한 바퀴
출렁다리로 오르내리는 계단 양옆으로는 4.5㎞의 물길 산책로인 호수 순환 둘레길이 이어진다. 출렁다리를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도 좋지만 반대로 둘레길쯤에서 출렁다리를 올려다보는 풍경도 색다르다. 마장호수는 한때 스위스 몽트뢰 레만 호수를 닮았다고 해서 ‘한국의 레만’이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했다. 새벽녘이나 비 온 뒤 물안개가 피어오를 때나 맑고 화창한 한낮에 윤슬이 반짝일 때, 그리고 해 질 녘 노을 질 때의 표정이 다르다. 호수에 잔물결 하나 없는 날엔 데칼코마니 작품처럼 가을 하늘과 단풍 든 산, 출렁다리를 그대로 비춰내는 풍광이 장관이다. 출렁다리를 출발점 삼아 호수의 숨은 표정과 만나는 둘레길 걷기에 도전해볼 만하다. 마장호수 둘레길은 천천히 걸어도 2시간이면 충분히 완보가 가능하다.
전체 완보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출렁다리를 기준으로 동편, 서편 중 하나의 코스를 선택해 걸어보는 것도 방법이다. 마장호수는 파주시 광탄면과 양주시 백석읍의 경계에 자리한다. 양주시에 속하는 동편 둘레길 주변으로는 식당이나 카페 등 위락 시설이 밀집돼 있고 파주시에 속하는 서편 둘레길 주변으로는 옛 저수지의 원형이 비교적 온전히 남아 있다. 호젓해 혼자서 사색을 즐기거나 고독을 곱씹고 싶다면 둘레길의 북쪽으로 향해보자. 이에 비해 ‘명상길’을 품은 서편 둘레길은 카누, 카약, 자전거, 배 등 수상레포츠를 즐길 수 있는 데다 오리떼, 폭포, 전망 쉼터 등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더해져 걷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마장호수 일대는 6·25전쟁 당시 문산지구 초기 전투, 1·4 후퇴, 중공군 5차 공세 때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격전지였다. 출렁다리로 향하는 호수 초입엔 의미를 알리는 안내판이 탐방객을 맞이한다. 2020년부터 일대 숲은 ‘도산의 숲’이라 불리는데 숲의 내력을 담은 ‘도산의 숲 명명기’ 비석도 만날 수 있다. 명명기에 따르면 도산의 숲은 도산 안창호의 제자이자 일제강점기 동우회 사건으로 옥고를 치른 자일 오경숙 선생이 1948년 산을 구입해 사방공사와 산림녹화 사업을 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1960년대 초 도산이 창립한 흥사단 청년 단원들이 그 뜻을 이어받아 가꿨다고 한다. 오경숙 선생의 후손이자 산주, 도산안창호선생기념사업회, 파주시산림조합, 숲연구소 등이 함께 가꾸고 있는 이 유서 깊은 숲은 2020년 산림청으로부터 산림 명문가로 선정되기도 했다. 의미를 알고 둘레길을 걸으면 호수를 두른 숲도 새롭게 보인다.
투명 카누 타고 맛집·휴양림으로
호수 풍경을 실컷 감상했다면 풍경 속으로 들어가볼 차례다. 카누, 카약은 마장호수의 인기 체험거리(30분 기준, 1만 5000원)다. 호수 아래까지 내려다보이는 투명 카누는 탑승자가 서로 마주 보고 앉아 천천히 노를 저으며 가을 정취에 풍덩 빠져볼 수 있는 ‘특별석’이다. 파주시에서 운영하는 카누와 카약 외 사설 업체에서 운영하는 ‘자전거배(30분 기준, 2만~3만 원)’도 있다. ‘오리배’처럼 페달을 굴려 작동하는데 최대 4인이 함께 탑승할 수 있어 가족 단위 나들이객의 이용률이 높다.
마장호수가 내려다보이는 전망 카페와 베이커리, 식당 등 맛집 투어는 선택 사항. 마장호수 들머리 주변은 7080세대에게 드라이브 코스로 유명한 장흥관광지, 기산저수지 등이 모여 있어 오가는 길에 식도락 여행은 덤이다. 차로 5~10분 거리에 ‘기산저수지’, ‘국립아세안자연휴양림’과 ‘보광사’가 있고 15~20여 분 거리에 ‘용미리마애이불입상’, ‘벽초지수목원’, ‘장흥자연휴양림’ 등이 있어 알찬 코스에 더해 추억으로 꽉 찬 하루를 보낼 수 있다.
박근희 객원기자
가까이 있는 열린관광지 파주 공릉관광지
‘2024 열린관광지 공모 사업’엔 경기 파주시 마장호수 외 ‘임진각’과 ‘파주 공릉관광지(파주 공릉국민관광단지)’도 이름을 올렸다. 그중 마장호수에서 차로 20분 거리 파주시 조리읍 장곡로에 있는 파주 공릉관광지는 ‘공릉호’와 ‘파주 공릉캠핑장’ 등을 아우른다.
공릉관광지는 1966년에 조성된 공릉저수지에서 출발한다. 놀이공원 등이 들어서면서 ‘공릉유원지’로 인기를 끌었다가 지금은 힐링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공릉호 남쪽으로 가족 캠핑장인 ‘공릉관광지캠핑장’이, 북쪽엔 호수 둘레길이 있고 유네스코 세계유산 중 하나인 ‘삼릉’도 가까이 있어 산책과 여가를 두루 즐기기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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